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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플레이를 움직이는 사람들]'심사역→CEO' 권오형 대표 "스타트업 둥지 벗어날것"②인사·재무 경영 관리 시스템 체계화…글로벌 투자 네트워크 확대 포부

이효범 기자공개 2023-06-22 08:35:09

[편집자주]

'10년 내 인류의 삶을 바꿀 스타트업을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만든다' 국내 대표적인 엑셀러레이터(AC) 퓨처플레이의 미션이다. 활발한 창업 환경을 조성하는 플랫폼이 되겠다는 창업 취지에 따라 그동안 사업 영역을 꾸준히 넓혀왔다.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아 또 한번 도약대에 섰다. 이미 10년 뒤 미래 창업 생태계 속에서 갖춰야 할 역량과 시스템을 모색하고 있다. 퓨처플레이를 이끌어 가는 핵심인력들의 면면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0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설립 10년이 되면서 퓨처플레이 구성원 사이에는 멋진 회사를 만들고자 하는 공감대가 강하게 형성돼 있습니다. 이제 스타트업에서 벗어나기 위한 경영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비전 제시, 숫자 관리, 인사 관리 등의 분야에서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는 단계죠".

지난해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된 권오형 대표(사진)는 퓨처플레이에 한층 더 고도화 된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CEO로서 그는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퓨처플레이를 시스템을 갖춘 기업으로 키우는 작업을 주도할 계획이다. 설립자인 류중희 대표가 향후 10년을 내다보고 비전을 그린다면 권 대표는 류 대표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시스템과 체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역할을 담당한다.

권 대표는 구체적으로 중장기 성장을 위해 임직원들의 KPI(핵심성과지표)를 강화하고 인사, 재무, 회계 등의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전력투구할 예정이다. 동시에 심사역으로서 투자활동도 강화할 계획이다. 퓨처플레이에서 권 대표의 존재감과 무게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셈이다.

◇2015년 공채 입사…임직원에 뚜렷한 목표제시 'KPI 강화'

권 대표는 1981년생으로 미국 공인회계사다. 미국 메사추세츠대학 회계&정보시스템과를 졸업했다. 이후 딜로이트 앤 투쉬 엘엘피(DELOITTE & TOUCHE LLP)에서 회계감사 업무를 맡았고 딜로이트 베트남(DELOITTE VIETNAM COMPANY LTD)에서 사업개발 매니저를 담당했다.

창업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우연찮은 기회로 스타트업으로 자리를 옮긴다. 피노미얼(FINOMIAL CORPORATION) 창업 초기 멤버로 합류해 세일즈&경영총괄 매니저를 경험했다.

그가 체감하기에 핀테크 사스(SaaS) 기업이었던 피노미얼의 성장 속도는 생각보다 빠르지 않았다. 갈증을 느끼던 와중에 눈에 들어왔던 게 2015년 실시한 퓨처플레이의 공개채용이었다. 당시 창업자와 투자자 길 사이에서 고민하던 그에게 퓨처플레이는 상당히 매력적인 곳으로 인식됐다. 그는 퓨처플레이가 처음으로 실시한 공개채용에서 이원규 CFO(최고재무책임자)와 함께 채용됐다.

권 대표는 "스타트업을 경험한 이후 계속해서 더 많은 스타트업의 성공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어 퓨처플레이에 지원했다"며 "심사역으로 입사했지만 행사기획, 펀드 전략 등 거의 모든 업무에 관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퓨처플레이와 함께 성장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입사 이후 7년 만인 지난해 각자대표로 선임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대표 선임 1년 만인 올해 퓨처플레이의 투자운영 규모는 운용자산(AUM) 기준으로 1500억원으로 커지면서 국내 최대 규모 엑셀러레이터로 성장했다.

권 대표가 입사할 당시만 해도 10명을 갓 넘겼던 인력 규모는 현재 50명 안팎으로 불어났다. 영업수익 규모도 커졌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271억원에서 2021년 570억원으로 증가했다. 2022년 45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설립 이후 추세를 보면 성장세가 확연하다.

권 대표는 지난해 각자 대표로 취임하면서 펀드레이징, 스타트업 투자, 액셀러레이팅, 태니지먼트(제품기반 사업)의 사업 확장 등 전반적인 경영을 맡고 있다. 그는 퓨처플레이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경영 시스템을 한층 더 체계화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회사가 성장하고 인력 규모가 커지면서 구성원들의 역량을 하나의 비전으로 결집시킬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이전에도 구성원이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해왔지만 이제는 그 단계를 넘어서 구성원이 공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뚜렷한 목표를 갖고 이를 위해 개개인에게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을 명확히 하고 기간을 부여해 언제까지 이를 달성해야 할지 등 한층 더 목표 지향적인 조직이 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게 권 대표의 생각이다. 사실상 KPI를 부여해 임직원의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고 성과를 평가하겠다는 의미다.

권 대표는 "그룹별, 부서별 매출 목표와 투자 퀄리티에 대한 허들이 있다"며 "투자 건수, 투자기업의 가치 상승, 펀드 결성 규모, LP 퀄리티 등에 대해서도 복합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픈이노베이션 등 컨설팅에도 매출 목표가 있지만 고객 퀄리티 등도 함께 들여다 볼 것"이라며 "실적과 관련해선 K-GAAP 기준 재무제표 상에서 꽤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사역으로서 투자 지속…글로벌 강화 지향점

권 대표가 경영자로서 역할을 한다고 해서 투자 활동에서 손을 떼는 것은 아니다. 류중희 대표뿐만 아니라 권 대표 역시 투자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퓨처플레이에 입사한 이후 심사역으로서 역할을 꾸준히 해왔다. 그동안 투자한 포트폴리오는 휴이노, 리베스트, 핀다, 두핸즈, 두들린 등이 있다.

두들린은 시드(Seed) 단계를 지나 프리A 라운드에 투자를 실시했다. 실제로 투자 라운드가 끝난 상태였는데 대표이사와 주주들을 설득해 투자를 할 수 있었다. 두들린은 기업용 채용관리 솔루션 '그리팅(Greeting)'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그리팅은 모집 공고부터 합격자 통보에 이르는 전체 채용 과정을 통합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업용 채용관리 솔루션(ATS, Applicant Tracking System)이다.

권 대표는 "두들린에 투자했던 건 생각했던 문제의식을 잘 해결해 나가는 팀을 만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두들린은 제품 개발 과정에서 고객의 목소리를 기반으로 모든 프로덕트를 설계하고 거기에서 버그를 잡아나가는 방식으로 엄청나게 빠르게 문제를 풀어나가는 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두들린은 현재 시리즈B까지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가치를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퓨처플레이는 스타트업의 첫번째 투자자가 되는 것을 중시한다. 클럽 딜보다는 심사역이 스스로 발굴한 기업에 주로 투자하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조력자로서 사후관리에도 힘을 쏟는다.

권 대표는 심사역으로서 직접 투자를 실시하는 한편 퓨처플레이의 투자 전략에 대해서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엑셀러레이터로서 실시한 극초기 투자 뿐만 아니라 상장까지 커버할 수 있도록 투자 스테이지를 넓히겠다는 포부다. 글로벌 투자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이미 전체 투자규모의 약 20%는 해외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해외 투자를 강화하는 건 더욱 다양한 혁신 기업을 발굴하는 동시에 글로벌 네트워크도 강화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퓨처플레이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권 대표는 보고 있다. 더불어 출자자(LP)를 다변화하는 측면에서도 해외 투자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과정에서도 역할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 대표는 "스타트업의 모든 성장 단계에 최적화된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과 투자를 통한 올인원(all in one)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며 "퓨처플레이가 글로벌 투자사가 될 수 있도록 만드는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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