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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리비아 발전소 계약 변경 '16년만에 재시작' 내전 영향 중단 사업 재개, 아프리카 시장 리오프닝 기대

신준혁 기자공개 2023-06-26 07:14:39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2일 11: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이 리비아 트리폴리 전력소 공사비를 '부대 재정비' 명목으로 증액했다. 제2차 리비아 내전으로 멈춰선 1조6000억원 규모의 대형 사업을 두고 13년 만에 계약을 변경해 이목을 끈다. 공사 재개와 함께 현지에서 추가 수주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발주처 리비아 전력청(GECOL)에서 수주한 트리폴리 웨스트 1400메가와트(MW) 스팀파워 스테이션(Steam Power Station) 공사의 계약금과 공사기간을 변경한다고 최근 공시했다.

변경 계약금은 기존 대비 10% 가량 늘어난 1조6358억원이다. 총액으로 계산하면 1493억원 규모의 공사비 증액에 성공한 셈이다.

이번 변경계약은 공사 장기중단에 따른 부지 재정비 작업의 일환으로 터파기 공사를 재개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리비아 웨스트 공사는 2014년 7월 31일 계약 서명 후 장기간 중단됐다. 2013년 9월 1차 변경 계약을 맺었으나 내전으로 인해 사업이 연기됐다.

현대건설은 2010년 7월 최초 계약 후 다음해 공사를 멈췄다. 2013년 공사 재개가 이뤄졌으나 2014년 2차 공사 중단 사태를 맞이했다. 현재 공정률은 50% 수준으로 잔고는 계약금 기준 44%인 7235억원에 멈춰있다.

사업이 최초 계약일로부터 16년째 완공되지 않으면서 계약금은 2007년 6303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당시 원달러 환율이 927.7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달러 상승에 따른 외환차익도 얻었다. 이달 변경계약 기준 적용환율은 1201.1원이다.

리비아 건설시장은 현대건설의 전통적 수주 텃밭이다. 지난해부터 사업보고서 수주전략에서 리비아 발전소 공사 재개와 시장 재진출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명시할 정도로 의미를 지닌 국가다.

현대건설은 1980년대 데르나시청이 발주한 도로와 항만공사를 수주한 이래 리비아에서만 총 26건, 63억6865만 달러의 공사를 수행했다. 내전 당시 알칼리즈 화력발전소를 포함해 계약금 25억8100만달러 규모의 공사를 5곳에서 진행했다. 계약금 기준으로 건설사 중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리비아 시장으로 재진출하기 위해 해외 지사의 등록 면허증을 갱신하고 현지에 인력을 파견하는 등 사업 정상화와 추가 수주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오랜 기간 수주 텃밭이었던 리비아에 재진출할 목적으로 사전 준비에 착수한 셈이다.

수주 현황을 보면 7436억원 규모의 알칼리즈 1400메가와트 발전소는 공정률 99%를 기록해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밖에 벵가지-토브룩 구간 송전선공사, 사리르-아즈다비야 구간 송전선공사에 계약잔액이 남아 있다.

제2차 리비아 내전은 2014년 3월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붕괴 이후 본격화됐다. 국내 건설사들은 대부분 한국으로 철수했고 정부는 2014년 8월 리비아를 여행 금지 국가로 지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16년째 멈춰있는 리비아 사업이 부대 재정비 관련 계약금을 변경했다는 점에서 사업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가 적극 지원에 나서면서 아프리카 건설시장이 다시 열리는 계기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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