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신사업 체크]'그룹사 진화' 풍전비철 기업집단, 다원알로이에 쏠리는 눈③오너 송동춘 회장 아들 송명환 감사 개인회사, 계열사 전폭 지원 급성장…'터널링' 지적도
조영갑 기자공개 2023-06-27 08:15:55
[편집자주]
기업의 신사업 진출 또는 전환 결정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주식시장에는 활력을 안겼다. 그러나 일명 '테마주'에 편입돼 실제 기업가치와 무관한 변동성으로 피해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개인 투자자는 크게 늘었지만 정보 부족으로 시장에서 소외되는 형상을 보이기도 했다. 더벨은 신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상장사의 진출 배경과 역량, 성과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3일 14: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피제이메탈이 폐배터리 리싸이클링 사업에 진출하면서 '풍전비철 기업집단'이 원재료 생산-금속제련-리싸이클링을 아우르는 알루미늄 토탈 밸류체인 제조사로 거듭나고 있다.풍전비철은 피제이메탈의 모회사로, 기업집단 내에서 지주사 역할을 하는 회사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기업집단의 외연 확장과 함께 송동춘 회장의 2세 승계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송 회장은 풍전비철의 지분 9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풍전비철 기업집단은 피제이메탈의 폐배터리 리싸이클 사업 신규 출자를 통해 손자회사를 거느린 그룹사의 위용을 갖추게 됐다. 피제이메탈은 최근 51억원의 자기자본을 투자해 신규법인 피제이이앤에스에 출연했다. 피제이이앤에스 설립으로 풍전비철 기업집단은 송 회장을 최정점으로 풍전비철-피제이메탈/지피엠/화창-피제이이앤에스 등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이외에도 송 회장은 개인 소유의 회사 피제이켐텍, 배우자 남미숙 씨 소유의 피제이알텍 등 본인과 특수관계인 소유의 회사도 별도로 거느리고 있다. 송 회장은 1983년 풍전비철 인수 이후 약 8차례 M&A(인수합병)을 통해 10여 개에 이르는 종속회사, 관계회사를 거느린 기업집단을 일궈냈다. 알루미늄 합금 제조 기술을 토대로 인접사업을 순차적으로 인수하는 방식을 활용했다는 평가다.
기업집단이 그룹사의 외형을 갖춰가고 있고, 송 회장의 지배력 역시 굳건한 상황이지만 승계 이슈는 향후 풍전비철 기업집단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송 회장은 피제이알텍 오너인 남미숙 씨와의 슬하에 송명환(다원알로이 감사)씨, 송혜영 씨 남매를 두고 있다. 이 중 장남인 송 감사의 경우 기업집단의 상위 지배기업인 풍전비철의 지분 0.4%를 쥐고 있을 따름이다.
풍전비철이 기업집단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송 회장의 풍전비철 지분을 송 감사가 승계 받아야 전체 기업집단 내 지배력을 발휘할 수 있다. 기업집단의 핵심 라인은 송 회장(96%)-풍전비철(45%)-피제이메탈(51%)-피제이이앤에스 등이다. 1988년 생인 송 감사는 현재 풍전비철 지분 일부, 피제이메탈(코스닥) 지분 0.01% 가량을 쥐고 있다. 누나 송혜영 씨는 풍전비철 지분은 없지만 역시 피제이메탈 지분 0.01%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으로만 따지면 사실상 남매의 지배력이 미미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풍전비철의 관계사인 '다원알로이'를 주목하고 있다. 다원알로이는 2019년 11일 풍전비철 기업집단 외부에 설립한 개인회사다. 자본금 30억원으로 설립됐다. 지난해 다원알로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송 감사는 다원알로이 주식 100%(59만8000주)를보유하고 있다. 송 감사의 개인회사인 셈이다. 다만 송 감사는 감사직을 유지할 뿐 경영은 송 회장의 측근인 고이석 대표가 전담하고 있다.
다원알로이는 설립 직후 관계사들의 자금 지원을 받으면서 성장하고 있다. 설립 이듬해인 2021년 풍전비철 20억원, 피제이켐텍 30억원, 특수관계자 20억원 등을 대여하면서 운전자금으로 활용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풍전비철 30억원, 피제이켐텍 50억원, 화창 94억원, 특수관계자 5억원 등 대여금을 끌어오면서 사세를 키워왔다. 아들이 소유한 회사를 아버지가 관계사들을 활용해 전폭적으로 밀어주고 있는 모양새다.
다원알로이는 설립 2년 반만에 약 20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21년 매출액 1380억원, 영업이익 96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매출액 1712억원, 영업이익 107억원을 기록했다. 다원알로이는 알루미늄 합금 용탕 및 잉곳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풍전비철 등에서 알루미늄 합금 원재료를 매입해 완성차용 알루미늄 합금 제품으로 제조해 공급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주요 고객사다.
실제 지난해 풍전비철로부터 약 105억원 가량의 원재료를 매입하는 등 특수관계기업과 활발한 내부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모친 남미숙 씨가 소유한 피제이알텍으로부터 10억원, 피제이메탈로부터 37억원 가량을 매입하기도 했다. 피제이알텍 향 매출 역시 33억원 가량 잡혀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외부에 별도법인을 설립하고, 내부거래를 통해 회사를 성장시키는 전형적인 '터널링'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에만 15억원 가량을 배당 받은 송 감사는 향후 다원알로이를 통한 재원으로 풍전비철 내 영향력을 키워갈 것으로 보인다. 다원알로이가 2년 간 평균 70억원 가량의 당기순이익을 내고 있는 만큼 다원알로이에서 창출되는 현금으로 풍전비철의 지분을 점진적으로 매입하거나 송 회장의 지분을 증여 받는 방식이 예상된다. 풍전비철은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주식에 대한 시가가 공개돼 있지 않다. 상장사 대비 승계에 유리한 지점들이 있을 수 있다.
승계 및 신사업과 관련해 풍전비철 측에 답변을 요청했으나 답을 얻지 못했다. 다만 풍전비철 자회사인 피제이메탈 관계자는 "신설법인(피제이이앤에스)에 대한 모회사 및 관계사의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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