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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위드 빅테크]삼성전자, 네이버로 글로벌 AI 경쟁 속 최적 우군 확보①전용 반도체 솔루션 협력, 삼성판 챗GPT 구축도 참여…칩 설계 경쟁력 강화 기대

이민우 기자공개 2023-06-27 12:39:02

[편집자주]

반도체, 전자부품 등 테크기업과 IT·플랫폼 같은 빅테크 분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분야다.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가상현실 등 산업의 경계를 아우르는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테크-빅테크 간 밀월이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시장과 발을 맞추는 국내 테크 기업의 관계와 시너지 효과를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3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분야에서 국내 최고 입지를 가진 빅테크 네이버와 손잡았다. 자율주행 확산과 챗GPT 등장처럼 AI 시스템 구축과 적용이 활발해짐에 따라, 이에 대응해 전용 반도체 솔루션 개발 등 시너지를 도출하기 위함이다. 고성능 반도체 설계 기술과 전문성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독보적인 AI 모델 개발 역량을 가진 네이버의 만남인 만큼 이번 협력은 많은 기대를 낳고 있다.

특히 양사는 AI 전용 반도체 솔루션 외에도 삼성전자 내부 생성형 AI 모델 개발에도 협력한다. 생성형 AI 모델은 데이터에 기반해 텍스트 요약 등 다양한 업무를 대신한다. 삼성전자는 보안을 이유로 외부 모델 사용을 금지하고 자체 툴 개발에 나섰는데, 네이버의 협력으로 더 고도화한 모델을 보유할 것으로 보인다. 생성형 AI 모델은 반도체 설계 등에도 활용되는 만큼 삼성전자의 칩 개발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국내 AI 개발·빅데이터 최선두 네이버 우군으로 확보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네이버와 AI 전용 반도체 솔루션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양사는 앞으로 AI 시스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데이터 병목 현상 등 주요 문제를 해결하고, 대규모 데이터 활용으로 발생할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는 솔루션을 고안한다. 이번 협력은 최근 급성장 중인 AI 시스템의 수준과 시장 성능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존 AI 시스템 중 상당수는 기존에 설계·개발된 컴퓨팅 시스템에 기반한다. 과거엔 데이터 규모 등이 적어 비전용 반도체로도 AI 시스템 운영과 성능 향상이 가능했다. 하지만 대규모언어모델(LLM) 등의 출현으로 연산 같은 작업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면서, 머신러닝 등 과정에서 비효율이 증가해 AI 전용 반도체 솔루션의 중요성이 증가하는 추세다.


양사의 동맹은 국내 대기업 AI 사업 조합 중 가장 이상적인 구성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연산기능 내장 고성능 메모리(HBM-PIM) 등 대규모 AI 성능의 근원인 반도체 기술 노하우를 보유했고,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 등 풍부한 초대규모 AI 모델 운영과 서비스 경험을 지녔기 때문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초기 검색엔진을 중심으로 사업을 꾸려 데이터 처리·수집에 독보적인 역량을 가졌고, 지도 등 서비스에 기반해 여러 고품질 데이터를 보유 중”이라며 “AI 개발팀 수준도 국내 최선두를 달리고 있기에, 알고리즘과 머신 러닝에 맞춰 주문 제작되는 경우가 많은 AI 전용 반도체에 대한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높이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성형 AI 모델도 협력, 전사 업무 효율·DS 칩 설계 경쟁력 증강

삼성전자는 네이버와 내부적으로 활용할 생성형 언어·코드 AI 모델도 개발 중에 있다. 하이퍼클로바 운영 등 AI 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네이버클라우드에서 삼성전자와 협업하는데, DS부문에 맞춰 챗GPT와 동급 수준인 GPT 3.5 정도의 LLM을 도입한다. 업계는 빠르면 연내 대략적인 서비스가 개시될 것으로 예상하며, 내년 초에는 반도체 공정과 제조 등 전문지식에 대응 가능한 기능도 나올 것으로 본다.

네이버 협력에 발맞춰 삼성전자는 이번 6월 AI와 데이터 분야 경력인재를 대거 채용하기로 했다.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하고 고도화할 인력 확보에 나선 셈이다. 삼성리서치와 빅데이터센터, 경영혁신센터 등 관련 조직에서 개발자와 데이터 엔지니어 등을 모집하고 있다. 생성형 AI 모델 개발은 세트 사업부인 DX 산하에 있지만, 활용 자체는 반도체 부문인 DS를 중심으로 전사에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 모델은 텍스트나 이미지, 오디오 등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나 데이터를 만든다. 문서 요약 등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서비스 특성상 제출 데이터가 AI 모델의 학습에 활용되기에 삭제가 어렵다. 때문에 기업 내부 중요 정보를 유출할 위험성이 높다. 삼성전자가 내부 임직원의 챗GPT 사용을 금지하고 자체 생성형 AI 모델을 만드는 이유다.

생성형 AI 모델은 단순 문서 업무 외에도 삼성전자의 반도체 설계 경쟁력 증가 등 직접적인 이익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딜로이트 그룹은 올해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AI를 활용한 반도체 설계는 고집적도 칩 생산에 쓰일 시간과 비용, 숙련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며 “천문학적 수의 조합에서 설계를 이끌어 내야 하는 회로 패턴 배치도 단 시간에 생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모델을 활용해 반도체 설계 효율화를 꾀한 사례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경우 AI를 통해 인간 개발자의 설계와 성능은 동일하면서, 직접화를 통해 면적을 4분의 1 정도 줄인 반도체를 개발했다. 대만 반도체 설계 기업 미디어텍 역시 AI 모델을 통한 설계로 핵심 프로세서 부품을 5% 줄이고 소비전력을 6% 줄이는 등 효과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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