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플레이를 움직이는 사람들]모험자본 숙명, 미래 예측 '방법론' 찾는 안지윤 디렉터⑤오픈이노베이션 기업 컨설팅 주도, FDI 개발·사업화 특명
이효범 기자공개 2023-06-27 07:40:19
[편집자주]
'10년 내 인류의 삶을 바꿀 스타트업을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만든다' 국내 대표적인 엑셀러레이터(AC) 퓨처플레이의 미션이다. 활발한 창업 환경을 조성하는 플랫폼이 되겠다는 창업 취지에 따라 그동안 사업 영역을 꾸준히 넓혀왔다.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아 또 한번 도약대에 섰다. 이미 10년 뒤 미래 창업 생태계 속에서 갖춰야 할 역량과 시스템을 모색하고 있다. 퓨처플레이를 이끌어 가는 핵심인력들의 면면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6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모험자본의 영원한 숙제다. 퓨처플레이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안지윤 이노베이션컨설팅그룹장(Innovation Consulting Group Lead, 사진)은 톱다운(Top down) 방식의 예측 방식에서 벗어나 보톰업(Bottom up)으로 접근하는 방법론을 연구해왔다. 어느 정도 구체화 된 툴(tool)을 마련한 상태로 중장기적으로 이를 사업화 하는 방안도 추진하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창업자에서 오픈이노베이션 전도사로, 대·중견기업 외부 혁신 주도
그룹장(직책)을 맡고 있는 안 디렉터(직급)는 1982년생으로 고등학교와 대학 시절을 미국에서 보냈다. 버지니아공과대학교에서 전자공학부를 졸업했고 창업 전선에 뛰어들기도 했다.
공동 창업한 센텐스(Sentence Inc.) 최고경영책임자(CEO)를 역임했다. 센텐스는 이종기기 간 클라우드 싱크 기능에 초점을 둔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였다. 당시 기대만큼 성과를 이끌어 내지 못했고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인 빅피쉬벤처스로 자리를 옮겨 기획업무와 마케팅 소싱 그룹장으로 경력을 쌓았다.
그는 앞서 글로벌 음향전문 기업 크레신에서도 근무했다. 근무 기간 동안 오픈이노베이션에 대한 필요성을 체감하기도 했다. 안 디렉터는 "현재 사업이 성장하고 있다고 해도 지속적으로 혁신을 만들어 내지 않는다면 언젠가 다가올 정체기를 극복할 동력을 잃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결국 혁신을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이냐가 숙제인데 그 대안이 오픈이노베이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이 꼭 내부에서 일어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고 외부에서 혁신을 끌어낼 수 있는 시스템을 디자인해 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도 있었다"고 말했다.
안 디렉터가 퓨처플레이에 입사한 건 2019년 9월이다. 앞서 창업예정자와 투자자 관계로 류중희 대표를 만나게 됐고 퓨처플레이 내부에서 사업화를 제안받으면서 합류를 결정했다. 현재 그가 이끌고 있는 이노베이션컨설팅그룹은 기업의 혁신과 성장을 스타트업적인 방법론으로 돕는 역할을 한다. 스타트업이라는 매개를 통해 기업고객이 성장하도록, 기업이라는 매개를 통해 스타트업이 성장하도록 하는 상호작용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업 모델인 '테크업플러스'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LG전자, LG유플러스, CJ제일제당, 대우건설 등과는 사내벤처 프로그램 '퓨처인사이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이노베이션컨설팅그룹이 창출하는 수익은 퓨처플레이 수익의 한 축으로 꼽을 정도로 주요한 역할을 한다.
안 디렉터는 기업 외부에서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인수합병(M&A)을 꼽는다. 좀더 느슨한 접근으로 보면 지분투자를 통한 혁신도 가능하다. 투자기업이 피투자기업의 매출을 견인해 줄 수 있다고 한다면 피투자기업의 기업가치까지 상승한다. 투자기업은 매출에 기여한 것 이상으로 이익을 낼 수도 있다. 이와 달리 단기적인 이익이 불투명하다고 해도 장기적인 협업 포인트나 미래 청사진에 부합한다면 선제적으로 투자를 하는 사례도 가능하다.
안 디렉터는 "이노베이션컨설팅그룹을 맡은 이후 기업 사이드에 있는 더 많은 분들에게 혁신의 중요성과 방법을 알리고 전파해왔다"며 "이 과정에서 더 많은 기업 고객들이 공감하고 혁신을 퓨처플레이와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 예측 툴 'FDI' 개발 및 고도화, 사업화 추진
안 디렉터가 퓨처플레이에서 맡고 있는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미래를 예측하는 툴인 FDI(Future Disruption Index)를 개발하고 고도화하는 일이다. 류 대표가 관심을 갖고 주문한 미션이기도 하다.
안 디렉터는 "FDI는 앞으로 어떤 영역이 부상할지를 찾아내는 방법론이자 툴"이라며 "빠르고 똑똑한 돈이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는 지를 알아내고 그 키워드를 도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더 많은 분들이 이 혜택를 누리실 수 있도록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형태로 만드는 실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디렉터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전략기획팀들과 주로 일을 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궁금증은 '앞으로 몇년 후 뜨는 키워드는 뭘까'로 요약된다. 퓨처플레이는 이에 따라 미래를 탐색하기 위해 어떤 방법이 있을까를 두고 한층 더 심도 깊은 고민을 시작했다. 특히 이노베이션컨설팅그룹에서 이같은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 치열한 논쟁 끝에 찾아낸 방법론이 FDI다. 통상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으로 거시적인 변수들을 분석하는 것을 기반으로 세분화된 영역을 예측하는 탑다운 방식과 달리 FDI는 보톰업 방식을 취한다.
구체적으로 일정 기간 동안 일어나는 스타트업 투자 데이터를 모두 취합한다. 또 10년전 혹은 5년 전에 시드단계나 시리즈A 단계에 투자해서 현재 유니콘이 된 사례들을 주로 살펴보면서 당시 투자금을 집행했던 투자사들을 설정한 기준에 따라 스코어링한다. 현재 유니콘 기업들의 얼리 스테이지 단계에서 투자를 한 투자사들이 어떤 곳들이 있는지를 찾아낼 수 있으며 이 투자사들이 현재 어디에 투자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절차다.
특정 분야의 얼리스테이지에 투자를 잘하는 투자사를 찾아 내고 이 투자사들이 최근 6개월 간 어떤 영역에 투자를 하고 있는지를 파악해 내는게 핵심이다. 빠르고 똑똑한 자금이 어떤 분야나 어떤 스타트업으로 흘러들어가는지 파악할 수 있는 셈이다.
안 디렉터는 FDI를 개발한 이후 이를 사업화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그동안 FDI를 자동화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안 디렉터는 "예컨데 미국 VC인 세콰이어캐피탈이 모든 분야에서 높은 스코어를 획득하는 건 아니다"며 "투자 분야별로 스코어가 높은 투자사들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많은 분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사업화를 추진하는 단계로 유의미한 성과가 나오면 리더십과 논의를 통해 연내에도 공개가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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