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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판' 밀던 SK바이오팜, 미국 외 국가는 '우회전략' 비용부담 등 전략적 판단으로 직판 포기…파트너 활용 캐나다·이스라엘·중국·일본 등 진출

차지현 기자공개 2023-06-30 09:26:20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8일 14: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바이오팜이 미국 시장에서 뇌전증 치료제의 직접 판매(직판) 체제를 안착시키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 이외 국가에서는 협력사를 통한 우회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직판에 따른 비용 증가가 부담이 되는 데 따라 각 국가별로 현지 맞춤형 영업 활동을 펼치겠다는 복안이다.

◇영토 확장 나선 뇌전증 신약, 미국 외 지역 '협력사' 통해 상업화

SK바이오팜은 최근 캐나다 연방보건부로부터 자체개발 뇌전증 신약인 '세노바메이트'에 대한 품목허가를 받았다. 캐나다 내 상업화는 현지 제약사 '팔라딘 랩스'가 담당한다. 이는 직판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미국과는 다른 전략이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지난 4월 품목허가를 획득한 이스라엘의 경우 이스라엘 협력사 덱셀 파마가 허가 신청을 맡았다. 상업화도 해당 제약사가 주도한다. 앞서 SK바이오팜은 지난해 5월 덱셀 파마와 이스라엘 지역 내 세노바메이트 개발·상업화와 관련한 독점적 권리를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세노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이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다. 성인 대상 부분발작 치료제로 2019년과 2021년 각각 미국과 유럽 규제당국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상업화 측면에선 미국 시장 문을 처음으로 직접 두드린 국산 신약이기도 하다.

세노바메이트를 미국 시장에 출시하기 전부터 마케팅과 판매를 위한 100% 자회사 SK라이프사이언스를 현지에 설립했다. 소수 판매 조직으로도 영업이 가능한 뇌전증 치료제의 특수성을 고려했다. 미국 뇌전증 전문의는 약 1만명, 뇌전증 전문센터는 200여곳에 불과해 적은 수의 영업사원으로도 충분히 영업 활동이 가능하다는 판단이었다.

제약바이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직판을 추진하고 있는 SK바이오팜이 그 외 국가에선 파트너십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 업계는 주목한다. 유럽과 중남미의 경우 각각 협력사 안젤리니파마와 유로파마를 통해 현지 진출을 진행 중이다.

일본 역시 지난 2020년 세노바메이트 개발과 상업화 권리를 넘겨받은 일본 오노약품공업이 상업화에 나서고 있다. 중국에서는 중국 법인과 합작사를 설립해 현지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직판은 안착했으나 판관비 부담 가중, 파트너 활용 전략 불가피

SK바이오팜의 미국 시장 직판 전략은 시간이 걸렸지만 성과가 서서히 가시화하는 분위기다. 2020년 5월 미국 출시 이후 지난 1분기까지 관련 매출이 12분기 연속 성장했다. 올해 1분기 미국 매출은 539억원으로 전년보다 70%가량 늘었다.


협력사를 이용해 유통하는 것과 달리 직판을 하면 수수료 지출이 줄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해외 진출 시 국내 기업이 협력사에 지불하는 수수료는 평균 매출의 30~40%로 알려졌다. 시장 통제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직판을 한다는 건 회사가 주도적으로 상업화를 이끌 수 있다는 뜻"이라며 "협력사에 유통을 맡기면 판매나 후기 임상 등 초기 세운 일정에 차질을 빚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하지만 초기 직판 체제를 구축하는 데 드는 비용 부담이 가중되면서 미국 이외 지역에서는 우회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직판 체제는 판매하는 제품이 많을수록 수익성이 증가하는 구조지만 초기에는 현지 법인을 세우고 전문 영업·마케팅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막대한 고정비를 부담해야 한다.

실제 직판 체제 준비에 돌입한 2019년부터 SK바이오팜의 판매비와 관리비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판관비는 전년보다 13%가량 늘어난 3395억원으로 집계됐다.

국가별로 현지 맞춤형 영업 활동을 펼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의약품 판매는 국가에 따라 보험, 약가제도, 유통 구조 등이 달라 각기 다른 전문 인력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또 생명과 직결된 의약품의 특성상 처방 변경(스위칭)이 잘 이뤄지지 않고 브랜드 인지도가 크게 작용한다. 미국 시장 진출 당시에는 SK바이오팜이 브랜드 알리기에 힘을 쏟을 수 있었지만, 해외 진출 국가가 늘어나면서 여력이 부족해졌다는 설명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미국 매출 성장세를 보면 직판 효과는 매우 크지만 다른 국가의 경우 전략적 판단에 따라 협력사와 함께 현지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올 4분기 세노바메이트만으로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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