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신사업 체크]영풍제지, 소각후 남은 '자사주 230만주'에 쏠린 눈③무상증자 전 발행주식의 10%, 시가 550억 가치…신사업 활용 예상, 블록딜 변수는 우려
구혜린 기자공개 2023-07-05 08:21:26
[편집자주]
기업의 신사업 진출 또는 전환 결정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주식시장에는 활력을 안겼다. 그러나 일명 '테마주'에 편입돼 실제 기업가치와 무관한 변동성으로 피해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개인 투자자는 크게 늘었지만 정보 부족으로 시장에서 소외되는 형상을 보이기도 했다. 더벨은 신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상장사의 진출 배경과 역량, 성과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3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풍제지가 다량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어떻게 처분할지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영풍제지는 약 24년에 걸쳐 87억원을 들여 자사주를 모았다. 자사주가 발행주식총수의 20%를 넘어서자 새 주인 대양금속은 절반은 소각을 단행, 주가부양을 위한 재료로 활용했다. 남은 자사주도 소각하기엔 최근 시장가치로 550억원이 넘는다. 업계에서는 블록딜 처분으로 신사업 자금 마련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가증권상장사 영풍제지는 5월 말 기준 자사주 231만3838주(지분율 4.98%)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5월12일 단행한 무상증자 이전 기준으론 발행주식총수의 10%가 넘는 물량이다. 앞서 영풍제지는 구주주 대상 1주당 1.5주의 비율로 신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진행했다.
영풍제지는 자사주를 꾸준히 모아온 기업이다. 1998년 상장 이후부터 2001년까지 여러차례에 걸쳐 총 37만3590주를 시장에서 사들였다. 해당 주식은 영풍제지가 2015년 2월 유통물량을 늘리기 위해 10분의 1로 액면분할을 진행하면서 373만5900주로 늘어난다. 이후 2015년과 2020년에도 각각 49만주 40만주를 장내에서 추가 취득했다.
영풍제지 새 주인이 된 대양금속은 이를 적극 활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대양금속이 최대주주가 된 이후 기준으로 영풍제지의 자사주는 발행주식총수의 20%를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이에 영풍제지는 정기주주총회 이후인 지난 3월30일 이사회를 소집하고 자사주 처분 안건을 논의했다.
자사주 절반은 소각을 진행했다. 소각된 주식 수는 231만3838주로 영풍제지가 자사주를 취득한 평균 단가 기준으론 약 31억원 수준이다. 당시 시가(29일 종가 기준 1만66원)로 계산하면 소각된 주식 가치는 약 233억원에 달한다. 공교롭게도 이사회가 자사주 소각을 의결한 3월30일은 무상증자 계획을 공시(4월4일)하기 직전이다.
대규모 자사주 소각 결정에 따라 영풍제지의 주가는 날개 돋친 듯 올랐다. 공시 전 1만원대를 횡보하던 주가는 최근 2만5000원선을 돌파했다. 여기엔 구주주를 대상으로 한 무상증자와 영풍제지의 신사업 발표도 반영돼 있겠으나, 주가 움직임은 소각 발표 시점부터다. 소각 이후 무상증자로 보유주식 수가 50% 늘어난 대양금속의 지분가치도 제고된 셈이다.
업계은 영풍제지의 남은 자사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나머지 절반에 대해서도 소각을 단행하기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영풍제지가 지난 24년간 총 자사주 취득에 들인 비용은 87억원, 이 중 절반은 44억원이다. 현재 영풍제지의 남은 자사주 231만주의 가치는 시가 기준 약 550억원에 달한다. 장외매도로 수백억원이 유입된다면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신사업은 성장동력을 얻게 된다.
다만 최근 영풍제지의 주가가 급등한 게 발목을 잡고 있다. 자사주를 블록딜로 처분할 경우 처분 공시 이후 주가가 급락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자사주 전량을 블록딜로 매각한 태경산업과 금양의 사례와 같다. 또한 블록딜 처분 시 현 주가대비 상당 수준 할인된 가격에 매각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영풍제지 내부에서 자사주 활용안과 관련해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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