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켜는 OLED 밸류체인]불황 버틴 인베니아, LGD 투자 기대감에 올해 실적 '눈길'①일찌감치 中 눈 돌려 매출 절반 거둬…'드라이에처' LGD 반독점 납품 이력 '무기'
서하나 기자공개 2023-07-07 08:06:36
[편집자주]
중국의 거센 추격으로 수세에 몰렸던 'K-디스플레이'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국가전략 기술 채택에 이어 삼성디스플레이가 전 세계 최초로 8.6세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투자를 확정 지으며 관련 소·부·장 업계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보릿고개를 이겨내고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OLED 밸류체인에 속한 기업의 기술 경쟁력과 재무 상태, 지배구조 등을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5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인베니아가 1분기 적자를 딛고 올해 매출과 수익성을 예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을까. 인베니아는 가장 큰 고객인 LG디스플레이 중심 수주를 유지하면서 꾸준히 중국 기업들로 고객을 다변화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최근 국내 주요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대형 투자 움직임에 업계는 빅사이클(호황기)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LGD 거래 발판 일찌감치 中 거래처 다변화…불황 버틴 힘
인베니아는 지난해 12월 말까지 중국 면양에 위치한 HKC(Mianyang HKC Optoelectronics Technology Co., Ltd)로부터 총 317억원(2680만달러) 규모의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직전연도 매출인 1410억원의 무려 22.5%에 해당하는 규모다.
당시 수주는 지난 몇년간 이어진 디스플레이 업계의 불황을 버티는 힘이 됐다. 인베니아는 그동안 LG디스플레이(LGD)를 최대 고객사로 두고 성장해왔으나 동시에 중국 기업을 신규 고객으로 흡수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인베니아는 LG디스플레이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정에 필요한 핵심장비인인 건식식각장비(이하 드라이에처, Dry Etcher)를 반독점 공급한 이력을 발판으로 일찌감치 중국으로 눈을 돌렸다.
드라이에처는 LCD 유리기판 위 박막트랜지스터(TFT) 소자를 생성시킬 때 생기는 불순물을 플라즈마로 깎아 제거하는 장비다. 노광기·증착기와 함께 3대 핵심 LCD 장비로 꼽힌다. 대당 가격이 70억원에 이르러 LG디스플레이 매출에서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품목으로 꼽힌다.
인베니아는 2010년 국내 장비 업체 최초로 중국 BOE와 대만 AUO에 드라이에처 장비 수주에 성공했다. 2013년에는 CSOT로 거래처를 확대했고 2016년 중국 CSOT, 2017년 중국 HKC, BOE와 10.5세대 장비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매출 비중은 한 때 인베니아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어설 만큼 커졌다.
인베니아는 2020년 4월 중국 현지 고객 대응 강화를 위해 중국법인인 '인베니아(심천)과무유한공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현지에서 직접 고객사 장비 사양을 확정하고 성능 테스트를 진행한 뒤 즉각 수주·판매하기 위해서다.
최근 LG디스플레이가 대규모 투자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면서 인베니아 역시 예년 수준으로 실적을 회복할 가능성이 열렸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월 LG전자로부터 1조원을 장기 차입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차세대 OLED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위한 자본을 조달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도 4조원대 투자를 결정했다.
인베니아는 본사를 파주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공장 근처로 이전하는 등 최대 고객사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3월 경기도 성남시에 있던 본사 사옥을 고양시로 이전했다.
◇23년차 업계 맏형, 드라이에처 장비 국산화 성공
인베니아는 2001년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장비 전문기업으로 설립돼 2005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2013년 LG디스플레이에 OLED TV 패널제조용 양산장비를 수주하면서 세계 최초로 8.5세대 OLED TV 패널제조 장비를 공급했다. 현재는 10.5세대 장비를 납품하고 있다. 당시만해도 일본 기업들에 집중된 드라이에처 장비를 국산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대규모 투자에 따라 실적도 요동쳤다. 인베니아는 2017년 매출 약 1822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썼으나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매출 규모는 2018년 약 1728억원, 2019년 약 1461억원, 2020년 약 1410억원, 2021년 약 1343억원 등으로 계속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매출은 약 568억원에 불과했다.
수익성도 급감했다. 2017년 약 84억원이던 매출은 2018년 약 72억원, 2019년 약 40억원, 2020년 약 47억원 등으로 감소했다. 2021년엔 약 92억원 영업이익을 거둬 잠시 반등했으나 지난해 약 126억원으로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전환했다.
실적은 주요 고객사인 LG디스플레이의 설비 투자가 집중적으로 진행됐던 2017~2018년 급증했다. 하지만 이후 중국 기업들이 저가형 LCD 장비 물량 공세에 나서며 업계가 불황에 빠지자 인베니아도 즉각 타격을 입었다. 당시 중국 정부는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자국 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했고 이는 고급화 전략을 펼쳤던 국내 주요 디스플레이 업체에 직격탄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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