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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수의 스타트업]GS 세대교체 기수에서 그룹 체질개선 선봉장으로①GS홈쇼핑 디지털·글로벌 시대 준비…전통산업 시너지 낼 혁신 투자 모색

김동현 기자공개 2023-07-11 09:28:58

[편집자주]

'회장님의 어떤 것'은 특별하다. 최고 경영자가 주목한 기술이나 제품이 곧 기업의 미래이자 경쟁력이 되기 때문이다. 나아가서는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거나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모든 것이 오너의 역할은 아니겠지만 의사결정권자의 무게감은 더없이 막중하다. 더벨이 기업 오너와 최고경영진들이 낙점한 기술·제품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를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6일 1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4년 LG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 이후 15년 동안 GS그룹을 이끈 허창수 회장은 2019년 12월 임기 2년을 남겨둔 상황에서 사임을 표했다. 이전부터 주변에 그룹의 변화를 이끌 새로운 얼굴이 필요하다고 밝히던 허 회장(1948년생)은 그 자리에 10살 가까이 차이 나는 막냇동생 허태수 당시 GS홈쇼핑 부회장(1957년생)을 후임으로 점찍었다.

평소 글로벌과 디지털 감각을 갖춘 리더를 찾던 허창수 회장에게 허태수 부회장은 단순한 동생 그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오랜 기간 GS홈쇼핑을 이끌며 디지털 체질개선, 글로벌 진출 등에 앞장섰던 허 부회장은 그룹 회장직에 앉아서도 그룹 전반에 '투자 DNA'를 이식할 것이란 기대를 품게 하기 충분했다. 정유, 건설 등 전통 산업에 치우친 GS그룹에 쇄신을 가져다줄 리더가 필요하다는 절박함이 반영된 인사였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2020년 1월 그룹 회장 취임 후 첫 공식 행사에서 임직원들에게 디지털과 글로벌 역량 확보를 주문했다. 보수적이라 평가받던 GS그룹의 변화를 이끌기 시작했다. 허 회장의 주문에 맞춰 계열사들 역시 그동안 숨겨온 투자본능을 드러내며 △글로벌 △디지털 △친환경 △바이오 등을 중심으로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신사업을 발굴하는 중이다.



◇40대 '신입 CEO'가 이끈 글로벌·브랜드 혁신

허 회장은 LG그룹 공동창업자 집안인 고(故) 허준구 회장의 5남으로 1986년 외국계은행인 콘티넨탈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LG그룹에 들어온 것은 1988년으로 이때부터 LG투자증권에서 10년 넘게 국제금융부문 이사, 런던법인장, IB사업부 상무 등을 거치며 인수합병(M&A), 투자기획 등의 업무를 이끌었다.

허 회장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LG홈쇼핑(현 GS홈쇼핑)에는 2002년 말에 합류했다. LG그룹 공동창업 집안인 구씨 일가와 허씨 일가의 계열분리가 점쳐지던 시절로 이후 2004년 허창수 명예회장이 건설·유통·정유 부문을 떼내 독립하며 LG홈쇼핑 역시 GS홈쇼핑으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CJ오쇼핑과 양강체제를 이루며 선두 자리를 다투던 LG홈쇼핑에 합류한 직후 허 회장은 전략기획부문장으로 새로운 시장 발굴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직전까지 국제금융 및 투자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허 회장은 당시 문호를 개방하던 중국 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현지법인 설립에 속도를 냈다. 여기서 나아가 동남아 국가 진출도 검토 최우선 순위에 이미 올려놓은 상태였다.

전략기획부문, 경영지원총괄로 기반을 다져가던 허 회장은 2006년(49세) 12월 GS홈쇼핑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되며 본격적으로 글로벌·디지털 사업에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허 사장은 대표 취임 직후 GS홈쇼핑의 중점 추진 과제로 '지속적인 수익기반 구축'과 '장기 성장을 위한 신사업 개척'을 꼽고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TV홈쇼핑과 인터넷쇼핑, 쇼핑 카탈로그 등 채널별로 운영되던 사업 조직의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영업본부를 신설했고 별도로 대표이사 직속의 신사업 조직을 꾸려 디지털 사업기회를 모색했다. 아울러 내수 중심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중국, 동남아 등 해외 사업도 지속해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허 사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플랫폼의 한계를 허물 것을 주문했고 그 결과물이 2009년 'GS샵'으로 이어졌다. GS샵은 TV홈쇼핑·인터넷쇼핑몰·T커머스 등을 통합한 브랜드로 더이상 홈쇼핑 간 경쟁에 머무르지 않겠다는 선언과 같았다.

해외 시장에서는 인도, 태국, 베트남 등에도 진출하며 영토를 하나둘 넓혀갔다. 2011년 GS샵이 태국 '트루GS'라는 합작 홈쇼핑을 개국할 때는 2년 동안 수차례 현지로 날아가 파트너들과 직접 협상에 나서는 등 각별한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협상이 끝난 뒤에도 허 사장은 개국식에 직접 참여하며 해외 시장에 대한 관심을 끊지 않았다.

2011년 10월 열린 태국 트루비전과의 합작법인 '트루GS' 개국식 참석한 허태수 당시 GS홈쇼핑 사장(앞줄 왼쪽에서 3번째. 사진=GS홈쇼핑)
◇코로나 불확실성 시대, 미래 사업 발굴 주목

17년의 GS홈쇼핑 생활을 마무리하고 그룹을 총괄하게 된 허 회장의 역할은 변함이 없다. GS홈쇼핑 시절 선보였던 신사업 발굴 및 글로벌 확장이라는 미션을 그룹 전반에 퍼뜨려야 하는 임무다.

실제 허 회장은 2020년 1월 취임 후 첫 외부 일정으로 기업혁신 방법론을 스터디하는 '스탠퍼드 디자인 싱킹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스탠퍼드대 디자인센터와 공동으로 개최한 이 행사는 실리콘밸리 기업의 문제 해결 연구 결과물이 소개됐는데 당시 허 회장은 외부와 협업하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에 감명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오픈이노베이션이라는 키워드는 이후 GS그룹의 핵심 키워도 떠올랐다.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외부와의 소통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여러차례 피력한 허 회장은 스타트업과의 교류 행사를 개최하며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해답을 얻고 있다.

이는 허 회장이 그룹을 이끌기 시작하며 맞닥뜨린 외부 환경 변수와 무관하지 않다. 2020년 GS그룹의 지휘봉을 잡자마자 터진 코로나19는 커다란 불확실성으로 다가왔고 허 회장은 사업환경 변화에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신사업 발굴을 지속해서 주문하고 있다.

현재 GS그룹은 투자전문회사 GS퓨처스와 GS벤처스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투자처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GS에너지·GS칼텍스(정유·에너지), GS리테일(유통), GS건설(건설) 등 계열사들 역시 규모에 구애받지 않고 친환경·디지털로의 연결고리를 찾으며 신사업을 추진한다.

허태수 GS 회장(사진 오른쪽)이 2020년 1월 열린 '스탠포드 디자인 씽킹 심포지엄'에 참석해 스탠포드 디자인센터장인 래리 라이퍼 교수와 환담하며 혁신 취임 후 첫 경영 화두로 제시했다.(사진=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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