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시그넷 점프업 스토리]그룹 편입 2년, '2025년 매출 1조' 비전 본격 가동①공격적 해외 진출전략으로 매년 2배 성장 목표 이룬다
김혜란 기자공개 2023-07-14 11:11:12
[편집자주]
전기차 충전기 제조업체 SK시그넷이 다음 달 그룹 편입 2주년을 맞는다. SK시그넷은 2021년 8월 SK그룹에 인수되면서 확실한 성장의 변곡점을 만났다. SK는 인수·합병(M&A)과 함께 신주를 매입하면서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고 이는 SK시그넷이 인재 영입과 해외생산거점 구축 등 공격적 투자에 나설 수 있는 발판이 됐다. SK그룹 인수 2년, 통합(PMI) 작업을 마무리하고 세계 1등을 목표로 새로운 성장 스토리를 그려가고 있는 SK시그넷을 만나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2일 11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자동차 시대로의 전환은 '전기차 충전기'라는 새로운 산업 영역을 발전시키고 있다. SK와 LG, 롯데그룹을 포함한 국내 6대 기업이 뛰어들 정도로 격전지가 된 시장이기도 하다.하지만 전기차 충전시간을 단축해 주는 초급속충전기는 교류(AC)의 전기를 직류(DC)로 변환해야 하는 데다 극한 환경에서도 견뎌야 하는 등 까다로운 기술력이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다. 후발주자들이 전력 변환이 필요 없는 완속충전기부터 시작해 초급속으로 기술 로드맵을 점차 넓혀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가운데 SK시그넷은 초급속충전기 시장에 먼저 진입해 기술력으로 무장한 덕에 미국 초급속충전기시장점유율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시그넷이브이라는 중소기업이었던 SK시그넷을 2021년 인수한 SK그룹은 SK만의 색깔로 미래를 새롭게 그려나가고 있다. SK는 SK시그넷 인수 뒤 공격적으로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2025년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일찌감치 해외로 돌린 눈
SK시그넷은 1998년 설립된 시그넷시스템에서 출발했다. 원래는 골프카트와 시저리프트 등 산업용 충전기를 만들던 회사였으나 2010년대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 진출했다. 2016년 시그넷시스템에서 시그넷이브이가 인적분할된 뒤 전기차 충전기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았다.
SK시그넷은 초급속충전기 개발에 집중했다. 현재 매출 비중이 90%가 넘는다. 전기차 충전기는 충전속도에 따라 초급속과 급속, 완속으로 구분되는데 SK시그넷의 400kW(킬로와트)급 초급속충전기는 15분 전후로 충전이 완료되게 설계됐다.
SK그룹이 시그넷이브이를 인수한 시점은 2021년 8월이다. ㈜SK는 코넥스 상장사인 시그넷이브이 지분 55.55%를 약 2932억원에 인수했다. 구주와 신주를 포함해 전환우선주 총 754만87주를 취득하는 구조였다. 이때 SK는 시그넷이브이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신주 982만주를 약 2122억원에 매입했다. 2020년 당시 SK시그넷의 매출은 약 619억원이었다. 매출의 3배가 넘는 현금이 한 번에 회사에 유입된 것이다. 넉넉해진 곳간은 확장전략의 기반이 된다.
물론 그 이전부터도 시그넷이브이는 오랫동안 일본 종합상사 마루베니와 손잡고 세계 시장에서 '시그넷'이란 브랜드 가치를 각인시켜오고 있었다. 무엇보다 2018년 미국 전기차 충전사업자(CPO)인 일렉트리파이아메리카를 거래처로 확보하면서 세계 무대에 안정적으로 진출했다.
일찌감치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데는 마루베니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SK시그넷은 마루베니와 해외판매권 계약을 체결한 뒤 이 회사의 영업망을 활용해 닛산과 폭스바겐, 포드, BMW, 제너럴모터스(GM) 등 일본과 유럽, 미국 등의 메이저 완성차 업체와 거래를 텄다.
당시 시그넷이브이는 수수료를 부담하고 마루베니의 노하우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렛대 삼아 미국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 올해까지 미국 쪽 판매는 마루베니가 전담하기로 돼 있는데, 앞으로 협업 수준을 어느 정도로 가져갈지는 새롭게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 1조 목표, 어떻게 이룰까
SK시그넷은 전체 매출의 약 82%가 미국에서 나올 정도로 해외 매출 비중이 높다. 지금까지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데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든든한 재원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확장전략을 펴나갈 것으로 보인다.
SK시그넷은 2025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 뒀다. SK시그넷의 지난해 매출은 약 1626억원이었다. 2017년(317억원)부터 2018년(459억원), 2019년(424억원), 2020년(619억원)까지 매년 성장하긴 했으나, SK그룹 인수 시점과 전기차 시장 개화가 맞물리면서 2021년부터 드라마틱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2021년 매출 800억원을 달성한 뒤 이듬해 1년 만에 매출이 2배 이상 뛰어올랐다. 다만 지금부터 2025년까지 매출 1조원을 찍으려면 해마다 2배 가까운 성장을 이뤄야 한다. SK시그넷은 현재 주력인 한국과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더 늘리고 유럽 시장에 새롭게 진출해 먹거리를 만들어 간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앞서 SK시그넷은 독일에 유럽지사 'SK시그넷유럽(SK Signet Europe)'을 세우고 유럽 진출을 본격화했다.
수익성 개선은 과제다. SK그룹 인수 이후 투자비와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 영업이익률은 2%대로 낮은 상태다. 당분간 투자 비용이 늘어나면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수 있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로 속도감 있게 외형을 키우는 데 경영의 우선순위를 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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