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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시그넷 점프업 스토리]미국 넘어 유럽으로, 글로벌 개척 전략은③전기차 시장 급성장에 주목받는 초급속충전기

김혜란 기자공개 2023-07-18 11:45:31

[편집자주]

전기차 충전기 제조업체 SK시그넷이 다음 달 그룹 편입 2주년을 맞는다. SK시그넷은 지난 2021년 8월 SK그룹에 인수되면서 확실한 성장의 변곡점을 만났다. SK는 인수·합병(M&A)과 함께 신주를 매입하면서 대규모 자금을 회사에 투입했고 이는 SK시그넷이 인재 영입과 해외생산거점 구축 등 공격적 투자에 나설 수 있는 발판이 됐다. SK그룹 인수 2년, 통합(PMI) 작업을 마무리하고 세계 1등을 목표로 새로운 성장 스토리를 그려가고 있는 SK시그넷을 만나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4일 14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기자동차 충전기 전문업체 SK시그넷은 지금까지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전체 매출의 약 82%(지난해 말 기준)가 미국에서 나올 정도다.

특히 200kW(킬로와트)이상 초급속충전기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초급속충전기만 놓고 보면 미국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다. 앞으로는 미국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동시에 유럽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세계적 초급속충전기 강자로 입지를 확실히 굳히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미국 현지공장 가동 시작, 점유율 확대 나선다

SK시그넷은 미국 전기차 충전사업자(CPO) 일렉트리파이아메리카(EA), 이브이고(EVgo) 등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일찌감치 미국 시장에 진출했으나, 현지 공장 건설 계획은 지난해 확정했다. 미국 정부가 국가전기차충전인프라확대법(NEVI),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제정하면서 미국 내 제조가 불가피해진 데다 현지에서 충전기를 생산하면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SK시그넷이 지은 미국 텍사스주 생산기지는 이달부터 양산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전기차 충전기 업체 중에서 미국에 현지 공장을 건설한 건 현재까지는 SK시그넷이 유일하다. 미국 공장에서는 우선 미국 시장에 판매할 초급속충전기 'V2'제품만 생산한다. V2는 출력용량이 400kW인 초급속 충전기로 15분 전후로 충전이 완료된다.

SK시그넷은 현지 생산기지에 우선 1500만달러(약 213억원)를 투자하고 이후 증설에 500억원까지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미국 텍사스 공장에서는 초급속충전기를 연 1만대까지 양산할 수 있다. 미국 공장이 완공되면서 국내 전라남도 영광공장을 포함해 전체 캐파(CAPA·생산능력)가 기존 1만대에서 2만대로 늘었다.

또 현재 텍사스 공장 부지에는 증설 후 1만대를 더 생산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미국 공장 캐파를 2만대까지 늘려 시장점유율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SK시그넷 국내외 주요고객사(SK시그넷 홈페이지)
◇'핏포' 시대 열린다…폭발적인 유럽 시장 잠재력

현재 SK시그넷은 유럽 매출이 없는 만큼 유럽은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이다. 유럽연합(EU)은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의 '핏포(Fit for) 55' 입법 패키지를 지난해 발표한 바 있다. 이어 최근에는 유럽의회가 후속 입법으로 오는 2026년까지 유로존의 주요 도로망을 따라 60㎞ 구간마다 최소 400㎾급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초급속충전기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SK시그넷이 공략해 볼 만한 큰 시장인 셈이다.

이에 대비해 SK시그넷도 지난해 독일에 유럽 지사 'SK시그넷유럽(SK Signet Europe)'을 세우고 시장 진출에 대비해왔다. 지난해 12월 100억원 규모 첫 수주 계약을 따내는 성과를 내기도 했으나 유럽은 만만치 않은 시장이다. 유럽에는 전기차 충전기 세계 1위 업체 스위스 ABB, 이탈리아 알피트로닉, 스페인 월박스 등 전통의 강호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 로컬 업체들과 경쟁해 거래처를 확보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SK시그넷은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한다는 확실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기 제품 자체의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내세우는 것은 기본이고 특히 유지·보수 면에서 경쟁사 대비 뛰어난 서비스로 고객사를 유인하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내세우는 게 '예방보전(Preventive Maintenance)' 기술이다. 이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분석을 기반으로 특정 부품이 어떤 증상을 보였을 때 고장 날 확률이 높다는 정보를 수집해 부품을 미리 교체하는 식의 예지 정비를 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이러면 고객사인 CPO의 충전기 가동률을 획기적으로 올릴 수 있고 비용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이런 점을 적극적으로 어필해 미국을 넘어 유럽 시장에서도 점차 입지를 만들어 간다는 게 SK시그넷의 구상이다. 다만 유럽 시장에선 현지 공장을 직접 건설하지 않고 일단 국내 영광 공장 물량을 수출할 예정이다.
SK시그넷 미국 법인 전경(사진=SK시그넷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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