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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웰패션은 지금]악화된 수익성, 신사업 '비용 부담' 부메랑④슈퍼드라이 등 신규 브랜드 '투자 확대', 시장 안착까지 재무리스크 가중 전망

김규희 기자공개 2023-07-12 07:55:43

[편집자주]

언더웨어 업체로 알려진 코웰패션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모색중이다. 창업 초기 언더웨어사업에서 큰 성공을 거둬 성장가도를 달렸지만 국내를 넘어 해외로 한걸음 전진하기 위해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브랜드 라이선스에 제한된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패션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코웰패션의 현 상황을 진단하고 미래 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1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웰패션이 올해 1분기 매출 감소세를 기록하며 수익성 악화에 직면했다.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감소한 건 2016년 이후 8년만이다. 특히 주력사업인 패션사업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언더웨어 위주의 포트폴리오와 내수 시장으로 국한된 사업구조를 전면 개편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투자 중심 기조는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 3월 인수한 글로벌 브랜드 슈퍼드라이 론칭이 내년 F/W시즌으로 계획되어 있는데다 오프라인 채널 확장을 위해 론칭한 FIFA1904, BBC earth 등 브랜드의 시장 안착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몇 년간 신사업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한 만큼 향후 증가할 재무부담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 사상 첫 ‘오프라인 매장’ 출점, 원가절감에도 ‘영업비용’ 증가

코웰패션의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2809억원으로 전년동기 2812억원 대비 0.1% 감소했다. 다만 영업이익 감소폭은 컸다. 같은기간 275억원에서 209억원으로 24.0%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9.8%에서 7.4%로 2.4%포인트 하락했다. 매출은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주력사업인 패션사업만 놓고 보면 더 두드러진다. 올 1분기 패션사업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994억원, 152억원이었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1.7%, 17.8%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18.3%에서 15.3%로 3%포인트 하락했다. 패션사업부가 올 1분기 수익성 악화를 주도한 셈이다.


패션사업 수익성이 악화한 배경에는 신사업 투자가 있다. 코웰패션은 올 1분기 언더웨어, 레포츠·패션, 잡화, 화장품 등 제품 및 상품 매출원가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2022년 1분기 제품 및 상품 매출원가는 329억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엔 280억원으로 49억원(14.8%) 감소했다.

원가절감을 통해 아낀 비용은 판매비 및 관리비로 들어갔다. 지난해 1분기 173억원이었던 판관비는 1년 만에 210억원으로 21.4%(37억원)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광고선전비와 지급임차료 증가가 두드러졌다.

코웰패션 사업구조상 광고선전비와 지급임차료는 낮게 나오는 게 일반적이다. 글로벌 브랜드로부터 라이선스를 가져와 상품을 제작하고 홈쇼핑 등 채널을 통해 판매하다 보니 광고비가 크게 필요 없었다. 하지만 최근 FIFA1904와 BBC earth를 잇따라 론칭하면서 홍보 필요성이 커졌다.

게다가 신규 브랜드 론칭은 지급임차료 증가로 이어졌다. 코웰패션은 오프라인 채널 확장을 위한 신사업의 일환으로 FIFA1904 등 브랜드를 론칭했다. 오프라인 매장을 출점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디스커버리, MLB 등과 같이 비패션 브랜드의 라이선스를 사와 오프라인 브랜드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인천공항 등 면세점과 국내 대형 백화점, 아울렛, 가두점 등 정통 오프라인 채널에 입점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FIFA1904는 총 40개점, BBC earth는 총 20개점으로 매장을 확장할 방침이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슈퍼드라이에 대한 투자도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코웰패션은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영국 캐주얼 브랜드 슈퍼드라이 아시아·태평양 IP를 5000만달러(약 660억원)에 인수하고 내년 F/W시즌 국내 및 해외 동시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슈퍼드라이 또한 매장수를 단기 200개, 중기 500개 이상으로 확장할 계획인 만큼 오랜 기간 동안 대규모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영업이익률 하락 불구 배당 확대, 재무부담 증대 우려

코웰패션이 신규 브랜드에 대규모 투자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배당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는 점은 또다른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근 성장 정체 및 수익성 악화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중간·결산 배당은 빠뜨리지 않고 실시 중이다.

코웰패션은 지난 7일 올해 6월 30일을 기준으로 보통주 1주당 60원의 분기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시가배당률은 1.3%이며 배당금총액은 50억원에 이른다. 올 1분기 순이익 102억원 비교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 373억원과 비교해도 작지 않은 규모다.

높은 배당성향은 2019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코웰패션은 2018년까지는 결산배당만 실시해왔지만 정관 변경을 통해 2019년부터 분기배당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고 배당성향을 적극적으로 확대해왔다.


2018년 총 36억원 수준이었던 배당금 총액은 이듬해인 2019년 88억원으로 2.4배 증가했고 2020년 103억원, 2021년 111억원으로 뛰었다. 지난해에는 중간배당 포함 총 162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당기순이익은 0.5% 감소했지만 배당금은 45.9% 증가했다.

코웰패션은 적극적인 주주친화정책이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최대주주 특혜' 지적도 나온다. 최근 몇 년간 배당성향을 가파르게 높인 건 지분율이 높은 최대주주를 챙겨주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중간배당 정관 변경이 있었던 2019년 이 회장 지분율은 13.72%에서 21.4%로 상승했다. 공교롭게도 콜옵션 행사를 통해 이 회장 지분이 늘어난 시점과 배당성향 상향 시점이 겹쳤다. 이 회장 자산 증식을 위해 배당을 늘렸다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지금까지는 코웰패션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여 별다른 문제로 인식되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높은 배당성향이 유지될 경우 재무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슈퍼드라이를 비롯해 FIFA1904, BBC earth 등 신규 브랜드 론칭으로 인한 비용 증가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현시점에서 재무상태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코웰패션은 재무구조에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말 단기, 장기차입금이 각각 200억원(38.5%), 100억원(8.3%) 증가하는 등 부채가 늘었지만 부채비율을 132.8%에서 115.1%로 개선하는 등 안정적인 재무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코웰패션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FIFA1904, BBC earth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하고 있고 슈퍼드라이 내년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는 비용이 많이 투입되는 해로 모두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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