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7월 13일 07:5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 CGV의 유상증자를 두고 주주와 신용평가사가 극명한 온도 차를 보인다. 수익성(돈을 벌 능력)을 주된 척도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주주들은 냉랭한 반응이다. 증자 발표 전 1만4000원대였던 주가는 1만원선을 내줬다. 원리금 상환 능력을 중심으로 기업을 바라보는 신평사는 자본 확충에 따른 재무안정성 개선에 후한 점수를 줬다. 신용도에 긍정적 요소로 평가하는 분위기다.자금 사용 목적을 보면 이번 증자는 주주들에게 환영받기 어려운 구석이 있다. 모집금액(예정발행가 기준 5700억원) 중 절반 이상을 채무상환자금(3800억원)으로 쓴다. 주주가 납입한 돈으로 빚을 갚는게 못마땅한 주주들도 있다.
더구나 최대주주인 CJ가 구주주 배정분(2488억원) 중 일부(600억원)만 청약하기로 했다. 별개로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을 현물출자(4500억원 규모)하더라도 대주주가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데에 주주들의 시선이 고울 리 없다.
그런데도 CJ CGV는 주주 배정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택했다. 최정필 CJ CGV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대규모 자본 확충이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했다. 신평사들이 CJ CGV를 달리 보기 시작한 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달 CJ CGV의 회사채 신용등급 전망이 달라졌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A-, 부정적'이었던 등급 전망을 'A-,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국내외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고, 그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이 가시화할 가능성 등을 반영했다. 향후 유상증자(현물출자 포함)가 완료되고 실적 회복이 일정 수준 가시화하면 이를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다.
최 CFO는 이번 증자를 신용등급 상향 촉매로 만들 심산이다. CJ CGV가 보다 유리한 조달 조건으로 차환하기 위해선 신용도 상승이 필수다. 차입금 상환과 차환을 병행해 이자비용과 조달비용 줄이는 선순환 효과를 구상하고 있다.
최 CFO가 설정한 신용등급 목표는 A0다. 자본 확충 이후 신용등급 전망이 A-, 긍정적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주들의 성에 안 찼던 CJ의 현물출자는 신용도 평가에서는 가산점 요인이다. 대주주의 계열 지원의지를 명확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CJ CGV는 코로나 기간 주주들을 상대로 세 차례 자금 조달(유상증자 2209억원, 전환사채 7000억원)을 진행했다. 주주들의 턴어라운드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100%를 초과했던 청약 열기는 점차 식었다. 지난해 7월 공모 CB를 발행할 때는 실권금액(3689억원)을 주관사가 떠안았다.
최 CFO는 증자 효과를 자신했기에 주주들에게 질책을 들을 각오를 하고 이번 조달 구조를 짰다. 주식 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하는 방안은 신속한 실적 달성이라는 것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CJ CGV는 올 2분기 흑자 전환을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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