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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회장의 '십년지계' [thebell note]

정명섭 기자공개 2023-07-19 07:10:30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8일 0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5년 전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별세로 만 40세에 총수 자리를 물려받은 구광모 회장. LG가 4세 경영이 막을 올렸지만 기대보다 우려하는 시선이 더 많았다. 재계 서열 4위 그룹을 이끌기에는 너무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당시 그룹 임직원 수는 26만명에 달했다. 23년간 LG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선대회장의 그늘도 짙었다.

5년 후인 현재 그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우선 그 많던 물음표는 사라졌다. 숫자로 드러난 성과 덕분이다. LG그룹 핵심 계열사 7곳의 매출은 2019년 138조원에서 작년에 190조원으로 37%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조6000억원에서 8조2200억원으로 77.4% 뛰었다. 회장 취임 후 코로나19 사태와 글로벌 긴축 기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공급망 문제 등 대외 악재가 산적했던 점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성과다.

이는 전자와 통신, 화학 등 기존 주력사업이 끌고 수년간 투자한 이차전지와 자동자 전장, OLED 사업이 민 결과다. LG전자 휴대폰, LG화학 편광판 등 부진 사업 정리로 확보한 여력을 성장 사업에 투자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도 주효했다. 특히 휴대폰 사업 철수는 구 회장의 과감한 결단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지난 5년의 성장을 모두 구 회장의 공으로 돌리기에는 어딘가 어색하다. 새 성장동력이 된 이차전지와 전장 사업은 선대회장의 성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1992년에 연구를 시작한 이차전지는 흑자를 내기까지 30년이 걸렸다. 선대회장의 선구안과 집념이 없었다면 진작에 정리됐을 사업이다. 2003년에 시작한 전장 사업도 작년이 되어서야 첫 흑자를 기록했다. 구 회장은 '전기차 시대'를 타고 났고 선대회장이 뿌린 씨앗을 잘 수확했다.

구 회장에 대한 본격적인 평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는 지난 3월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향후 5년간 인공지능과 바이오, 클린테크 사업에 54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10년 후의 그룹을 책임질 수 있는 신사업으로 구 회장이 직접 낙점했다.

기존 사업들이 역대 회장들의 업적이라면 이번 신사업은 오롯이 구 회장의 몫인 만큼 책임이 막중하다. 그는 작년부터 AI 연구 허브인 LG AI연구원과 바이오 분야 R&D기지인 충북 오송 LG화학 생명과학본부를 차례로 방문하는 등 신사업 챙기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구 회장이 그린 그룹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10년 후 LG의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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