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7월 18일 13:5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은 내부회계관리제도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그룹 내 계열사가 한 몸처럼 움직인다. 관련 제도를 위한 협의체를 구축하고 있고 롯데지주가 주관한다. 주요 계열사의 경우 전담 조직을 완비한 가운데 총괄을 재무와 법무라인의 전문가에게 맡기는 부분 역시 롯데그룹의 특징 중 하나다.

◇상장사 중심 '내부회계관리제도 전담 조직 협의체' 운영

롯데그룹은 지난 2017년 10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당시 롯데그룹은 롯데제과·롯데푸드(현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음료, 롯데쇼핑의 분할합병을 통해 지주사 롯데지주를 설립했다. 사업과 투자 부문 간 리스크를 분리해 경영의 효율성을 강화하는 게 핵심이었다. 롯데지주는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13%)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41.7%의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다.

롯데지주가 중심이 된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91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중 상장사는 10곳이며 세부적으로는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롯데웰푸드, 롯데케미칼 등이 있다. 롯데지주의 경우 비상장사를 포함해 20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이러한 롯데그룹 계열사 중 상장사들의 경우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내부회계관리제도에 필요한 전담 조직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과 동법 시행령 제9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관련제도를 운영하지 않는 롯데리츠를 제외할 경우 사실상 상장사 100%가 전담조직을 구축하고 있다는 게 재계 평가다.

롯데지주의 경우 박은재 준법경영실장 부사장이 내부회계관리자를 맡아 총괄하는 구조다. 아울러 이성현 법무팀장 상무가 내부통제팀장도 책임지고 있으며 김민아 재무3팀장 상무가 회계처리부서와 자금운영부서를 지휘하고 있다.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평가와 감사위원회 업무 지원을 총괄하는 조직인 내부통제팀의 경우 감사위원회 직속 조직이기도 하다. 이에 리스크 분석과 내부통제 운영 현황 평가, 내부회계관리규정 관리 등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롯데그룹은 상장사를 중심으로 전담 조직을 구축한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계열사 간의 의견을 공유하는 협의체도 구성하고 있다. 내부회계관리제도 전담 조직 협의체(이하 협의체)는 지난 2019년부터 운영되고 있으며 그룹 내 상장사 모두가 참여하고 있다.

협의체는 실무자 간의 업무 교류회 성격을 지니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각사의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 현황을 공유하는 동시에 벤치마킹 등을 통한 시너지 제고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특정 계열사에 새로운 업무 절차가 생겨 내부통제 보완이 필요한 경우 이를 협의체에서 공유하면 선제적으로 개선 경험이 있는 계열사가 시행 중인 내부통제 방안을 공유한다. 보안 등을 진행하는 계열사는 이를 향후 개선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상향 평준화가 진행되는 구조다.

아울러 그룹 수준의 내부통제 수행 방안인 그룹 행동강령 교육, 그룹 신문고 운영, 그룹 연결결산시스템 전산통제 등에 대한 계열사의 의견을 취합해 반영하는 활동도 진행된다. 관련 협의체는 롯데지주에서 주관하며 이 상무가 담당하는 내부통제팀 소관이다. 분기별 1회씩 정기적으로 진행된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협의체는 롯데그룹 소속 상장사 전체가 참여하는 형태"라며 "그룹 전체의 의사결정 기구의 성격보다는 내부회계관리를 지원하는 역할에 집중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외감법 대응 등 '법무·재무' 전문가 활용

롯데그룹은 내부회계관리제도를 총괄하는 자리에 법무와 재무라인의 수장을 골고루 중용한다. 관련 제도가 외감법에 속하는 동시에 법으로 정해진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하는 만큼 재무적인 부분과 더불어 법무 부문의 전문성이 강조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칠성음료, 롯데웰푸드, 롯데케미칼은 법무 파트의 수장들이 내부회계관리자를 맡고 있다. 회사별로 명칭의 차이는 있지만 큰 맥락에서는 준법경영실장(지주사 기준)이 내부회계 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롯데지주의 경우 박 부사장이 맡고 있으며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케미칼은 이종곤 상무보와 김현옥 전무가 책임지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류학희 컴플라이언스부문장 상무보가 맡고 있지만 그가 옛 롯데푸드에서 재경부문장을 맡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는 재무와 법무 부문의 전문성을 모두 갖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재무라인의 수장이 내부회계관리자를 맡고 있는 계열사는 롯데쇼핑과 롯데렌탈, 롯데정밀화학, 롯데정보통신, 롯데하이마트 등이다. 특히 롯데쇼핑은 그룹 내부에서뿐만 아니라 재계 전체에서도 내부회계 부문에 재무 전문가를 많이 배치한 기업으로 꼽힌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재무혁신본부 소속 장호주 부사장과 최영준 상무를 필두로 마트, 슈퍼, EC 등 사업부별 실무자가 포진해 있다.

재계 관계자는 "내부회계관리제도의 경우 외감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의 자체적인 규정 수립과 운영이 중요하다"며 "재무와 회계 등의 전문성도 필요하지만 법 개정 등에 따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법무적인 검토 등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