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사 미국사업 삼(三)층분석]노른자 된 북미사업, LG전자 가전·신사업 투자 가속③테네시 공장 증설 효과 본격화, 전장 강화 집중…세이프가드 해제 등 낭보도
이민우 기자공개 2023-07-25 11:40:26
[편집자주]
미국은 글로벌 테크 산업을 좌우하는 중요 국가 중 하나다. 미국 시장의 중요성은 최근 신재생에너지 등 신산업과 첨단 기술 투자 집중으로 한번 더 강조되는 모양새다. 국내 테크 기업도 대응해 미주 사업 점검과 확대에 나섰다.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한국 기업의 면면을 사업 배경과 투자 현황, 미래 경쟁력 3가지 키워드로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1일 0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팬데믹 이후 LG전자의 북미 사업이 탄력을 받으며 빠르게 실적 규모를 늘리고 있다. 가정용 가전과 전장 수요의 힘을 등에 업은 것으로 판단된다. 앞서 LG전자는 2021년 테네시 세탁기 공장에 대한 선제 투자로 미리 대응력을 확보했던 바 있다. 이제는 전기차 부품 등 전장 사업 중심의 투자를 이어가며 경쟁력을 확대 중이다.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 중인 LG전자는 올해 북미 사업에서 유연함을 더할 기회까지 얻었다. 미국 기업 측에서 제기했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가 WTO 판결에 따라 해제됐다. 세이프가드 해제는 비록 세탁기를 대상으로 했지만, 업계는 이번 결과로 LG전자에서 더 폭넓은 시각에서 대미국, 북미 전략을 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실적 재도약 북미사업, 가정용 가전·전장수요 효과 톡톡
1982년 헌츠빌 생산공장을 시작으로 본격화된 LG전자의 미국 등 북미 사업은 어느덧 전체 매출 상당수를 책임지는 위치로 부상했다. 지난해 LG전자의 북미 지역 매출 실적은 19조7000억원 상당이다. 이는 해외 사업 지역 중 1위이며 전체에서도 국내 매출의 뒤를 이은 2위에 해당한다.
눈여겨볼 점은 북미 매출의 성장세다. 2018년 전체의 25%를 차지한 북미 매출은 이듬해 20%로 줄었다. 매출 감소와 더불어 유럽, 아시아 지역 수익 규모 증가에 따른 결과다. 하지만 미국 매출은 2020년부터 다시 반등했다. 2020년 12조원, 2021년 17조원으로 지난해 포함 3년간 가파르게 우상향했다.
LG전자 북미 사업의 재도약 이유는 크게 2가지로 꼽힌다. 첫번째는 팬데믹 이후 성장한 미국 가정용 가전 수요다. 거리두기와 접촉자 격리 등을 겪으며 가정용 가전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졌다. 더불어 최근 회복세인 미국 건설시장 영향도 가미됐다. 신규 주택 수요가 발생하면서 이에 비례한 가정용 가전 판매도 확대되는 추세다.
두 번째 요인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미국 3대 완성차에서 파생된 전장 수요다. LG전자는 산하에 LG이노텍 등 다수 전장 관련 기업을 보유했으며 고객사 상당수를 북미에 뒀다. LG전자 북미 전장사업의 성장은 전기차 전장 기업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 미국법인의 매출 증가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2021년 206억원 정도였던 매출이 지난해 833억원까지 대폭 증가했다.
◇테네시 세탁기 공장 선제 투자,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에 1200억원 투입
LG전자는 미국에서 증가하는 가전 수요에 대응해 일찌감치 공장 증설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 2021년부터 300억원 이상 자금을 들여 테네시주 공장 생산능력을 늘렸다. LG전자 테네시주 공장은 세탁기, 건조기를 생산한다. 지난해 중순 증설 공사가 대부분 마무리됐으며 건조기 라인 증설도 완료됐다. 올해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해 북미 지역 수요 대응에 나서고 있다.
선행 투자를 완료한 가전 사업의 뒤를 이을 선택지는 전장이다.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이 미국 시장과 가까운 멕시코에 신규 전기차 부품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다. 완공은 올해 안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신규 공장 부지 위치인 멕시코 라모스 아리즈페는 GM의 전기차 생산기지가 있는 곳이다.
지난 6월 기준 북미 법인을 대상으로 한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의 채무보증총잔액은 9000만달러, 약 1400억원에 이른다. 통상 채무보증은 실제 채무 금액 대비 10~20% 높게 잡힌다. 이를 고려하면 현재까지의 투자금액은 약 7000~8000만달러, 1200억원 내외로 추산된다. 당초 예상됐던 투자 규모가 1억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추가 투자가 집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4월 매듭지어진 세이프가드 해제, 미국 사업 유연성 더할까
LG전자의 미국사업은 최근 들어 지속적인 순풍을 받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요소는 지난 4월부로 매듭지어진 수입 세탁기 세이프가드 해제 조치다. 세이프가드는 수입 규제 중 하나다. 특정 제품군의 해외 수입이 증가로 자국 기업 운영에 악영향을 예상하는 경우 수입 제한을 가한다. LG전자는 지난 2017년 삼성전자 등과 함께 미국 기업 월풀에서 제기한 수입 세탁기 세이프가드 영향권에 있었다.
다만 LG전자는 2018년 말부터 미국에서 세탁기를 직접 생산했다. 따라서 세이프가드로 받은 영향은 크지 않았고 이번 해제로 인한 이득도 가시적이지 않다. 대신 국내 전자 업계는 세이프가드 해제 조치의 파급 효과에 주목한다.
이번 해제 조치는 WTO 판결 승소에서 비롯됐다. 때문에 LG전자와 경쟁할 미국 기업은 추후 세이프가드 신청에 신중해질 확률이 높다. 이는 가전 외 LG전자 다른 사업부문에도 적용될 수 있는 만큼 대미국 전략을 유연하게 만들 수 있다.
국내 전자 업계 한 관계자는 “WTO 판정으로 세이프가드가 해제돼 현재 국내기업에서 높은경쟁력을 가진 분야를 미국 기업이 무역장벽으로 제동을 걸긴 어려워졌다”며 “바이 아메리칸으로 미국 내 직접생산 빈도가 높아지는 상황이지만, 현지 생산 외 수출로 고객사의 요구 수주 규모에 적극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이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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