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유통사 가업승계 점검]보해양조 임지선 대표, '젊은 감각' 주류 강화 '사활'②지난해 수익성 크게 저하, 올해 단기차입 한도 늘려 과실주 강화 '수출 확대'
변세영 기자공개 2023-07-24 07:33:44
[편집자주]
정부가 올해부터 가업승계 규제 문턱을 대폭 완화하면서 중소 유통사들의 승계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쏠린다. 연매출 5000억원 이하 기업을 대상으로 최대주주 주식할증(20%)이 제외되고 가업승계 과세특례 적용 한도도 최대 600억원으로 확대되는 등 세금 부담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가업승계가 임박한 유통기업들의 현재 경영상황과 이슈를 진단하고 향후 진행될 지배력 이동 시나리오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1일 14: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임지선 대표가 이끄는 전라도 향토 주류기업 보해양조가 변신에 나선다. 지역소주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과실주 등 라인업을 강화하고 2030 소비자를 공략하는 이색 주류상품을 개발하는 등 올드함을 벗고 실적개선을 도모하고 있다.1952년 출범한 보해양조는 광주·전라도를 중심의 향토 주류기업이다. 대표이사인 임지선 부사장은 임성우 창해에탄올 회장의 1남 2녀 중 장녀이자 고(故) 임광행 보해양조 창업주의 손녀로 오너 3세다.
◇영업이익 들쑥날쑥, 소주·기타 과실주 투트랙 전국단위 소비자 공략
보해양조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220억원, 영업이익 4억68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8.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 감소했다.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매출액은 2018년 820억원에서 2019년 760억원으로 크게 하락한 뒤 매년 반등하고 있다. 2021년 매출액은 837억원, 지난해에는 908억원을 올렸다.
수익성은 다소 들쑥날쑥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2018년 영업손실 109억원, 2019년 153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가 컸지만 2020년을 기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이익은 2020년 17억원, 2021년 10억원을 올렸다. 다만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94% 감소해 간신히 적자를 면했다.
보해양조는 전남 향토소주인 잎새주의 지역 충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전국단위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매취순이나 복분자주 등 과실주를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상하며 주류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등이 전국에서 소주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만큼 지역 소주만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실주는 매취순을 필두로 복분자주 등을 안착시키며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임 부사장은 2013년 보해양조에 입사하고 2015년 대표이사에 올라 주류사업을 이끌고 있다. 조영석 대표(사장)와 각자대표 체제다. 조 대표는 1960년생, 임 부사장은 1985년생으로 두 사람은 나이가 25살 차이다. 연륜이 풍부한 조 대표가 중심을 잡고 젊은 감각의 임 부사장이 혁신적인 도전을 이끌며 지속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임 부사장이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보해양조는 기존에 없던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았다. 화이트와인 베이스에 소다 풍미를 가미한 부라더소다와 와인증류원액을 블랜딩한 연남연가, 위스키와 매실원주 기반의 매실하이볼 등 MZ세대가 좋아할 만한 상품을 꾸준히 출시했다. 지난해에는 디저트카페 설빙과 콜라보를 통해 흑임자 막걸리를 선보이며 호평을 얻었다.
◇단기차입 한도 100억원 증액, 과실주 강화차원 선제적 조치
최근 보해양조는 금융회사 단기차입금 한도를 100억원 늘렸다. 이는 원할 때 돈을 인출해 쓸 수 있는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늘리는 것과 비슷하다. 기존에 보해양조는 금융회사 단기차입 한도가 303억원이었는데 이번 기회로 403억원 한도 내에서 차입(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보해양조의 차입금의존도는 25.9%, 부채비율은 78.8%로 건전성이 양호하다는 점에서 추가 차입에 대한 부담도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차입금 한도를 늘린 데는 복분자주 생산량을 늘리고자 한 목적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보해양조는 매년 농가로부터 복분자 원료를 수급하기 위해 금융권 대출을 활용해왔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복분자를 구매하고자 대출을 늘렸다는 설명이다. 효자로 등극한 과실주 라인업을 강화해 주류사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향토기업인 만큼 광주와 목포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등 지역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고 이와 함께 전 세계 20여 개 국가에 수출하는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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