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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코퍼레이션은 지금]우크라이나 재건 소식에 주목받는 이유는①2010년 전철 공급 이력...전쟁 탓 중단된 고속철 사업 재개 가능성

정명섭 기자공개 2023-07-25 07:32:49

[편집자주]

현대코퍼레이션의 주가 흐름이 심상치 않다. 최근 3년 새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사업계는 생존을 위해 사업 다각화라는 '변화'를 모색하면서 주력 사업이 모호해졌다. 오랜 기간 증시 랠리에서 소외된 이유다. 이를 고려하면 현대코퍼레이션에 대한 투심 회복은 주목할만하다. 이에 더벨은 현대코퍼레이션의 현 상황과 미래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1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참석을 위해 떠난 유럽 순방에서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재건을 약속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큰 주목을 받은 기업이 있다. 바로 현대코퍼레이션이다. 2010년 우크라이나와 고속전동차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2020년에도 20조원 규모의 고속철 수주를 위해 현지 정부 관계자와 협력 방안을 논의한 전례가 있어서다. 실제로 최근 양측은 철도 인프라 재건을 위한 물밑 협상을 진행해 프로젝트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 2010년 전철 공급으로 인연...고속철 수주 논의 러·우 전쟁으로 중단

지난 16일, 쉬쿠라코프 바실리 우크라이나 인프라부 제1차관이 서울 종로구 소재 현대코퍼레이션 본사를 찾았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위한 협력 논의를 위해서다. 현대코퍼레이션에선 영업부문장인 남근호 부사장이 차관 일행을 맞이했다.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정부의 재건 사업 중 고속철 사업 등에 대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가 현대코퍼레이션에 철도 인프라 재건 부문에서 협력을 직접 요청한 건 수주 이력 덕분이다. 2010년 우크라이나 철도청의 철도 차량 현대화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이 첫 인연이다.

당시 현대코퍼레이션은 현대로템의 고속전동차 90량을 공급하는 계약을 따냈다. 수주는 3500억원 규모였다. 이는 오너 경영인인 정몽혁 회장(사진)이 직접 진두지휘하며 공을 들인 사업으로 잘 알려졌다. 정 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다섯째 동생인 고 정신영씨의 외아들이다.

철도 차량 프로젝트는 주로 교통부나 철도청 같은 해외 정부기관을 상대로 하는 B2G 사업이다. 자금조달과 사업 범위에 따라 사업 기간이 몇 년씩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발주처의 요구 사항에 맞춰 차량 사양을 맞춤화해야 하기 때문에 발주처와 제조사 사이에서 의견 조율도 매우 중요하다.

당시 우크라이나는 현대코퍼레이션의 프로젝트 관리 능력을 높이 샀다. 이는 45량 추가 공급과 1150억원 규모의 고속전동차 장기 유지보수 계약으로 이어졌다. 현대코퍼레이션은 2020년에 총사업비 20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고속철도 인프라 사업 수주에도 도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키이우와 하리코프, 도네츠크 등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고속철도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에 나선 시기다.

당시에도 우크라이나 인프라부는 현대코퍼레이션과 접촉해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현대로템과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가 공동으로 수주하는 방안이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작년 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발발하면서 관련 논의가 중단됐다.

우크라이나 재건 소식에 현대코퍼레이션이 언급된 건 이 때문이다. 고속철 사업이 재개되면 1순위 사업 파트너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깔려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 지사를 둔 한국 기업은 현대코퍼레이션과 포스코인터내셔널 정도다.



◇ '범현대가' 우크라 공동 진출 역할 기대

현대코퍼레이션은 향후 범현대가의 우크라이나 진출을 돕는 역할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2016년 계열 분리 이전에 범현대그룹 매출 의존도가 60% 안팎이었고 지금도 이를 유지하고 있다. 여전히 범현대가의 상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바실리 차관이 방한했을 당시 HD현대건설기계 울산캠퍼스와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도 방문했는데 현대코퍼레이션이 중간에 다리를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코퍼레이션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벌어진 후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 주변국과의 거래 물량을 확대해왔다. 국제 사회의 러시아 경제 제재로 러시아산 제품 수입이 금지되면서 대체품을 찾으려는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전쟁이 끝나면 바로 재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관련 네트워크를 확대하려는 목적도 있다. 지난해 5월 이탈리아에 무역 법인을 설립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은 국가와 국가 간의 사업이기 때문에 일단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인프라 재건 사업에서 기회 요인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고, 철도와 기자재 등 회사가 취급 중인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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