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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인사 풍향계]부회장 2인 체제 유지한 구광모 회장의 의중은⑥1978년생으로 경영활동 여전히 왕성…권한·책임 분산 필요성 못느껴

정명섭 기자공개 2024-11-25 08:32:08

[편집자주]

LG그룹의 2024년은 녹록지 않았다. 화학(배터리 포함)과 디스플레이 사업의 실적 부진으로 그룹의 수익성이 2년 연속 저하했다. 동시에 배터리 설비 투자와 중소형 OLED 관련 투자 등으로 재무부담은 커졌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에 따른 정책적 불확실성이라는 변수에도 대응해야 한다. 더벨은 LG그룹의 올해 말 인사를 조망하고 2025년을 이끌어갈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2일 12: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 인사 시즌에 관심이 집중되는 건 부회장 승진 여부다. 구광모 회장 체제 이후 부회장 수가 줄어들기만 했던 터라 이전과 같은 규모로 채워질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실제 구 회장이 취임한 2018년만 해도 부회장은 총 6명이었으나 회장 취임 6년차인 현재 2명으로 확 줄었다. 하현회·조성진·박진수·한상범·차석용·권영수 부회장이 용퇴한 사이에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영입됐고 권봉석 부회장이 승진했다.

신 부회장은 구 회장이 취임 이후 영입한 첫 외부 인재로, LG그룹에 부회장 신분으로 합류했다. 구 회장이 그룹을 이끈 이후 부회장 승진 인사를 낸 건 권 부회장이 유일한 셈이다. 권 부회장은 LG전자 사장이던 2021년 말 부회장 승진과 동시에 ㈜LG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이동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 인사에서도 부회장 승진자를 볼 수 없었다. LG전자 최대 실적을 주도한 조주완 사장과 LG이노텍 영업이익 1조원, LG디스플레이 적자 축소 성과를 낸 정철동 사장이 하마평에 올랐으나 다음 인사를 기약하게 됐다.

재계 안팎의 취재를 종합하면 젊은 총수인 구 회장은 부회장단 확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1978년생(46세)인 구 회장은 그룹 4대 회장에 취임할 당시 40세였고 아직도 주요 그룹 회장 중에서 가장 나이가 적다. 이에 대체로 형식이나 격식을 차리기보다 본질을 중요시하는 실용주의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사내에서 회장이 아닌 대표로 불러달라고 하거나 임원 회의를 토론 방식으로 바꾼 게 대표적이다. 순혈주의를 우선하던 그룹 인사정책을 과감하게 바꿔 외부 인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도록 했다.

사업 현장을 방문할 땐 직원들이 의전을 준비하는 데 힘을 쏟지 않게 하려고 꼭 필요한 임원만 대동하고 다닌다고 한다. 일례로 2020년 구 회장이 서울 강서 LG전자 베스트숍과 서울 강남역 인근 LG유플러스의 복합문화공간을 방문할 당시 매장 직원과 고객들이 구 회장이 다녀간 사실을 몰랐을 정도로 조용하게 현장을 살펴보고 자리를 떴다고 한다. 대외에 알려지지 않은 계열사 현장 방문이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다는 후문이다.

왕성한 경영활동을 한다는 건 구 회장의 역할과 책임을 분담해 줄 부회장급 인물을 최소화해도 문제될 게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는 LG그룹 내부에서 부회장 하마평이 돌 때 "젊은 구 회장이 직접 챙길 수 있는데 부회장을 늘려 권한을 분산하겠느냐"는 회의론적 시각의 토대가 됐다.

재계 관계자는 "연륜이 찬 그룹 총수들은 본인이 모든 걸 해낼 수 없기에 권력과 핵심 역할을 부회장단에 분산하는 경우가 많은데 구 회장은 전혀 버거워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 회장의 인사 기조가 '젊은 리더십 발탁'에 쏠려있는 점도 향후 부회장단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로 거론된다. LG그룹은 2022년 정기인사에서 114명의 신임 상무를 발탁했는데 이중 1970년 이후 출생이 92%에 달했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가 권 전 부회장에서 김동명 사장으로 바뀌었는데 CEO 연령이 12세나 낮아졌다. 당시 1950년대생 임원 전원이 회사를 떠나고 1960년대 중반~1970년대 초반 임원진이 전면에 나섰다.

올해 그룹 정기 인사에서도 신규 임원으로 40대 직원들이 다수 선임돼 눈길을 끌었다. 이문태 LG AI연구원 어드밴스드 ML 랩장(수석연구위원)과 이진식 엑사원 랩장(수석연구위원), 조현철 LG유플러스 상무 등이 1980년대생 신규 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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