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밸류업 점검]LG엔솔 없이도 '2030년 매출 50조' 자신감①신학철 체제 사업재편 성과 가시화…배당성향 30% 회복 여부 주목
정명섭 기자공개 2024-11-25 08:33:30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고 있다. LG화학이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2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 화학 계열사인 LG화학을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은 지난 몇 년간 녹록지 않았다. 글로벌 경기침체, 중국 경쟁사의 설비 신·증설로 인한 공급과잉 등으로 '캐시카우'였던 석유화학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작년부터는 배터리 소재(양극재 등) 마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실적이 떨어졌다.그럼에도 대표이사인 신학철 부회장은 올해 정기인사에서 자리를 지켰다. 2019년 LG화학 CEO에 선임된 이후 3연임이다. 사업재편 성과가 실적 부진을 상쇄했다는 평가다.
LG화학은 신 부회장 부임 이후 친환경 소재, 전지 소재, 신약 등 3대 신성장동력을 집중 육성하면서 석유화학 매출 의존도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22일 발표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에도 3대 신사업 성공에 대한 확신이 엿보인다. 2030년에 전체 매출의 절반을 신사업만으로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약속의 '2030년' 3대 신사업 비중 50%로...ROE 10% 달성은 2028년부터
LG화학이 이날 공시한 2030년 주요 경영 목표는 '매출 50조원', '3대 신성장동력 사업 매출 비중 50%까지 상향' 등이다.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실적을 제외한 숫자다.
2023년 LG화학 매출에서 LG에너지솔루션 실적을 제외한 매출은 26조6000억원이다. 2030년까지 이를 50조원까지 끌어올리려면 매년 9.4%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해야 한다. 지난해 LG화학의 3대 신사업 매출 비중이 23%인 점을 고려하면 '2030년 50%'라는 수치도 꽤 공격적인 목표로 평가된다.
자신감의 근간에는 그간의 사업전환 성과가 있다. 10년 전인 2014년만 해도 LG화학의 석유화학 매출 비중은 75%에 달했으나 2023년 32.2%로 확 줄었다. 그 사이 배터리와 첨단소재 매출 비중이 크게 늘었고 생명과학, 팜한농 등이 사업 포트폴리오에 추가됐다. 사업을 다각화한 덕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3000억원에서 2조5000억원으로 늘었다.
LG화학은 목표 달성을 위한 사업본부별 계획을 제시했다. 석유화학사업본부는 고부가제품 위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폐플라스틱 재활용, 바이오 소재 등 친환경 소재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 양극재 사업을 맡고 있는 첨단소재사업본부는 니켈 함량 95% 이상의 하이니켈 양극재 개발 외에 고전압 미드니켈, 리튬인산철, 망간 리치 양극재 개발 등을 주요 과제로 언급했다. LG에너지솔루션 외 고객사 확보는 마케팅 과제로 떠올랐다.
신약 개발을 맡고 있는 생명과학사업본부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항암 신약 사업을 집중 육성하는 안을 내세웠다. LG화학은 지난 7월 희귀비만증 신약물질 기술수출(선급금 규모 약 1300억원)에 성공했는데 이같은 '라이선스 아웃' 사례를 더 만들어내겠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3대 사업에 집중 투자해 2028년부터 자기자본이익률(ROE)을 10%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의 지난 10년간 평균 ROE는 8.2%로 준수한 편이었다. 같은 기간 KOSPI 10년 평균 ROE가 7%다.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2021년 ROE는 18.5%에 달했다. 그러나 2022년부터 실적이 꺾이면서 그해 ROE가 6.9%로 떨어졌고 작년에는 4.2%를 기록했다.
◇배당성향 30% 회복, 신사업 성과에 달려
신사업 성과는 향후 배당성향 상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LG화학은 지난 10년간 연결 당기순이익 대비 평균 30% 이상의 배당을 실시해왔다. 2020년에는 LG에너지솔루션 분사를 계기로 주당배당금의 최소선(보통주 1주당 최소 1만원 이상)을 설정했다. 당시 LG화학이 성장사업이던 배터리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탓에 주주들의 비난을 샀고, 회사는 주주환원 차원에서 배당확대 카드를 꺼내야만 했다.
그러나 실적 둔화와 미래 투자를 위한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이 겹친 2023년에는 배당성향이 20.5%로 하향 조정됐다. 이는 지난 10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당 최소 배당금도 없어졌다. 이번 밸류업 공시에서도 구체적으로 어느 시기에 배당성향을 상향할지는 언급되지 않았다.
LG화학 측은 "투자에 대한 회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게 될 때 배당성향 상향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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