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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그룹은 지금]'리보세라닙 美 상업화·그룹 확장' 함께 이끌 키맨은⑤김동건 사장, 미국법인장 파견…HLB는 진양곤·백윤기 각자대표

차지현 기자공개 2023-07-27 10:35:37

[편집자주]

에이치엘비가 종합 바이오사로 탈바꿈을 예고했다. 한국거래소 업종 변경을 마친 데 이어 물적분할로 기존 선박 사업 부문도 떼어냈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바이오 사업을 위한 기반도 다졌다. 정체성 재정립의 마지막 퍼즐은 '리보세라닙'이다. 10여 년에 걸친 노력 끝에 올해 간암 치료제로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에이치엘비는 진정한 바이오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변화 행보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5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치엘비가 그룹 전반의 사업 관리와 자금 운용을 맡았던 재무통을 새 수장으로 낙점했다. 항암신약 '리보세라닙' 이후 추가 성장동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미래먹거리 발굴 등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 전문인으로 꼽혔던 기존 대표는 미국 현지로 특별 파견했다. 사장급 임원이 미국 현지에서 리보세라닙의 인허가와 상업화를 포함해 미국 사업 전체를 진두지휘할 전망이다. 미국 바이오 사업을 강화해 글로벌 종합 바이오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진양곤·백윤기 투톱 체제 출범, 체질개선 및 확장 지속

에이치엘비는 최근 진양곤 회장·김동건 사장 각자 대표 체제에서 진양곤 회장·백윤기 사장(사진)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백 신임 대표는 대우그룹 대우캐피탈 상무, 와이지파트너 대표를 거쳐 2020년 에이치엘비글로벌 경영전략실 부사장으로 그룹에 합류했다. 이어 에이치엘비 재무전략본부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사장, 에이치엘비 관리총괄(COO) 사장 등을 역임하며 주요 현안을 주도했다.

특히 재무 및 투자, M&A 분야에서 도드라진 성과를 냈다. 피인수 기업 가운데 수익성이 부진한 곳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성장성이 높은 곳에는 인적·물적 자원을 투입해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38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말 마무리한 241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이끈 것도 그다.

지휘봉을 잡은 백 대표는 이후에도 그룹 체질개선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인수한 에이치엘비이노베이션, 파나진 등 주요 계열사의 사업 정상화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에이치엘비 측은 "최근 M&A로 신규 계열사가 편입되고 진단 사업 역량이 대폭 강화됐다"면서 "그룹 운영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백 대표가 인수 후 통합(PMI) 과정과 내실 경영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했다.

추가 M&A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미 계열사만 43개에 달할 만큼 몸집이 불어났지만, 신약개발 과정 전주기를 아우르는 에이치엘비 바이오 생태계(HLB Bio eco-System·HBS) 구축을 위해 지속해서 M&A를 검토 중이다.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은 물론, 리보세라닙 후속 파이프라인 보강을 위한 기술 등이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김동건 사장 특별 파견, '리보세라닙 미국 안착' 특명

대표직을 내려놓은 김동건 사장(사진)은 미국으로 향한다. 에이치엘비 미국법인장으로 특별 파견돼 미국 사업 전체를 관리할 예정이다. 엘레바테라퓨틱스, 이뮤노믹테라퓨틱스, 베리스모테라퓨틱스 등 계열사 간 협업 체계 강화에도 나선다.

그는 하버드 대학 졸업 후 미국 법무 법인 레이텀앤드왓킨스, 월스트리트 도이치뱅크 등에서 다년간 실무 경험을 쌓은 경영 전문가다. 2021년 에이치엘비 대표에 오르며 각자 대표 체제의 한 축을 맡아 왔다.

사장급 임원이 직접 나서면서 리보세라닙의 미국 인허가와 상업화 과정에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엘레바테라퓨틱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허가신청서(NDA) 관련 업무(리뷰어) 경험을 보유한 정세호 대표, FDA 출신 장성훈 박사 등을 연이어 영입하며 리보세라닙 출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여기에 리보세라닙의 미국 시장 진출을 발판 삼아 미국 바이오 사업을 더욱 강화한다는 목표다. 김 사장을 중심으로 미국 소재 계열사 간 교류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미국 내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후속 파이프라인 임상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점쳐진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리보세라닙의 가치를 높이고 그룹의 글로벌 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에서 김 사장이 미국 법인을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면서 "신약개발의 본 무대이자 핵심이익이 걸린 미국에서 사업 전반을 이끌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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