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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현의 유산, SK 바이오는 지금]SK케미칼과는 다른 SK㈜의 신약의지, 지원군 '오너'⑤SK바이오팜 중심 '신약개발', TPD 등 공략…오너 3세 최윤정 팀장 기여도 기대

최은진 기자공개 2023-07-31 15:02:43

[편집자주]

선대회장 시절 시작한 바이오 사업은 36년이 지난 지금 SK그룹의 핵심사업으로 급부상했다. 섬유·석유화학에서 파생할 수 있는 신사업이 '신약'이라는 선대회장의 선구안이 연구개발 DNA를 빚어냈다. 언제 돈이 될지도 모를 신약에 대를 이어서까지 꾸준하게 매진할 수 있었던 배경도 그의 정신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SK케미칼의 제약과 백신, SK㈜의 신약과 CDMO 등 오늘날 SK그룹의 양대 바이오 사업을 조명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6일 13: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약은 오너의 의지없인 밀어붙이기 어렵다. 얼마나 걸릴 지도 장담할 수 없지만 밀어붙인다고 해도 성공여부가 불확실하다. 압도적인 비중으로 '실패'하는 게 신약이다. SK케미칼이 신약이 아닌 백신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오너의 의지가 바이오의 미래를 결정한다.

선대회장의 신약에 대한 유지가 이어지는 건 SK㈜다. 물론 아직 선대회장의 유산인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 외엔 성과가 없지만 새로운 파이프라인 확보에 나서며 신약 연구를 이어가려는 시도를 한다. 뒷배는 직접적으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그의 장녀에 시선이 쏠린다.

◇성장기회 헬스케어 관심 최태원 회장 두딸 '최윤정·최민정', 전면에 나서기도

2023년 1월, 3년만의 대면행사로 열린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SK그룹의 계열사들은 단 한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발표는 못해도 참여라도 할법하지만 그마저도 '굳이 왜?'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전년까지만 해도 온라인으로 발표기회를 얻었던 것과는 다르게 소외된 건지, 소외한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대신 SK㈜는 바이오 계열사들과 파트너사 그리고 네트워크를 맺고 있는 국내외 바이오벤처들을 불러모아 'SK 바이오 나이트(SK Bio Night)'를 열었다. JPM 행사에 참여하는 업계 종사자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행사가 열리는 현지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SK㈜를 이끄는 장동현 대표이사 부회장은 물론 각 계열사 대표이사 및 주요임원들이 총출동 했다. 그러나 특히 눈길을 끈 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가 이 행사에 참여했다는 데 있다. 바로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 직접 헤드 테이블에 앉아 국내외 바이오텍과 파트너사를 만나 동향을 살폈다.

펀딩이 어려워 혹한기를 보내고 있는 국내 바이오벤처는 그녀와 같은 테이블에 앉기 위해 나름 경쟁을 벌였다는 후문도 돈다. 같은 테이블에 앉았던 오름테라퓨틱스 등 바이오벤처는 이후 SK그룹과 인수합병(M&A) 및 투자 딜을 논의했다고 전해질 정도였다.

최윤정 팀장은 JPM 행사 이전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에도 참석했다. SK바이오팜 부스는 물론 디지털 치료제 분야의 기술들도 들여다 봤다.

특히 총수인 최 회장의 공식적인 세 자녀 중 둘이 바이오 헬스케어 시장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건 꽤 주목해야 할 지점이다. 일찌감치 최 회장의 자녀들은 SK㈜ 계열의 각 사업에 둥지를 틀었다. 장녀인 최윤정 팀장은 2017년 6월 SK바이오팜에, 차녀인 최민정 리더는 2019년 SK하이닉스에 입사했다. 장남인 최인근 SK E&S 사원은 2020년 입사했다.

SK바이오팜에 둥지를 튼 최윤정 팀장은 물론 차녀인 최민정 리더의 경우엔 SK하이닉스를 휴직하고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원격 의료 스타트업 '던(Done.)'에서 무보수 자문 어드바이저를 맡을 정도로 관련 분야에 관심이 많다. 현재 최민정 리더는 세계적인 바이오 클러스터 중 한 곳인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고 있다.

◇신약 경쟁력이 결국 주력사업의 길, 오너 3세 참여한 TF팀 중심은 '신약'

바이오 사업에 대한 오너의 관심은 결국 '신약 밖엔 길이 없다'는 의지로 이어진다. 남의 약을 만들어 유통하거나 혹은 생산 단 하나의 사업에만 올인한다고 해서 돈 벌기 쉽지 않다. 내 약을 만들어 내가 팔고 내가 생산하는 경쟁력이 있어야만 한다.

이를 감안하면 최종현 선대회장이 바이오 사업에 대한 기반을 다졌고 최태원 회장이 이를 성과로 만들었다면 그의 자녀는 주력 사업으로 키우는 임무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항간에선 이를 두고 'SK그룹이 장녀 때문에라도 바이오 사업을 키울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얘기가 돌 정도다.

무엇보다 최윤정 팀장이 SK㈜의 신약 전진기지인 SK바이오팜에 근무하며 힘을 싣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SK바이오팜은 빅파마도 바이오텍도 아닌 '빅바이오텍'이라는 지향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신약 혹은 바이오 기술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움직임은 꽤 구체적이다. 올해 3월께 혁신신약 태스크포스(TF)팀이 만들어졌다. SK㈜와 SK바이오팜이 참여한다. 리더는 SK㈜ 대표이사인 장동현 부회장으로 김연태 바이오투자센터장을 비롯한 실무 임원이 참여한다. SK바이오팜에선 이동훈 대표이사를 비롯해 최 회장의 장녀 최윤정 팀장이 소속됐다.

최고경영자부터 주요임원들이 주축이 된 TF팀에 실무급인 최윤정 팀장이 전략기획 역할로 참여했다는 건 꽤 유의미하다. 오너일가의 의지로 신약개발이 드라이브 걸리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SK바이오팜이 TPD 기업 프로테오반트 사이언스(ProteoVant Sciences)의 지분 60%를 620억원에 인수하고 최근 신규 파이프라인으로 △표적단백질분해(TPD) △방사성의약품 치료제(RPT) △세포유전자치료제(CGT)를 추진한다고 밝힌 것도 TF팀의 성과로 추정된다. 물론 이러한 사업들은 이 대표가 SK㈜ 시절부터 역점을 뒀던 건이긴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오너일가의 신뢰가 밑바탕이 되며 미래사업으로 낙점된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관계자는 "세노바메이트 외 신약 DNA를 이어가기 위해서 혁신신약 TF팀을 발족한 것"이라며 "정례회의 등을 통해 서로 시너지 낼 수 있는 게 있는 지 그리고 방향성 등을 공유하는 비공식 협의체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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