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콜 Q&A 리뷰]KB금융, 하반기 '재무 안정성'에 쏠린 관심하반기 추가 충당금 적립 계획 질의, 크레딧코스트 가이드는 '40bp 초중반'
김서영 기자공개 2023-07-27 08:21:04
[편집자주]
컨퍼런스콜로 진행하는 기업설명회(IR)의 백미는 기업 관계자와 시장 관계자 사이에 오가는 질의응답(Q&A)이다. 투자자를 대변하는 시장의 관심이 무엇인지 드러나고 기업 입장에서 되도록 감추고 싶은 속살도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자사 홈페이지에 IR 자료와 음성파일을 올릴 때 Q&A 부분만 제외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THE CFO가 IR의 백미 Q&A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6일 14:2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실적발표 기업설명회(IR)에서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 보수적인 재무 전략을 강조했다. 하반기 여신 성장이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며 이자이익 성장이 제한적일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크레딧 우려가 심화돼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재무 목표도 잊지 않았다.컨퍼런스콜(컨콜)에 참여한 애널리스트들의 질문은 상대적으로 고르게 이뤄졌으나 주로 하반기 재무 전략에 쏠렸다. 추가 충당금 적립, 순이자마진(NIM) 전망, 글로벌 사업 투자 규모 등의 질문이 나왔다. KB금융은 올해 하반기 성장보단 '안정'에 방점을 두고 재무 전략을 펼쳐 나가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서영호 CFO "하반기 크레딧코스트 가이드 40bp"
KB금융은 25일 2023년 상반기 IR를 개최했다. 권봉중 IR총괄 전무가 이날 실적 발표 진행을 맡았다. 서영호 재무총괄 부사장이 KB금융의 상반기 실적에 대해 브리핑에 나섰다. 이날 IR 후반부 Q&A 시간에는 몇 가지 이슈로 애널리스트들의 질문이 쏠리진 않았다. 주로 충당금 적립, 은행 NIM, KB손해보험 등으로 질문이 고루 이뤄졌다. 질문자는 6명이었다.
애널리스트들의 주목을 받은 건 추가 충당금 적립이다.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1조3195억원의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을 기록했다. 금융시장 불확실성 지속과 신용리스크 확대 가능성에 대비한 대규모 추가 충당금 적립 영향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8439억원 증가한 수치라고 사측은 설명했다. 그룹 대손충당금전입비율(CCR)은 0.59%로 나타났다.
서 부사장은 "신용손실충당금이 크게 증가한 것은 그룹 차원의 보수적 충당금 적립 정책에 기인한 것"이라며 "향후 리스크 확대 국면에서 경기 충격 부담 완화 및 이익 변동성 축소 등 경영 불확실성 해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경기 대응을 위해 들어가는 추가 충당금 규모가 얼마인가"라며 "경상적인 CCR도 50%가량 증가한 것 같은데 경상 레벨을 올려서 보는 게 맞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서 부사장은 "2분기 중 충당금 미래예측모형에 대한 가이던스가 변경돼 추가적으로 1700억원을 쌓았다"며 "지금까지 주주에게 크레딧코스트 가이드로 35~40bp를 제시했는데 올해 크레딧코스트는 이보다 더 높아져 40bp 초중반일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는 시차 때문에 발생하는 단기적인 미스매치로 전반적인 자산의 퀄리티가 나빠져서 생긴 게 아니라는 걸 명확하게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이어 HSBC증권 애널리스트가 하반기 추가 충당금을 고려하고 있는지 질문에 대해서 서 부사장은 "올해 상반기 CCR 크레딧코스트는 59bp로 연간 크레딧코스트를 40bp 초중반 수준으로 가져갈 것"이라며 "이를 감안하면 하반기 충당금 정책을 어떻게 가져갈지 충분한 대답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사주 매입 방식 '신탁'으로 변경…주주환원책 '변함없이' 실천
애널리스트들은 어려운 경영 환경 속 충당금에 대해 질의하기도 했지만 우려와 달리 안정적인 KB금융의 실적에 주주환원에 관한 질문이 나왔다.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실적 발표 당일 자사주 매입을 생각보다 큰 규모로 발표했는데 이것도 소각 목적인지 궁금하다"며 "매입 기간이 내년 7월까지로 되어 있는데 연말까지 자사주를 추가 매입할 계획이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서 부사장은 "이번에 발표한 자사주 3000억원은 매입이 완료된 후 소각될 예정"이라며 "매입 기간이 변경된 부분은 지금까지 직접 매입 방식에 의존했지만, 이번부터는 신탁 방식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 매입은 3개월 안에 모든 매수를 끝내야 하나 신탁 방식은 좀 더 장기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또 서 부사장은 "이번에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발표한 게 올해 하반기나 내년에 자사주 매입을 하지 않는다는 가정을 전혀 내포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CET1비율 13% 이상이면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정책을 발표했는데 이정도 실적이면 연초에 정한 총주주환원율 33%를 높여 잡아도 괜찮을 것 같다"며 "주주환원 여력을 추가적으로 높일 계획이 있는가"라고 질의했다.
서 부사장은 "현재 상황에선 사업보고서에 공시한 내용을 꾸준히 지켜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라며 "점진적인 주주환원 증가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하고 있고, CET1비율이 13%가 넘어가는 부분에 대해선 주주환원하는 게 원칙으로 계속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애널리스트들의 단골 질문이었던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한 외국인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전략과 해외 투자에 대해 질문했다.
조남훈 KB금융 글로벌전략 총괄 전무는 "선진시장에서는 전체 자산 건전성 확보에 주력하고 추후 자본시장 데스크를 설립해 전체적인 스케일을 키워나갈 방침이고, 이머징마켓은 성장보다는 건전성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 부사장은 "상반기 부코핀에 대한 유상증자가 마지막 유상증자라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라며 추가 수혈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5월 부코핀은행 유상증자에 약 7090억원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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