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시장 분석]DB 역성장 추세 가속화…기업 운용부담 '가중'[제도별 분석/DB형]은행권 실적배당형 1년 평균 수익률 선방
이돈섭 기자공개 2023-08-02 08:15:18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6일 14시08분 theWM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적립금은 이번 상반기에도 축소세를 이어갔다. 전체 적립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계속 작아져 이제는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근로자 개개인 적립금 운용에 대한 관심이 커진 반면, 기업들이 느끼는 운용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다.최근 1년 수익률을 각 금융업권별로 살펴보면 은행업권이 실적배당형 상품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기록했다.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주로 공급해 온 은행업권의 DB 적립금 실적배당형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4.9%로 증권업계와 보험업계를 상당폭 앞섰다.
26일 더벨이 은행과 증권, 보험업권 등 국내 전 금융업권 퇴직연금 사업자 43곳이 공시한 퇴직연금 적립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상반기 말 DB 적립금은 총 190조182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192조3715억원과 비교해 1.1%(2조1890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345조8140억원)에서 DB 적립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5%로 작년 말 58%에서 6개월만에 3%포인트 작아졌다. DB 적립금 비중은 2021년 상반기 말 60% 밑으로 작아진 이후 매년 축소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DB 적립금을 위탁 운용하고 있는 사업자는 39곳이었는데, 26곳의 DB 적립금이 많게는 3774억원(현대차증권), 적게는 1억원(한화손해보험) 감소했다. DB 적립금 규모가 뚜렷히 커진 사업자로는 하나은행(2592억원 증가)과 NH농협은행(2246억원 증가)이 꼽힌다.

금융업권 DB 적립금 규모가 작아진 것은 DC·IRP 적립금 확대 추이와 무관치 않다. 근로자가 적립금 운용을 직접 주관하는 DC·IRP 적립금은 지난 상반기 말 155조6315억원으로 지난해 말 139조3525억원에서 11.7% 증가, 비중도 42%에서 45%로 커졌다.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동의를 거쳐 DC 제도를 추가 선택하거나 DB 적립금을 IRP 계좌로 이전한 사업장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적립금 운용에 대한 부담을 느껴 제도 변경을 희망한 사업장이 적지 않다는 방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유예기간을 거쳐 이달 중 본격 시행된 만큼, 근로자 개인의 적립금 운용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을 것"이라며 "반면 대규모 DB 사업장은 제도 변경으로 적립금 운용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최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개정되면서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DB 제도 채택 사업장은 적립금 운용위원회를 설치하고 그에 따른 운용계획서(IPS)를 작성해야 한다.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연 1~2% 수익률을 거두는 관행을 타파해야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올 상반기 말에도 원리금보장형 비중은 압도적이었다. DB 적립금의 95% 이상이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됐다. DB 적립금 원리금보장형 최근 1년 평균수익률은 3.2%로 DC(3.1%), IRP(2.9%) 등에 비해 높았지만 지난해 금리인상 영향이 컸다.
실적배당형 평균 수익률은 3.7% 수준으로 DC(6.1%), IRP(5.9%)에 비해서 턱없이 낮았다. 그만큼 운용이 보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실적배당형으로 적립금을 운용하더라도 상당수가 채권 등 안전자산에 태우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업권별로는 은행업권의 DB 적립금 운용 성과가 가장 높았다. 은행업권 DB 적립금 평균 수익률은 3.9%로 증권(3.7%), 보험(2,8%)업권을 앞섰다. 실적배당형 상품의 경우에도 은행이 4.9% 수익률을 기록, 증권(3.7%), 보험(2.5%)의 성과를 상당폭 앞섰다.
개별 사업자별로는 삼성화재의 실적배당형 수익률이 8.3%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교보생명(7.4%), 광주은행(6.7%)이 따랐다. 원리금보장형으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사업자는 신한라이프생명(4.4%)이었지만 실적배당형은 마이너스 0.9%로 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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