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진 유한양행 사외이사, 5년 투자 수익률은 ⑩사외이사 선임 이후 보유 주식 전량 현금화, 재투자 후 현재까지 수익률 30%
이돈섭 기자공개 2025-04-08 08:09:11
[편집자주]
이달 정기주주총회 시즌 개막을 앞두고 다양한 기업의 이사회가 변화를 앞두고 있다. 새롭게 이사회에 진입해 전열을 정비하고 있는 이들이 있는 반면, 그간의 임기를 마치고 이사회를 떠날 채비를 하는 이들이 있다. 이사회에 합류해 재직하는 동안 몸담은 회사 주식을 취득한 경우, 임기를 마친 지금 그 투자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기다. 더벨은 주요 상장사 사외이사 중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인물의 그간 투자 성과를 측정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3일 15시52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한양행 박동진 사외이사(사진)의 주식 매매는 그 누구보다 활발하다. 이사회 진출 전부터 주식을 갖고 있었던 그는 사외이사 기용 직후 주식 액면분할 효과에 힘입어 주가가 튀어 오르자 주식 전량을 현금화했고 이후 다시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 최근까지 보유량을 늘려왔다. 주식 재매수 이후 현재까지 견고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사외이사의 잦은 매매가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연세대 로스쿨 법과대학에서 올해로 22년째 재직하고 있는 박동진 사외이사는 민법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다. 1964년생으로 연세대 법대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석사 과정을 거쳐 독일 뮌헨대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조정위원과 대한의료법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유한양행 이사회는 2020년 당시 박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고, 그해 3월 정기주총에서 출석 주주 99.7% 동의를 받았다.
박 사외이사는 유한양행 이사회에 합류하기 전 이미 상당량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2020년 3월 정기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되자 박 사외이사는 유한양행 주식 1615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는데, 사외이사 선임일 종가 기준 해당 주식 가치는 3억2300만원 정도였다. 유한양행은 그 다음달 유통주식수를 확대하기 위한 차원에서 주식 액면가를 5:1로 분할했고 이에 따라 박 사외이사 주식량은 8075주로 불어났다.

그가 다시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한 건 6개월여 후다. 2021년 2월 주당 6만4000원씩 500주를 3200만원을 들여 매수한 데 이어 며칠 뒤 100주를 622만원에 추가 취득했다. 유한양행이 매년 무상증자를 시행함에 따라 그의 주식량은 조금씩 불어났다. 2023년 재선임에 성공한 그는 그해 10월 주당 7만4348원씩 502주를 3732만원을 들여 추가 매수했고 지난해 8월 주당 9만1102원씩 335주를 3052만원을 투입해 매집했다.
3일 현재 박 사외이사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총 2019주, 지난 2일 종가 11만1000원에 기반해 산정한 그의 주식 가치는 2억1543만원이다. 유한양행 주식을 재매수하기 시작한 2021년 2월 이후 그가 들인 투자금액이 모두 1억6813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28.2%의 누적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연 평균 7% 이상의 수익률이다. 2021년 주식 재취득 이후 그가 받은 배당 수익까지 고려하면 누적 수익률은 30%까지 올라간다.
유한양행 이사회에서 사외이사가 주식을 활발히 매매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2011년 이사회를 떠난 웅진그룹 전 부회장 조중형 전 사외이사를 포함한 일부 사외이사가 스톡옵션을 받아 주식을 많게는 백여주 적게는 수십주 정도를 갖고 있었을 뿐이다. 유한양행은 2000년 전후 국내 상장사 최초로 사외이사 포함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 바 있다. 현재 사외이사 보수는 별도 스톡옵션 없이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사외이사가 재직 기업 주식을 직접 매수해 재직 중 보유하고 있는 행위에 대해서는 책임 이사회 차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다만 사외이사가 재직 중 매매를 반복하는 행위는 오히려 시장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지적 역시 제기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사외이사가 재직 중 자기 돈을 들여 주식을 매입하는 것은 전체 주주에 긍정적 메시지를 주지만 매매가 잦은 건 장기투자 저해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유한양행 주가 상승 여력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렉라자와 마리포사 임상 결과가 곧 발표될 예정으로 목표주가는 대체로 20만원 안팎 수준에 형성돼 있다. 작년 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678억원으로 전년대비 1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49억원으로 3.7% 감소했다. 주가는 지난해 10월 16만원대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등락을 거듭하며 완만한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 듯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박 사외이사는 2020년 이사회 진입 이후 현재까지 매년 출석률 100%를 기록하고 있다. 이사회에 올라온 안건 전부에 찬성표를 던져왔다. 지난해 초 회장직과 부회장직을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삼은 정관 변경 안건에도 찬성표를 던졌다. 유한양행은 창업주 유일한 회장이 유한재단을 설립하고 이 재단에 본인 소유 주식 등 재단 대부분을 기부하면서 소유와 경영이 분리됐고 현재까지 대표이사 중심 거버넌스를 구축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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