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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더벨 유통포럼]“인플레이션 둔화 불구 '가성비 선호' 장기화 조짐”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위원 “식품 중심 온라인 침투율 상승 전망, 마진방어 대응 필요”

김규희 기자공개 2023-07-27 08:10:45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6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리 및 물가 상승세 둔화로 국내 소비경기가 저점을 통과하고 있지만 가계 구매력 약화로 인해 가성비 선호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아울러 주력 소비층의 디지털 전환으로 식품 중심의 온라인 침투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식품 제조사들의 채널 다각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제기됐다.

박상준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기업분석팀 연구위원(사진)은 이달 26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3 더벨 유통포럼’에서 ‘인플레이션과 소비재 기업 대응 전략’ 주제로 발표했다.

박상준 연구위원은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국내 가계 구매력이 약화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통화량 확대는 인플레이션 씨앗을 심었고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인플레이션 문제를 심화시켰다. 각국 중앙은행은 물가 통제를 위해 급격한 금리 인상을 단행했는데 특히 한국은 가계부채 비율이 높아 가계 구매력이 큰 폭으로 저하됐다.

구매력 약화는 가성비 선호 현상으로 이어져 고단가 내구재인 가전·가구 등 수요가 약세를 보였다. 경기 민감도가 낮은 식품에서도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외식, 배달음식, 냉동간편식 등 수요가 감소하고 라면, 과자 등 저단가 제품의 수요가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유통 업태별로 살펴보면 백화점의 경우 매출 증가율이 둔화하는 양상이다. 고가 제품을 판매하는 채널이다 보니 수요가 부진할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명품도 코로나 기간 늘어났던 중산층 수요가 급격하게 빠지면서 약세 흐름을 보였지만 VIP 수요는 여전히 견고해 하반기에는 매출 증가율 일부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위원은 할인점이 인플레이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봤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1월 쓱세일 행사 호조로 인플레이션 수혜 기대가 커졌으나 올해 1분기부터 매출 증가율이 둔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가계 구매력 약세로 비식품 수요가 감소했고 식품의 경우 고단가 냉동식품을 중심으로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커머스는 올 1분기부터 매출 증가율이 반등하고 있다. 리오프닝에 따른 외부활동 재개와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의 전략적 총상품판매액(GMV) 축소 영향으로 성장률이 급격하게 둔화됐지만 올해 반등에 성공했다.

면세점은 해외여행 수요가 가파르게 회복하면서 관광객(FIT)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과거 강세였던 중국 다이고(보따리상) 수요는 중국 소비경기 회복 지연으로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박 연구위원은 국내 소비가 저점은 통과했지만 완만한 회복 속도를 보이고 있어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외 충격과 신용경색 우려가 완화되면서 금융시장과 소비심리가 반등하는 추세”라며 “다만 수출경기 회복이 느려 내수 소비 회복 속도도 완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 상황에 적응하면서 가격 인상에 대한 저항이 조금씩 축소되고 있지만 수출경기 개선 지연으로 가계의 구매력 회복이 더뎌 중장기적으로 가성비 선호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할인점의 가격 경쟁력 약화는 향후 유통업계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할인점 업체들이 인수합병(M&A)과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투자 등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수익 구조 및 자본 효율성 위기를 초래했다. 이로 인해 타 식품 유통 업태들이 반사 수혜를 누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채널의 성장을 전망했다. 특히 식품을 중심으로 온라인 침투율이 상승할 것으로 봤다. 식품 구매는 주로 가정을 꾸려 2세를 출산한 이후 본격화되는데 디지털 소비가 익숙한 MZ세대가 세대주가 된 점, 로켓배송·새벽배송 등 배송 인프라가 구축된 점 등 원인으로 이커머스의 식품시장 침투율 상승세가 가파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박 연구위원은 마지막으로 쿠팡 등 온라인 채널의 바잉 파워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식품 제조사들의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2019년 L사, 2022년 C사와의 갈등이 표면화되는 등 쿠팡의 바잉 파워가 세질수록 상품 공급업체의 불만은 커질 것”이라며 “식품 제조사들은 마진 방어를 위해 채널 다각화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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