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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자본여력 점검]신한금융, 'CET1' 사수 총력…신종자본 줄인다⑤'13% 상회' 목표로 핵심자본 관리…시장성 조달 줄이고 손실 흡수력 제고

고설봉 기자공개 2023-07-27 08:21:16

[편집자주]

금융지주사간 경쟁은 치열하다. 금융지주의 퍼포먼스를 결정짓는 잣대 중 하나는 자본여력이다. 자본여력이 많은 금융지주의 성과는 경쟁사를 압도했다. 최근 금융지주들을 둘러싼 정책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자본은 미래 성장동력을 담보할 핵심 요소다. 더벨은 각 금융지주별 자본여력을 점검하고 경영전략에 미치는 영향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6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그룹은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최근 가장 활발한 자본정책을 펼치고 있는 곳이다. 글로벌 사모펀드 대상 유상증자를 통해 보통주자본을 확충하며 체급을 키웠다. 또 꾸준히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보완자본을 늘리면서 총자본 규모를 계속해 불려왔다.

그러나 자본 활용 측면에선 항상 물음표가 따라 붙었었다. 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본의 활용방안이 명확하지 않으면서 시장에서 숱한 오해를 받아왔다. 또 신종자본증권에 의존해 총자본 규모를 키우면서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경쟁사 대비 저하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가장 활발한 자본 확충…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볼륨 업

신한금융지주는 최근 10년 다양한 방법으로 자본을 확충해왔다. 가장 우선순위를 둔 것은 신종자본증권 발행이었다. 2014년말부터 올해 3월말 현재까지 매년 대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서 단기간 총자본을 확대해왔다.

연결 기준 2014년말 5374억원 수준이던 신한금융 신종자본증권 규모는 2018년말 1조5318억원으로 급증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단기간 대량의 자본확충이 필요하자 2019년말에는 1조7312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코로나19 와중에는 시중에 자금 공급자 역할을 하기 위해 또 다시 대규모 자금 확충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2020년말 2조1799억원, 2021년말 3조3345억원, 2022년말 4조1970억원 등 계속해 신종자본증권 규모가 커졌다. 올 3월말 기준 4조5958억원으로 불어났다.

결과적으로 2014년부터 지난 10년간 신한금융은 신종자본증권 규모를 755.12% 키웠다. 같은 기간 총자본 증가율은 39.27%였고 자본항목의 핵심요소인 이익잉여금 증가율은 23.19%에 그쳤다. 자본금 증가율도 12.27%로 낮았다.

불어난 신종자본증권으로 총자본 구성도 바뀌었다. 2014년말 기준 총자본 20조2351억원 가운데 가장 비중이 높은 자본항목은 자본잉여금이었다. 9조4948억원으로 전체 46.92%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이익잉여금 7조5627억원(37.37%), 자본금 2조6451억원(13.07%) 순이었다. 신종자본증권은 5374억원으로 총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66%에 그쳤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2023년 3월말 현재 신종자본증권 비중은 크게 높아졌다. 총자본 28조1816억원 가운데 자본잉여금은 11조3508억원으로 40.28%를 차지했다. 2014년말 대비 약 10년간 비중이 6.65% 포인트 비중이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이익잉여금은 9조3163억원으로 총자본의 23.19%를 차지했다. 총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말 대비 4.32% 포인트 하락했다. 자본금은 2조9696억원으로 10.54%를 기록했는데 역시 총자본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3% 포인트 하락했다.

유일하게 신종자본증권만 총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해 상승했다. 올 3월말 기준 신한금융 신종자본증권은 4조5958억원으로 전체에서 16.31%를 차지한다. 2014년말 대비 총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65% 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이처럼 신종자본증권에 의지해 자본력을 키우고 이를 기반으로 대출자산 확대 등 경영전략이 짜여지면서 후유증도 있었다. 신한금융은 올 3월말 기준 BIS비율 16.00%로 국내 금융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기간 CET1비율은 12.68%로 금융 당국 등의 권고 수준에 조금 못 미친다.

CET1비율은 자본금과 이익잉여금 등 핵심자본을 근간으로 산출한다. 코로나19 이후 외부 위험요인이 커지자 금융 당국 등에선 시장성 조달을 통한 전체적인 자본비율 증대보다 자체적인 자본력을 평가할 수 있는 CET1비율을 높이라고 각 금융지주에 권고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시장 및 규제 환경에 맞추어 보통주 자본을 확충하고 있다”며 “CET1비율 증가에 따라 신종자본증권 보유 규모는 점진적으로 축소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0년 유증' 효과 반감…올해 자본전략 핵심은 ‘CET1’ 사수

신한금융의 자본전략 가운데 또 다른 특징은 유상증자였다. 신한금융은 2020년 사모펀드 대상 대규모 증자를 통해 약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자본을 유치했다. 당시 신한금융은 손실흡수 능력 강화와 중장기 성장전략 추진을 위한 인수합병(M&A) 등 재원 마련을 위해 유증에 나선다고 밝혔었다.

유증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신한금융은 2020년 9월 4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이들 펀드를 대상으로 한 유증 안건을 의결했다. 어피니티에쿼티와 베어링PEA를 대상으로 각각 5800억원대 보통주(총 3913만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당시 신한금융은 대형 M&A를 연이어 성사시키면서 일부 자본적정성이 하락한 상황이었다. 한때 13% 중반대를 기록했던 CET1비율은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 등 연이은 국내외 금융사 M&A로 떨어졌다.

실제 유증 직전인 2020년 6월 말 기준 신한금융의 CET1비율은 11.42%였다. 유증을 통해 1조2000억원 규모 보통주자본금이 확충되면서 2020년말 CET1비율은 12.87%로 회복됐다.


다만 유증 효과는 거기서 멈췄다. 당초 유증의 이유로 신한금융이 시장에 내세웠던 신규 M&A 등 투자는 이뤄지지 않았다. 늘어난 자본을 기반으로 신한금융은 핵심 계열사인 은행 대출자산 증대와 비은행부문 등 자회사에 대한 지원, 국내외 신규 사업기회를 위한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유증 뒤에도 신한금융은 공격적인 영업 및 투자 활동에 나서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경쟁사 대비 자산성장 속도가 저하됐다. 또 비은행 자회사 등에 대한 추가 증자 및 신규 국내외 M&A도 없었다.

오히려 유증 과정에서 보통주 발행량이 늘어나면서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하는 역효과가 만들어졌다. 유통 주식수가 늘고 그 물량 대부분을 사모펀드가 보유하면서 오버행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도 커졌다. 사모펀드의 투자가 종료되면 언제든 대규모 물양이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우려였다.

결과적으로 주가를 보전하고 시장에서 적정 평가를 받기 위해 신한금융은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을 단행했다. 2022년 3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을 단행했다. 올해도 추가로 3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2020년 유상증자는 손실 흡수 능력 강화와 M&A를 염두해 두고 진행했으나 이후 유의미한 규모의 M&A는 없었던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개선된 CET1 자본은 코로나 상황 이후 현재까지 신한금융의 손실 흡수능력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M&A는 당장 가시화된 계획은 없고 대출자산 확대는 필요 수준에서 지속할 예정이지만 경기상황을 고려해 공격적인 성장은 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현재 한국 금융기관의 재무성과, 자산 건전성, 각종 지표는 양호한 상황임에도 코리아 디스카운트(PBR 0.4이하 등)는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신한금융은 여러 상황과 자본여력 등을 고려해 CET1비율 상승에 총력을 기할 방침이다. 신종자본증권을 줄이고 극대화된 이익창출력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보통주자본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전략의 결과 최근 신한금융의 CET1비율은 조금 더 개선되고 있다. 올해 5월말 보통주로 전환된 전환우선주를 감안할 때 1분기 CET1비율은 12.9% 수준까지 상승했다. 신한금융은 향후 자본 수익성 제고 노력을 통해 최대한 빠른 시간 내 CET1비율 13% 초과를 계획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자회사별로도 CET1 자본 사용 대비 수익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재무 정책을 추진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며 “스트레스 상황에서 손실이 크게 발생하는 영역은 별도로 모니터링하고 관리를 할 예정이며,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을 통해 스트레스 상황시 손실 흡수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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