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켐비로 보는 치매 시장]한층 중요해진 '조기진단', 피플바이오 사업 재조명⑦마땅한 방법론 없던 영역서 MDS플랫폼 기반 새 길… 혈액 한 방울로 '프리시전' 시현
최은수 기자공개 2023-08-04 12:33:52
[편집자주]
2만6000달러의 기적.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아두헬름에 이어 내놓은 '두 번째' 알츠하이머 신약 레켐비를 둔 해외시장의 평가다. 레켐비는 효능과 안전성에 의문부호가 붙어 있다. 그러나 근본 치료제로서의 위상을 흔들 이슈로는 보기 어렵다. 국내 시장 역시 레켐비를 구심점으로 급변하는 시장 분위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제 막 열린 치매 시장에 선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대응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1일 14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젠과 에자이의 레켐비 출시 후, 전 세계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은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레켐비가 인지기능을 개선하거나 증상을 현격하게 늦추는 효능을 입증하며 치매는 비가역적, 즉 병이 진행된 후엔 돌이킬 수 없는 질환이란 통념을 깬 결과다.이는 시장에 근본치료제 개발에 대한 실마리와 과제를 동시에 던졌다. 환자의 증상이 경증, 그리고 초반에 가까울수록 레켐비 처방 시 효능은 극적으로 올라간다. 그러나 '초기' 또는 '경도인지장애'를 입증할 방법론은 여전히 미비하다. 피플바이오의 사업은 치료 시장이 아닌 진단과 관련한 미충족수요(언멧니즈)를 메우는 데부터 시작한다.
◇'프리온'에서 '아밀로이드'로… 로슈가 포문 연 조기진단서 '프리시전' 경쟁력 입증
피플바이오는 2002년 창립 후 꾸준히 퇴행성뇌질환의 바이오마커 연구개발 역량을 쌓은 바이오벤처다. 창립 초기엔 광우병 조기진단 R&D를 진행했다. 광우병 영역에선유발 단백질로 알려진 프리온(Prion) 바이오마커 발굴에 주력했다. 혈액에서 변형 프리온을 잠복기 상태에서 검출하는 기술은 글로벌 회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알츠하이머 조기진단으로 피보팅(사업전환)은 2009년 단행했다. 약 10년의 R&D 기간을 지나 플랫폼 기술(Multier Detection System, MDS)을 확립했다. 항원을 겹치게 설계해 변형단백질질환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올리고머 및 멀티머를 선택적으로 구별해 검출하는 독자적인 방식은 2020년 상장을 위한 기폭제로 작용했다.
피플바이오의 진단 사업 방향은 크게 앞서 MDS 기술을 기반으로 다른 변형 단백질 질환에 대한 바이오마커 개발과 디지털 바이오마커 개발이다. 현재 파킨슨병 디지털 진단제품 개발을 위해 다기관 임상연구를 준비중이다.
피플바이오가 앞세운 검사법은 채취한 혈액에 기반한 알츠하이머 조기·정밀(프리시전) 진단이 가능한 'inBlood OAß Test'다. 2018년 4월 식약처로부터 알츠하이머병 혈액검사 키트에 대한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받았다. MDS는 향후 15년 가까이(2037년 만료) 유효한 기술 특허를 따냈다. 독자적인 진단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로 꼽힌다.
글로벌 단위에선 로슈가 개발한 알츠하이머 조기진단 검사법이 세계 최초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세계 최대 시장에서의 선두 지위는 글로벌 빅파마에 내줬지만 여전히 시장에 침투할 여력은 갖추고 있다. 로슈의 진단이 뇌척수액을 이용하는 '침습적' 방법이 갖는 한계에 주목한다.
가격이나 편의성이 로슈의 진단법 대비 높다. 특히 로슈의 제품은 추출을 위해 별도의 시술이 필요하며 뇌척수액 추출에서 환자가 느끼는 통증 부담도 적잖다. 이에 대비해 혈액을 활용하면 환자 선택 및 시장 확대 측면에서 강점을 갖는다.
강성민 피플바이오 대표는 "향후 진단 시장은 초기 알츠하이머, 경도 인지장애, 그리고 이보다 더 앞서 고위험군을 발견해내는 '조기진단' 영역에서의 쓰임새로 성패가 갈릴 예정"이라며 "인지기능검사에서 머무는 알츠하이머 진단 시장에서 치료, 예방 관리에 대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으로 밸류업을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퇴행성뇌질환 토털 솔루션 알츠온 론칭→ 병·의원 스킨십 제고+건보 노림수도
피플바이오의 알츠하이머 진단 시장 전략은 토털 솔루션 제공이다. 시장에서 인지도와 장악력을 한번에 높여야하는 만큼 저변 확대를 브랜딩 작업을 접목해 진행 중이다. 올해 초 국내 조기 진단에 있어 전문의들의 종합적인 판단에 도움을 줄 목적으로 '알츠온(AlzOn)'으로 명명한 혈액검사 브랜드를 론칭하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진행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최근엔 국내 대형 제약사 출신 마케팅 전문가도 영입했다. 새로운 마케팅 총괄을 중심으로 마케팅 조직을 재정비할 방침이다. 올 하반기엔 해외에서 수입하던 항체를 비롯한 장비를 내재화해 자체 생산력을 높일 계획이다. 이는 마진율을 끌어올려 수익성을 제고하려는 사업 전략으로 풀이된다.
알츠온 판매가를 낮추기 위해 건강보험 급여 등재 노력도 지속할 전망이다. 피플바이오에 따르면 알츠온 소비자 구매가는 약 1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피플바이오 관계자는 "자체 생산을 통해 알츠온 생산 단가를 낮추는 방안을 계획 중"이라며 "알츠온이 건강보험 급여에 등재되면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이 줄어 지금보다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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