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력' 확보한 삼성바이오에피스, 다음은 인오가닉? 주목할 후기 임상 없지만… 바이오시밀러로 쌓은 재무 체력 M&A 마중물로
최은수 기자공개 2023-08-08 13:07:38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2일 16:1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들어오는 캐시가 얼만데… ADC든 프로탁(PROTAC)이든 뭐든 큰 거 하나 해야죠."최근 국내 바이오텍 현장에서 만난 삼성바이오에피스 고위관계자의 말에선 이제는 '돈 버는 바이오텍'으로 올라선 데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특히 행간에는 재무 체력을 토대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합 바이오·제약사'로 변모시킬 투자 의지도 녹아 있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무대에서 시장 선구자 셀트리온과 수위를 놓고 겨룬다. 셀트리온이 신약개발을 '넥스트'로 점찍고 투자에 나섰으니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요지는 내부 R&D가 아니라 인수합병과 지분 투자 등으로 외부에서 동력을 얻는 '인오가닉'에 있어 보인다.
◇'바이오시밀러 이후'를 그릴 여력 기저엔 연평균 2000억 EBITDA로 쌓은 자생력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최근 사업 전략을 살펴보면 바이오시밀러 연착륙 이후 본격적인 '미래'를 구상하는 모습이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본 궤도가 올라 설립 후 7년만인 2019년 턴어라운드에 성공했고, 최근 들어 수익성이 배가된 결과다.
직전 3년 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7350억원이다. 턴어라운드 이후 해마다 2000억원 이상의 현금이 유입되는 셈이다. 올해엔 24조원 규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SB5)의 본격적인 상용화를 앞뒀다. 바이오시밀러 관련 수익 규모는 한층 늘어날 거란 전망이다.
턴어라운드 직전 400%에 육박하던 부채비율은 작년 말 기준 100% 중반으로 내려왔다. 현금 보유고(현금성자산) 역시 1000억원을 넘어서면서 본격적인 안정화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사적으로 미래 먹거리를 '바이오'로 점찍고 성장동력 발굴을 꾀하는 모습이다. 작년 선행개발본부를 신설한 뒤 조호성 부사장(본부장)을 영입했는데 이후 개발본부를 중심으로 끊임없는 물밑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조 부사장이 맡은 신설 선행개발본부는 신약 탐색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조 매출 바이오텍' 대비 낮은 파이프라인 무게… M&A 국면서 '자천타천' 배경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신약개발'에 대한 고민은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유전자치료제에 경험이 있는 박사급 인력을 공개채용하기도 했지만 기업의 가려운 부분을 단기간 안에 해결할 근본 처방은 아니다.
다만 아직까지 회사가 주력하는 이렇다 할 신약 파이프라인은 내부에서 관찰되지 않는다. 이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체질을 신약개발회사로 변화시킬 무언가가 없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현재로선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신약개발 바이오텍으로 거듭나는 미래 전략을 달성하려면 내부 역량 강화보단 '인오가닉'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는 게 필연이다.
국내외에 볼 만한 바이오텍 매물이 출회될 때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늘 유력 후보로 오르내리는 것도 이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모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생산에 특화한 사업 전략으로 글로벌 레벨에 올라섰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바이오시밀러 영역에서 글로벌 강자 수준에 도달했지만 '신약'에 한정하면 이야기가 달라지기 떄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로 자생력을 갖춘 것과는 별개로, 신약 포트폴리오 중 후기임상에 돌입한 파이프라인이 전무하다. 회사로선 대표적인 보완 요소로 꼽는다. 본임상에 진입한 유일한 파이프라인 'SB26'은 2020년 임상 1상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자산화의 기점이자 후기 임상을 가늠하는 임상 2상으로의 발돋움이 목격되지 않는다.
SB26은 울리나스타틴 융합단백질을 이용한 급성췌장염 치료제다. 2022년 기준 5조원에 달하는 처방시장을 형성했다. 적응증 자체로 살펴본 시장 규모는 적지 않다. 다만 여타 경쟁사가 선택하는 항암 적응증보다는 열위하다. 더불어 올해 매출 1조원 달성이 유력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주력으로 밀고 갈만 한 무게감이 있는지에도 의문부호가 찍힌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현재는 특별히 알릴 만한 단계의 신약 진행사항이 없지만 특정 모달리티와 특정 사업 분야에 국한되지 않은 종합 바이오 제약사로 성장하는 것이 경영 방침"이라며 "현재는 높은 사업적 가치를 지닌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주력하고 있지만 자생력 확보 후 신약 개발에 대한 관심도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최은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Board change]합병 앞둔 한화인더스트리, '비전 C레벨' 이사회 합류
- [캐시플로 모니터]한화오션, 2조 유증에도 아쉬운 현금흐름 '또 차입'
- DB금투, '약식명령'에 저축은행 대주주 적격성 흔들
- [CFO 인사 코드]'변화대신 안정' 미래에셋그룹, 재무라인 교체 '없었다'
- [On the move]'그룹 넥스트' 찾는 삼성물산, '신사업 팔방미인' 공채
- 명륜진사갈비의 '변신을 위한 용기'
- [2024 이사회 평가]'AI 투자회사 변신' SK네트웍스, 힘 보태는 이사회
- [2024 이사회 평가]'사내이사 없는 이사회 고수' 한샘, 참여도만 '우수'
- [조달전략 분석]포스코홀딩스, 급전 융통 창구된 '해외 계열사 지분'
- [Board change]'보험 키맨' 필요했던 롯데손보, 금감원 출신 영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