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 재시동' 카사코리아, 대신그룹과 시너지 노린다 [thebell interview]홍재근 대표 "대신금융그룹 부동산 강점...상업용 부동산투자 활성화 목표"
안준호 기자공개 2023-08-10 07:55:40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8일 10: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3월 대신파이낸셜그룹에 합류한 부동산 조각투자 회사 카사코리아가 1년만에 공모를 재개한다. 인수 후 통합 과정과 전자증권 전환 등 본격적인 사전 준비를 마치고 9월 새 상품 출시에 나선다.그룹편입 후 첫 작품인 만큼 고객 선호가 큰 강남권의 알짜 부동산을 담았다. 첫 부동산은 압구정로데오에 위치한 건물로 알려졌다.
카사코리아는 이번 공모에 이어 지속적으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랜드마크 건물을 주로 편입하는 리츠(REITs)와 달리 조각투자는 운신의 폭이 넓다. 매각을 통한 시세차익도 적극적으로 추구할 예정이다. 더벨은 카사코리아의 키를 잡고 있는 홍재근 대표이사를 만나 향후 공모 계획과 회사의 비전을 물었다.
◇대신그룹, 카사코리아 잠재력 확신…9월 압구정 로데오 건물로 상장 재개
2018년 설립된 카사코리아는 국내 1호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회사다. 부동산을 자사 거래소에 상장시킨 후 유동화해 부동산유동화수익증권(DABS)로 쪼개 공모한다.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100억원 안팎의 중소형 건물이 주요 자산이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그간 초고액 자산가들의 전유물이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수익증권 거래로 개인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확대한 것이 카사코리아의 사업모델이다. 2022년까지 총 6개 상품을 공모해 시장에 내놨다.
다만 지난해 부동산 시장 경색과 함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며 난관에 부딪혔다. 연초 공식적으로 인수·합병(M&A) 시장 매물로 나온 카사코리아에 손을 내민 것은 대신파이낸셜그룹이었다. 이미 지난해 한 차례 매각 의사를 타진했던 만큼 빠른 의사결정이 이뤄졌다.
대신파이낸셜그룹의 핵심 기업인 대신증권은 국내 증권사들 중에서도 특히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1990년대 시장을 주름잡았던 주요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사명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새로운 시장이 열릴 때면 어느 하우스보다 과감한 결단을 내렸던 것이 원동력이었다.
특히 IT 기술에 대해서는 언제나 ‘열린 자세’를 보였다. 1970년대 증권가에 전산화 흐름을 선도하고, 인터넷 열풍이 불던 1990년대 말에는 국내 최초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사이보스(CYBOS)’를 선보였다. 카사코리아 인수 역시 이미 조각투자 플랫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기 때문에 빠른 결정이 가능했다.
홍재근 대표는 “연초 인수를 제안받은 뒤 딜클로징까지 2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다”며 “이미 카사 사업구조나 조각투자 플랫폼 잠재력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내부에서도 카사 모델에 대한 검토도 충분히 해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결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수 후 5개월여가 지난 카사코리아는 본격적인 재도약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1년간 중단됐던 상장도 9월부터 재개할 예정이다. 인수 이후 첫 작품인 만큼 카사코리아는 물론 대신그룹 내부에서도 치밀한 검토를 거쳤다. 범강남권 지역의 상업용 부동산을 자산으로 공모에 나선다.
홍 대표는 “대신증권과 계좌연결을 위한 전자증권 전환이 마무리되어 9월 초 새로운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투자자 수요가 큰 강남권의 매물을 신규 상품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상권 회복이 이뤄진 압구정로데오 거리에 위치한 건물이 7호 공모의 주인공이다.
카사코리아의 주된 목표 자산은 100억원 안팎의 상업용 부동산이다. 간접투자상품이라는 점에선 리츠나 부동산 펀드와 성격은 유사하다. 그러나 상품으로서의 성격은 차이가 있다는 것이 홍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리츠와 비교하면 조각투자는 부동산 직접투자의 성격이 더욱 강하다”며 “임대료에 기반한 배당수익률이 중요한 리츠는 장기투자에 어울리지만, 조각투자는 공모 자산의 규모나 회전율을 고려하면 직접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느낌이 강하다”고 말했다.
다수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담는 리츠와 달리 조각투자 상품은 한 건물을 대상으로 한다. 공모 이후 자산 매각까지 걸리는 시간도 짧은 편이다. 수천억원의 랜드마크 빌딩이 아닌 중소형 상업용 부동산이 대상인 만큼 공모 이후 단기간에 매각이 완료되는 경우도 있다.
국내 부동산 조각투자 기업 중 상장 이후 재매각까지 완료한 경험을 갖고 있는 곳은 몇 되지 않는다. 카사의 경우 지난해 1호 상품이었던 역삼 런던빌, 3호 상품이었던 역삼 한국기술센터(21층)를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매각에 따른 배당수익률(정기배당 포함)은 14.76%, 12.24%에 달했다.
홍 대표는 “작은 규모의 자산에 투자하기 때문에 빠른 매각을 통한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흐름 파악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며 “카사코리아와 대신그룹 내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쳐 상품을 선정하기 때문에, 카사 공모 상품만 지켜봐도 어느 지역의 어떤 유형 부동산이 유망한 지 파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수 이후 대신파이낸셜그룹은 카사코리아를 부동산 계열사인 대신프라퍼티 자회사로 뒀다. 기존에도 국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경험이 풍부한 만큼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는 설명이다. 인수 이후 심사 과정이 직접적으로 변화하진 않았다. 다만 상품 선정과 사전 리서치 과정이 더욱 엄밀해졌다.
홍 대표는 “그룹 차원에서 투자자 보호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사전 검토 단계에서 탈락하는 매물들이 굉장히 많다”며 “임직원이 직접 투자하고 싶을 정도의 조건이 아니라면 공모 상품으로 내놓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상업용 부동산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는 투자자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카사 상품을 통해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을 더욱 확대하고, 가능하면 커뮤니티 형태의 서비스도 검토해 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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