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3월 25일 07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가 은퇴한 뒤에도 더본코리아가 요식업 물가 마지노선을 지킨 기업으로 남길 바란다. 그러려면 기업이 공개되고 투명한 경영이 이뤄져야 한다. 여러 분야에서 간섭하는 분들이 생겨서 회사 기조가 유지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이사는 지난해 공모 당시 상장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백종원 이후'’를 위해 기업공개(IPO)에 나섰다는 취지다. 공개된 장소는 아니지만 기관 투자설명회(DR)에서도 비슷한 이야길 강조했다. 본인 이미지를 회사에서 차츰 지우겠다는 것이 요지였다.
상장 5개월여가 지난 현재 백 대표의 계획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이뤄지는 중이다. 명절 선물세트에서 시작된 논란이 원산지 부실 표기, 농지법 위반에 이어 지역축제사업의 비즈니스 모델로까지 번졌다. 일주일에 1~2편씩 업로드되던 유튜브 콘텐츠도 끊긴 지 오래다.
하나씩 놓고 보면 주가를 이렇게까지 움직일 사안들이 아니다. 문제는 대중이 과거 백 대표가 방송과 유튜브 등지에서 내놓은 발언들을 일일이 복기하며 회사의 사업 방향과 비교하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의 빠른 성장을 이끈 이미지 메이킹 전략이 현재는 논란을 키운 불씨가 된 셈이다. 백종원의 적은 백종원, 뭐 이런 느낌이다.
창업 초기부터 백 대표는 스스로를 회사의 아이콘으로 내세웠다. 상장 준비가 시작된 이후엔 한 걸음 더 나가 방송과 사업 방향을 일치시키는 전략을 취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등장 메뉴를 상품화하고, 지역축제 컨설팅을 유튜브 콘텐츠로 홍보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논란이 불거진 초기에도 비슷했다. 언론 보도에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며 직접 유튜브를 통해 회사를 알리겠다고 밝혔다. 형식은 ‘뉴스’라고 강조했지만, 실질은 백 대표와 방송 팬덤 간 소통에 가까웠다. 결과적으론 논란을 잠재우기보다는 키우는 역할을 했다.
위기를 돌파하려면 원인부터 짚을 필요가 있다. 논란이 커진 배경엔 백 대표 개인기에 의존했던 성장 전략이 자리잡고 있다. 해법 역시 백종원 개인과 회사를 분리하는 것이다. 상장 당시 내세운 계획을 조금 이르게 실천하는 것이다.
기업 대주주나 전문경영인(CEO)들은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발언을 자제한다. 공식 석상에서도 IR·PR 부서의 내부 검증 뒤 정제된 이야기만 내놓는다. 회사의 모든 부분을 일일이 챙길 순 없고, 사견과 회사 정책이 뒤섞이면 논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본코리아가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해법 역시 여기에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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