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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 현장 돋보기]'주주제안 상정' 이마트, 달라진 소통 의지 눈길요건 미달한 주주제안, 회사 측에서 안건 채택…주요 대기업 중 최초

안준호 기자공개 2025-03-27 07:55:10

[편집자주]

주주총회는 기업의 방향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숫자와 문서로 정리된 안건 뒤에는 주주들의 기대와 우려, 경영진의 고민과 결단이 담겨 있다. 하지만 책상 위 자료만으로는 이 모든 흐름을 온전히 읽어낼 수 없다. 주총장에서 오간 논쟁과 질의응답, 미묘한 온도 차 속에서 기업과 주주 간의 관계가 드러난다. 더벨은 주총 현장에서 직접 포착한 주요 이슈와 기업의 전략적 변화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6일 12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 정기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연대의 ‘권고적 주주제안’ 안건이 부결됐다. 국내 대기업 가운데선 최초로 주주제안 안건이 상정된 사례였으나 통과엔 이르지 못했다. 부결에도 불구하고 주주연대 측에서는 회사 측의 소통 의지가 예전보다 높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마트는 25일 정기 주총을 열고 총 6개 의안을 의결했다. 제14기 재무제표 승인의 건과 이사 및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결정 등 대다수 안건이 통과된 가운데 권고적 주주제안 안건인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개의 건’은 부결됐다. 출석 의결권의 과반수 및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의 찬성 수를 획득하지 못했다.

제안자인 주주연대 측은 “이마트 측에서 주총을 앞두고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것은 환영하지만, 다분히 일반적인 내용으로 채워져 있어 투자자가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라며 “각 사업부별 구체적 이행 계획과 남아있는 48%의 자기주식 소각 계획 등이 추가로 공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마트 주주연대 측은 회사의 밸류업 프로그램 공시에 대해 구체성 강화와 분기별 이행 공시 의무화 등을 담은 주주제안 안건을 내놓았다. 필요 정족수를 채우진 못했으나 회사 측에서 의견 수렴 차원에서 안건을 주총에 상정했다.

주주제안권 발동을 위해서는 6개월 이상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의 지분 0.5%만 확보해야 한다. 이번 주총을 앞두고 주주제안을 준비한 소액주주 행동주의 플랫폼 액트(ACT)의 경우 0.5%에 소폭 모자란 지분을 확보했다.

25일 열린 이마트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채양 대표이사가 2025년 사업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안건은 부결되었지만 과정을 보면 이마트의 달라진 IR 정책이 드러난다는 평가다. 과거 소액주주들과 활발히 소통했던 이마트는 지난 2019년 이후엔 외부와의 소통을 최소화했다. 밸류업 프로그램 공시나 자사주 소각 등 최근 상장사들의 주주가치 제고 움직임에도 가장 늦게 참여했다.

올해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주주제안도 회사 측이 안건으로 채택하는 등 소통 강도가 올라갔다. 액트 관계자는 “이마트 측이 과거와는 달리 주주연대와도 지속적으로 소통했으며, 지분 확보를 위한 시간을 추가로 주는 등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줬다”며 “안건이 부결된 것은 아쉽지만 앞으로도 주주연대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활동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주주총회 의장을 맡은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는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자자들의 예측 가능성 확대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밸류업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이번 안건은 상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지만,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해 상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마트 측은 2025년 사업 방향에 대해 통합 매입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 신규 출점을 통핸 매출 극대화 등 기존 전략을 발전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채양 대표는 “지난해 3년만에 신규점을 출점한 가운데 올해 3개점 출점을 준비 중”이라며 “트레이더스, 푸드마켓 등 다양한 형태로 성장동력인 신규 점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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