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십 시프트]'완구 유통' 손오공 대주주 9개월만에 또 바뀐다①'경영 안정화' 내세운 김종완 대표, 신설 법인에 경영권 매각…10월 임시주총 '주목'
정유현 기자공개 2023-08-11 08:03:24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9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완구 유통사 손오공의 대주주가 9개월 만에 또 바뀐다. 지난해 10월 ‘마텔’과의 파트너십을 종료하고 김종완 대표 체제가 출범했지만 낮은 지배력을 구축한 영향에 경영권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됐다. 일단 새로운 대주주를 맞이해 지배력 보강의 해법을 찾은 모양새다.현재 경영진 체제로 키덜트 등 사업 확장을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대주주 측의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만큼 또 한번 변화의 기로에 설 여지는 남아있어 보인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일 손오공의 최대주주인 김종완 대표는 보유 주식 173만5619주(6.22%)를 에이치투파트너스에 88억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에이치투파트너스는 계약 당일 계약금으로 44억원을 납입했으며 잔금 44억원은 이달 30일 치를 예정이다.
에이치투파트너스는 김종완 대표 이외의 주주로부터 200만주를 추가 취득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있다. 이 과정이 완료되면 373만5619주(13.38%)를 보유하게 된다. 여기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을 추진하기로 했다.
50억원 규모 10회차 CB는 룩스투자조합, 100억원 규모 11회차 CB는 티아이파트너를 대상으로 발행한다. 1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는 에이치투파트너스와 오리온이엔씨투자조합이 참여하기로 했다. 유증을 통해 에이치투파트너스는 166만1129주를 배정 받을 예정으로 전부 납입이 완료되면 에이치투파트너스는 539만6748주를 보유하게 된다. 16%대 지분율로 손오공의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다.
손오공 측이 밝힌 대주주 변경 이유는 경영권 안정화 도모다. 김종완 대표가 지난해 10월 마텔로부터 주당 1800원에 156만5619주를 사들이며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지만 6%대의 낮은 지분율은 약점으로 꼽혔다. 올해 3월 진행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로부터 이사 선임 안건 등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기도 했다.
적대적 M&A 우려와 매출 하락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대주주를 맞이해 분위기 반전을 시도한다는 것이 손오공 측의 전략이다. 다만 구원 투수로 등장한 대주주가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략적 투자자가 아니다. 손오공 인수를 목적으로 신설된 것으로 추측되는 페이퍼 컴퍼니라는 점에서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키스코파트너스란 업체가 손오공의 지분을 사들이며 5%대 주요 주주로 등극했다. 손오공 측은 키스코파트너스가 낮은 지배력을 보강해줄 우호 주주라 밝혔다. 자세히 보면 키스코파트너스 측이 일반 주주 4명으로부터 시간외 매매로 지분을 매입한 날이 6월 22일이다. 에이치투파트너스는 6월 23일 설립된 법인이다. 우호 주주 측의 주식 거래일과 대주주로 오른 법인의 설립일이 공교롭게 시기가 겹친다. 올해 초부터 손오공 경영권 매각설이 제기된 만큼 6월부터 관련 작업이 진행됐다고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새로운 대주주의 지분율도 주주총회 등을 통해 보통 결의 사항을 의결할 수 있는 수준(25%)은 아니다. 이번에 CB 투자자로 참여한 룩스투자조합과 티아이파트너가 1년 후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을 위해 CB를 주식으로 바꾸면 지분율은 더 희석된다. 경영권 안정화가 목적이라면 에이치투파트너스가 지배력을 보강하는 작업을 추가로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손오공은 오는 10월 12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변경과 이사 및 감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10월을 기점으로 손오공의 사업과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열려있어 보인다.
손오공 관계자는 “경영권 안정화 차원에서 새롭게 대주주를 맞이했고 김종완 대표와 현 경영진 체제가 변동 없이 사업이 진행될 것이다”며 “이사회 구성 등의 자세한 내역은 추후 공시를 통해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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