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지업계 생존전략]'범 LG가' 깨끗한나라, 베트남·펫사업으로 돌파구후계구도 미완성, 승계 안갯속 '3세 최현수 대표' 공격적 사업 확장
이윤정 기자공개 2023-08-11 08:13:42
[편집자주]
국내 화장지업계는 해외 합작사로 시작한 유한킴벌리와 토종기업인 모나리자, 미래생활, 깨끗한나라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내수시장 경쟁심화로 레드오션이 된 가운데 최근 펄프 등 원자재 값이 상승하면서 경영 여건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저마다 신사업 문을 두드리는 등 몸부림을 칮고 있다. 화장지 제조사들의 경영 전반을 들여다보고 향후 생존전략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9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범LG가(家)로 분류되는 깨끗한나라는 1966년 대한펄프공업에서 시작했다. 1980년 종합제지기업으로 성장해 1985년 금강제지를 인수하면서 화장지 사업으로 진출했다. 이는 제품군을 기저귀, 생리대 등 생활용품으로 확대하는 발판이 됐다. 그리고 1997년 화장지 신제품을 출시하며 브랜드명 '깨끗한나라'를 탄생시켰고 2011년 생활용품 사업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이 브랜드명을 사명으로 채택했다.깨긋한나라는 최화식 창업주와 2세 최병민 회장을 거쳐 현재 3세 경영이 한창이다. 장녀 최현수 대표이사가 회사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남동생이자 최 회장의 유일한 아들인 최정규 씨가 개인으로는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후계구도에서 다소 빗겨 있었던 정규 씨가 작년 이사회 사내이사로 진입하며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최 대표 중심의 승계에 다소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깨끗한나라가 실적 악화를 개선하기 위해 해외시장 진출과 신사업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도 승계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 2022년 적자전환…재무건전성 악화에 LG화학 출신 금융전문가 영입
2022년 깨끗한나라는 당기순손실 2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6064억원으로 2021년과 비교해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37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깨끗한나라는 크게 산업용 포장재를 생산하는 PS(Paper Solution)사업부와 생활용품을 생산하는 HL(Home & Life)사업부로 구성돼 있다. PS사업부의 경우 백판지 매출의 50% 이상이 수출에서 나온다. 화장지, 물티슈, 여성용품, 위생용품 등을 생산하는 HL사업부는 대표 브랜드 깨끗한나라를 비롯한 순수한면, 디어스킨, 보솜이, 프레미뇽. 메디프렌즈 등을 보유하고 있다.
2021년 글로벌 경기 회복세로 펄프 및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물류 운송비까지 올라가면서 PS사업부의 실적은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당연히 영업이익과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회사의 재무적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인 잉여현금흐름(FCF)도 2021년부터 마이서스로 돌아섰다. 2022년에는 마이너스 폭이 더 확대되기도 했다.
신용평가 관계자는 "깨끗한나라의 경우 영업현금흐름이 저하되고 있다"며 "이에 따른 현금흐름 상 부담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재무건전성 악화에 따른 위기의식에 높아지면서 깨끗한나라는 지난해 초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 금융담당 임원을 지낸 이동열 전무를 CFO로 영업하기도 했다.
◇ 수출 거점 마련 포석 베트남 지사 설립, 펫사업 진출 '포포몽' 출시
깨끗한나라가 금융 전문가 영입을 통해 재무건전성 제고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해외 진출과 사업 다각화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해 깨끗한나라는 베트남 지사를 설립했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베트남에 현지 영업력 강화와 수출 거점 마련을 위해 지사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국내보다 오히려 해외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인정 받은 PS사업부의 글로벌 영업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HL(Home & Life)사업부는 새로운 영역으로의 진출을 통해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3월 깨끗한나라는 정관 변경을 통해 신규 사업을 대거 추가했다. △재생 플라스틱 소재 제조 및 판매 유통업 △애완용 동물 관련용품 제조 판매업 △비누 기타 주방용 세정제 제조 판매업 △화장품 및 화장용품 제조 판매업 △청소포 기타 생활용품 제조 판매업이 올해 새롭게 포함된 신사업들이다.
대부분 HL사업부와 관련된 사업들이었다. 이어 지난 달 반려동물용품 전문브랜드인 '포포몽'을 출시하면 펫사업 진출을 알렸다. 동물의 발을 의미하는 '포'(Paw)'를 활용해 브랜드명이 지어졌다.
포포몽은 첫 제품으로 배변패드, 펫 티슈 등을 선보였다.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세에 따라 반려동물용품시장 진출을 결정한 깨끗한나라는 배변패드와 펫 티슈에 이어 새로운 제품을 순차저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반려동물용품 시장 진출은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최 대표의 의지가 크게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사외이사로만 있던 동생 최정규 이사가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면서 후계구도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이에 입지를 다지기 위해 최 대표가 적극적으로 사업 다각화와 신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