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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코 전환과 본업 텔코, 미래 위해 균형 잡아라 ⑧디지털 사업 투자 집중 반대급부, 이동통신 회선 2위 위협받아

이민우 기자공개 2023-08-18 13:11:04

[편집자주]

대표이사 장기부재란 KT 초유의 경영공백 사태가 해결의 9부 능선을 넘었다. LG유플러스 등에서 근무한 LG맨인 김영섭 후보가 최종 낙점돼 8월 말 선임될 예정이다. KT는 민영화 이후 사상 첫 통신경쟁사 출신이자, 재무전략전문가인 수장을 두게 됐다. 전임자들과 다른 결의 대표를 맞는 데다 올해 내부 상황도 크게 변화된 새로운 KT의 앞날과 내외부 시선을 정리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6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는 전임 대표 체제에서 통신 기업 정체성에서 벗어나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하는 디지코 전략을 추진해 왔다. 이를 위해 클라우드와 IDC, 콘텐츠 분야 육성에 힘쓰는 한편 관련 주요 사업 스핀오프, 인수 등을 추진해 공격적인 행보를 펼쳤다. 디지코 전략을 중심으로 달성한 비용효율화, 영업호조는 디지코 B2C, B2B 외형을 키운 것은 물론 처음으로 KT에 연간 매출 25조원을 돌파란 성과를 안겨줬다.

하지만 디지털 사업에 집중했던 만큼 상대적으로 본업인 통신 분야에 대한 관심은 떨어졌다. 이에 KT 내외부에선 회선점유율 감소와 경쟁사 추격 등을 통신 경쟁력 저하를 우려 중이다. 디지코 전환을 통해 미래먹거리와 중장기 사업성을 챙기는 것은 좋지만, 두 영역의 적절한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투자유치 등 성과 확실했던 디지코 전략, 외형·내실 잡았다

KT는 구현모 전 대표 시절 디지털 전환을 위해 디지코 사업 키우기에 집중해 왔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을 기반으로 기존 통신산업에서 충족하기 어려운 첨단산업 역량을 키우기 위함이었다. 특히 통신 사업은 성격상 내수 중심으로 이뤄져 해외 시장 공략에 한계를 가진다. KT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려면, 디지코 추진은 필수불가결한 선택이었다.

본격적인 디지코를 추진하면서 KT는 비용 효율화, 비대했던 자회사 숫자 덜어내기 등 개편을 단행했다. 해당 과정에서 KT서브마린(LS전선), KT파워텔(아이디스) 등 디지코와 방향성을 달리한다고 판단된 그룹사가 정리됐다. 이 밖에도 BC카드, KT스튜디오지니 등 아래 유사 분야 자회사를 이동시키는 등 영역 구분도 확실히 했다.


디지코 전략 강화에 따라 KT는 2020년~지난해까지 클라우드 등 디지털 사업 외형을 제법 키울 수 있었다. 2020년 KT의 디지코 매출 규모(B2C, B2B 합산)은 4조147억원 수준이었다. 지난해에는 4조4990억원 상당으로 늘어나며 12%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연간 증가율이 2020~2021년 4.2%에서 2021년~지난해 사이 7.5%를 기록해 성장세를 가속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함께 2020년 당시 23조9167억원이었던 KT 연결기준 연간 매출도 지난해 25조6500억원까지 증가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 역시 2020년 1조1841억원 수준에서 2021년 1조6718억원, 지난해 1조6901억원까지 확대됐다. 성장이 두드러진 2020년과 2021년 간 영업이익 증가율은 41.2%에 달한다. 영업손실을 겪은 지난 2014년 이후 최근 8년간 증가율 중 최고다.

올해 상반기 KT클라우드가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한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 5월 KT클라우드는 IMM크레딧앤솔루션(ICS)로부터 6000억원 규모 투자를 받았다. KT클라우드는 지난해 4월 분사했는데 1년만에 상당한 가치를 인정받았다. 투자 과정에서 평가된 KT클라우드의 기업가치는 4조원 수준에 이른다.

◇맹추격 받는 통신 경쟁력, “투자와 안정성 등 적절한 균형 찾아야”

KT의 디지코 전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내외부에선 우려도 상존한다. 디지코 전략에 집중한 나머지 전통의 본업이었던 통신(텔코) 분야 역량이 훼손된다는 것이다. 통신 특히 텔코 B2C 분야는 여전히 전체 연간 매출의 과반을 차지하는 최중요 사업이다. 성공적인 디지코 전환 가도를 달려도, 통신과 텔코 B2C 경쟁력 유지·강화에 소홀한다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실적상으로 KT의 텔코 B2C 사업은 지속 성장 중이다. 지난해 기준 연결기준 연간매출이 9조4644억원이다. 이는 2021년 대비 1.3%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4~11% 연간 매출 증가율을 기록한 텔코 B2B와 디지코 B2C·B2B 만큼은 아니지만 외형 확대는 꾸준히 이뤄진 셈이다. 사양산업에 접어든 유선전화 몫도 초고속인터넷, 5G 등에서 메워지고 있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 시장 2위 자격을 위협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올해 6월 국내 이동통신 가입 회선 현황 조사에 따르면 KT는 1764만명, LG유플러스는 168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 중이다. 양사 차이는 84만명으로 지난해 6월(179만명)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KT가 국내 이동통신시장에서 보유했던 점유율을 LG유플러스에 조금씩 내주고 있는 셈이다.

업계 내외는 디지코 전환 이후 통신 사업에 대해 줄어든 관심으로 경쟁력이 취약해진 영향으로 본다. 앞서 KT는 지난 2021년 발생한 전국통신장애 등 크고 작은 통신사고를 겪었던 바 있다. KT새노조 등 역시 김영섭 KT대표이사 최종 후보 관련 성명에서 이를 지적하며 통신 경쟁력과 안정성 유지를 위한 투자를 요구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통신 경쟁력을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텔코 B2C 중 실제로 가장 중요한 5G 점유율에서 KT가 LG유플러스에 꽤 앞서 있다는 것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기준 KT의 5G 회선 가입자는 900만명 이상”이라며 “국내 5G 회선이 3000만개 수준인데 이는 가입자 3명 중 1명은 KT 5G를 쓴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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