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체인지 오브 헤드]또 다시 국민연금에 쏠리는 눈②서원주 CIO, 작년 12월 절차 문제 지적…경영공백 장기화·책임론 제기 '부담', 안건 통과 전망 '우세'
김경태 기자공개 2023-08-09 13:26:56
[편집자주]
대표이사 장기부재란 KT 초유의 경영공백 사태가 해결의 9부 능선을 넘었다. LG유플러스 등에서 근무한 LG맨인 김영섭 후보가 최종 낙점돼 8월 말 선임될 예정이다. KT는 민영화 이후 사상 첫 통신경쟁사 출신이자, 재무전략전문가인 수장을 두게 됐다. 전임자들과 다른 결의 대표를 맞는 데다 올해 내부 상황도 크게 변화된 새로운 KT의 앞날과 내외부 시선을 정리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7일 11:2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기 KT 신임 대표이사 최종 후보자로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이 낙점됐다. 이제 마지막 관문인 주주총회를 남겨 두면서 또다시 국민연금공단(이하 국민연금)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KT 지배구조에 대한 언급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고 신임 대표 선임 절차가 장기화됐다.다만 이번에는 이전보다 절차적 정당성 등을 확보하면서 국민연금이 반대 의사를 밝히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KT 경영 공백 상태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자칫 잘못하면 국민연금의 책임론이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유분산' KT, 1대주주 국민연금 CIO 발언 이후 '격랑'
애초 KT는 공기업으로 대한민국 정부가 확고한 최대주주였다. 2001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정부의 지분율이 50%를 넘었다. 그러다 같은 해 하반기부터 민영화를 추진하기 위해 점차 지분을 매각하기 시작했고 지분율이 하락했다. 민영화는 2002년 완료됐고 소유분산 구조가 형성됐다.
올 1분기말 최대주주는 지분 8.27%를 보유한 국민연금이다. 그다음으로는 신한은행이 지분 5.57%를 갖고 있다. 다만 현대차그룹 계열사 2곳이 지분을 들고 있어 실질적으로 신한은행이나 KT보다 많은 의결권을 갖고 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KT 지분을 각각 4.69%, 3.1%를 보유하고 있다.
소유분산 구조 속에서 KT는 외풍에 자주 시달렸다. 이번 신임 대표이사 선임 역시 마찬가지다. 지분율이 10%를 넘지 않는 국민연금의 막강한 영향력을 절감했다. 작년 12월 선임된 서원주 신임 국민연금 기금이사(기금운용본부장·CIO)는 소유분산기업에 대한 지배구조를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27일 기자간담회에서 "KT나 포스코, 금융지주 등 소유분산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가 객관적이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기준과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불공정한 경쟁이나 '셀프·황제 연임' 우려가 해소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 전 대표는 KT 이사회 운영규정상 '연임 우선심사 제도'에 따라 연임 적격 판정을 받았지만 이를 문제 삼았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서 이사의 언급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구현모 전 KT 대표는 연임을 시도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서 이사의 발언은 구 전 대표의 연임 시도를 사실상 반대한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당시 투자업계 및 재계에서는 서 이사의 발언을 두고 신임 CIO로서 정무적인 감각이 발휘된 발언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서 이사은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선임된 국민연금 CIO다. 사실상 정부와 국민연금 고위층의 의사를 대신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신임 대표 선임 '장기화' 부담, 반대 명분 찾기 어려워
서 이사의 작년 말 국민연금의 소유분산기업에 대한 발언 이후로도 KT 신임 대표 선임에 대한 견제는 이어졌다. 구 전 대표는 복수 후보 경선을 역제안하며 연임 의사를 접지 않았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절차 공정성과 투명성을 재차 지적했고 정부와 정치권도 이에 힘을 실었다. 결국 구 전 대표는 올 2월 23일 이사회에 연임 포기 의사를 전했고 중도사퇴했다.
그 후로도 KT가 새로운 수장을 찾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구 전 대표에 이어 차기 CEO 후보로 확정된 윤경림 전 KT 트랜포메이션부문장(사장)에 대해 여권에서 문제제기했다. 당시 KT가 내부 출신 전현직 임원 4명을 차기 CEO 최종 후보군으로 선정한 것을 비판했다. 윤 전 사장도 결국 자진 사퇴를 선택했다.
일련의 과정을 부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시선도 있다. 기존의 CEO 선임 절차에서 불거질 수 있는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이사회 등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이 사안에 밝은 재계 관계자는 "앞서 진행된 차기 CEO 선임에 지원한 한 인사는 면접 과정에서 KT의 대표가 아닌 다른 자리에 대한 권유를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지원자는 KT 신임 대표에 지원한 건데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 황당해했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연금이 이번에도 반대를 하기에는 명분이 부족하고 부담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최종 후보로 확정된 김 전 사장은 평생을 LG그룹에서 일해온 정통 경영자다. KT의 경쟁사인 LG유플러스 출신으로 정치권에서 지적된 '내부 카르텔'과도 관련이 없는 인물이다.
여기에 또다시 CEO 선임이 불발되면 경영 공백 장기화 등에 대한 국민연금의 책임론이 거세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서 이사는 이번 CEO 선임 과정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대해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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