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의 수성책' 계열사 합병, 마지막 퍼즐 '상호·순환출자 해소' ㈜DB·DB하이텍 서로 지분 보유, 6개월내 정리해야…지주사 전환 회피, 자금부담 경감 방책
김경태 기자공개 2023-08-18 10:11:36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7일 11시09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그룹이 ㈜DB Inc(DB아이엔씨)와 계열사 DB메탈의 합병을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DB는 그룹 지분구조의 정점에 있는 곳으로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DB그룹이 이번 합병을 통해 지주사 전환을 회피하면서 KCGI의 공세에 대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다만 DB그룹이 추진하는 지분구조 개편은 과제가 남는다. DB하이텍이 DB메탈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새로운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다만 DB그룹이 지주사를 전환하는 것보다는 자금 측면에서 부담이 덜한 방안이라는 점에서 합병을 결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규 상호·순환출자 발생, 6개월 이내 해소 필요
㈜DB와 DB메탈은 이달 16일 합병계약을 체결했다. ㈜DB가 DB메탈을 '1대0.3225971' 비율로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양사는 올 11월 10일 주주를 확정한 뒤 12월 11일부터 26일까지 합병 반대의사 통지를 접수할 예정이다. 12월 27일 주주총회를 열어 합병 안건을 다룬다. 합병기일은 내년 2월 1일이다.
이번 합병으로 DB그룹에는 신규 상호출자와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된다. 현재 DB그룹은 지주사 체제가 아니며 지분구조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DB는 DB하이텍의 지분 12.4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DB하이텍은 DB메탈의 지분 28.83%를 가진 1대주주다. 이 때문에 합병 이후 ㈜DB와 DB하이텍이 서로의 주식을 보유하게 된다.
순환출자고리는 계열사 동부철구로 인해 생긴다. DB하이텍은 동부철구 지분 49.71% 갖고 있다. 그런데 동부철구는 DB메탈의 주식 3410주를 들고 있다. 지분율로는 1% 미만이다.
공정거래법상 합병으로 인해 상호출자나 순환출자가 생긴 기업은 6개월 이내에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이 때문에 DB그룹에서는 이미 상호출자와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순환출자는 동부철구가 보유한 DB메탈 주식은 3410주로 소규모로 신규 상호출자보다 해소하기 수월하다. 우선 ㈜DB의 주주인 김준기 창업회장, 김남호 회장, 김주원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매입하는 방안이 있다.
또 오너일가가 지배하는 계열사가 주식을 인수할 수도 있다. DB인베스트와 DB스탁인베스트먼트가 나서는 방안이다. DB인베스트는 김 창업회장과 김 회장이 각각 지분 73.51%, 26.49%를 나눠 갖고 있다. DB스탁인베스트먼트는 김 부회장이 36.84%의 지분을 보유해 1대주주다. 김 창업회장과 김 회장의 지분율은 각각 34.07%, 29.09%다.
㈜DB와 DB하이텍의 상호출자는 순환출자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다. DB하이텍은 DB메탈의 지분 28.8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DB그룹이 이번 합병 과정에서 DB메탈 주식매수청구 예정가격으로 주당 631원을 제시했다. DB하이텍이 보유한 DB메탈 주식 4558만231주에 대입하면 288억원으로 집계된다.
◇지주사 전환 회피·KCGI 공세 대응, 결국 '실탄 문제'
DB그룹은 합병의 목적으로 "시너지 효과의 극대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 및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DB메탈은 합금철 및 건설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합병 이후 ㈜DB는 IT, 무역, 브랜드 등을 포함해 5개 사업부문을 갖춘 복합기업으로 출범하게 된다.
다만 재계 및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사업적인 목적보다는 다른 측면에서 합병이 추진된다는 시각이 강하다. DB그룹은 최근 지주사 전환 이슈의 사정권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관련 법상 총자산이 5000억원을 넘으면서 자회사의 지분 가치가 전체 자산의 50% 이상인 기업은 지주사로 강제 전환된다. ㈜DB는 그룹 주력 계열사인 DB하이텍의 성장에 따라 지주사 전환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DB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는 경우 ㈜DB는 DB하이텍의 지분 30% 이상을 의무 보유해야 한다. 그런데 ㈜DB가 가진 DB하이텍 지분은 12.4%에 불과하다.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4000억원대의 자금 소요가 생긴다.
하지만 ㈜DB가 DB메탈을 흡수합병해 총 자산을 늘리면 이런 고민을 해소할 수 있다. 전체 자산에서 자회사의 지분 가치 비중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상호출자와 순환출자가 생기고 DB하이텍의 지분을 매입한 KCGI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자금 부담 측면에서 오너일가에 훨씬 유리한 방안을 선택한 셈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키움증권 리테일 훼손 우려…이틀새 시총 2400억 증발
- 더본코리아, '노랑통닭' 인수 포기 배경은
- [i-point]탑런에이피솔루션, LG디스플레이 장비 공급 업체 등록
- [트럼프 제재 나비효과 '레드테크']한국 울리는 적색경보, 차이나리스크 확산
- [i-point]티사이언티픽, 파트너스 데이 성료…"사업 확장 속도"
- [i-point]빛과전자, 국제 전시회 참여 "미국 시장 확대"
- [탈한한령 훈풍 부는 콘텐츠기업들]잠잠한 듯했는데…JYP엔터의 중국 굴기 '반격 노린다'
- [LGU+를 움직이는 사람들]권준혁 NW부문장, 효율화 vs 통신품질 '균형' 숙제
- [저축은행경영분석]PF 늘린 한투저축, 순익 2위 등극…사후관리 '자신감'
- [저축은행경영분석]'PF 후폭풍' OK저축, 대손상각 규모만 3637억
김경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상호관세 후폭풍]한숨돌린 삼성·SK? 중국·대만 여파에 보조금 협상 '고심'
- [이재용의 차이나 공략 키워드]가시적 미국 대응책 아직, 현대차와 다른 행보 눈길
- '삼성 상인' 이재용 회장의 밸런싱
- [삼성전자 리더십 재편]노태문 직대 체제 관전포인트, 후임자 육성·초연결 완성
- [삼성전자 리더십 재편]'직무대행' 노태문 사장, 대표 선임 유력·가전 통합 과제
- [이재용의 차이나 공략 키워드]조용히 확대한 카오디오 시장 입지, 점프업 꿈
- [이재용의 차이나 공략 키워드]주주 놀래킨 유증, '톱레벨 영업' 통해 진화 나섰다
- [이재용의 차이나 공략 키워드]미국 눈치보다 생존 먼저, 민감한 시기 '정면돌파'
- [이사회 모니터]삼성SDI, 대표·의장 분리 '다음으로'
- '미전실 출신' 문종승 삼성전자 부사장, 공백 메우기 '전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