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KCGI, 예상된 DB메탈 합병에 '장외 견제' 지속 6월부터 움직임 포착…하이텍 주주 지위로 문제제기

김경태 기자공개 2023-08-23 10:27:23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1일 0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그룹은 올 3월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KCGI가 DB하이텍 지분을 매집하면서 분주해졌다. 오너 리스크와 지배구조 개선에 관한 지적이 이어졌다. 지주사 강제 전환 압박이 발생하면서 고심이 커졌다.

KCGI에서는 약 두 달 전부터 ㈜DB Inc(DB아이엔씨)와 DB메탈의 합병이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포착했다. DB그룹에서 지주사 전환을 피할 목적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합병 발표 이후 KCGI는 곧바로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KCGI는 ㈜DB와 DB메탈의 주주가 아니라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질 수 있는 직접적인 당사자는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번 합병이 DB하이텍에 영향이 불가피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합병이 벌어지는 외곽에서 KCGI의 견제구는 지속될 전망이다.

◇KCGI, 올 6월초경 DB그룹 움직임 감지…불확실성·화력 집중 필요성 고려

KCGI는 올 3월 30일 DB하이텍 지분 7.05%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하면서 전격 등장했다. 당시 DB하이텍의 물적분할 과정 등을 포함한 주주 소외, 지배구조 문제, 오너 리스크 등을 지적했다. 각종 문제를 해소해 기업가치를 제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 후 KCGI는 올 6월 1일 주주서한을 보냈다. 같은 달 9일에는 2건의 가처분 소송을 진행했다.

DB그룹은 표면적으로는 무관심에 가까운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물밑에서는 분주하게 움직였다. 김남호 DB그룹 회장은 친분이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소통하며 조언을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DB하이텍은 KCGI가 제기한 소송에서 활약할 대리인으로 김·장 법률사무소(김앤장)를 선임했다. 또 삼성증권도 우군으로 포섭하며 대비에 나섰다.

재계 및 투자업계에 따르면 ㈜DB와 DB메탈의 합병 가능성이 올 6월초께부터 점차 회자되기 시작했다. DB그룹이 DB하이텍의 지분가치 상승으로 인한 지주사 강제 전환을 회피하고 KCGI의 공세를 막기 위해 추진한다는 관측이었다.

KCGI 역시 당시부터 DB그룹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상세한 내용과 실행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 분주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이번 합병을 조력한 삼일회계법인의 외부평가는 올 6월 26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진행됐다.

다만 KCGI로서는 ㈜DB와 DB메탈이 아닌 DB하이텍의 주주이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었다. ㈜DB와 DB메탈의 합병에 직접 반대표를 행사하기 위해서는 주식을 매입해 주주 지위를 획득해야 했다. 그런데 DB그룹이 실행에 옮길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KCGI가 보유한 자금력이 분산될 우려가 있었다.


◇㈜DB·DB메탈 합병, DB하이텍에 영향 불가피…KCGI, '견제 지속' 예정

그간 일각에서는 KCGI가 DB하이텍 외에 실질적 지주사인 ㈜DB의 주식도 매입했을 가능성을 주목했다. 하지만 KCGI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DB하이텍 외에 ㈜DB 주식은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현재도 ㈜DB 주식 매입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이라는 전언이다.

DB메탈은 비상장사로 지분 확보가 어렵다. 올 상반기 말 기준 김 회장을 비롯한 DB그룹 특수관계자의 DB메탈 지분율 합계는 95.2%에 달한다. 일부 주식을 매입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합병 결의를 막을 수 없는 주주 구성인 셈이다.


㈜DB와 DB메탈의 주주가 아니라 주총에서 표를 행사할 수는 없지만 KCGI가 외곽에서 반대 움직임을 펼칠 명분은 있다. 이번 합병이 DB하이텍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 KCGI는 합병 발표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적으로 반발했다. 또 앞으로도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지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합병으로 신규 상호출자와 순환출자가 만들어진다. DB하이텍은 상호출자 문제를 안게 된다. ㈜DB는 DB하이텍의 지분 12.4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DB하이텍은 DB메탈의 지분 28.83%를 가진 1대주주라 서로 주식을 소유하는 문제가 생긴다.

무엇보다 DB그룹이 합병의 목적으로 내세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지 않으면 DB하이텍에 악영향을 끼친다. DB하이텍 입장에서는 신규 시설 투자 등을 위해 모회사의 지원 여력이 필요하다. 합병 법인이 부진하면 DB하이텍의 신용 등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반도체 사업을 원활히 펼치는 데 제약이 될 수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