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8월 21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유위니아그룹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벌이는 인수합병(M&A) 관련 법정다툼이 2심 결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주 마지막 2심 변론이 진행됐고 오는 10월 재판부의 판정이 나올 예정이다.

양측에 이번 소송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대유위니아그룹 입장에서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소중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승소가 간절하다. 한앤컴퍼니와 분쟁에서는 연전연패한 홍 회장 역시 일부 명예회복을 이루기 위해 승소가 필요한다. 다만 대법원까지 갈 가능성이 커 최종 결론이 나오는데 수년의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2심 변론 종결, 오는 10월 판결 예정…대유위니아그룹, '2연속 패소' 방어해야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지난주 금요일(18일) 대유홀딩스가 홍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위약벌 소송의 변론기일을 열었다. 올 4월 14일, 6월 23일에 이어 열린 세 번째 변론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양측은 세 번째 변론에서도 팽팽한 입장차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고법 재판부는 변론을 종결하고 오늘 10월 20일에 2심 판결을 내리기로 정했다. 이로써 대유위니아그룹이 1심 패소에 불복하며 홍 회장을 상대로 항소한 지 약 1년 만에 결론이 나오게 됐다. 대유홀딩스는 작년 11월 29일에 2심을 제기했다.


2심 결론을 앞두면서 양측의 긴장감이 커지게 됐다. 우선 대유위니아그룹으로서는 2연속 패소를 막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기를 맞이했다. 대유위니아그룹은 2021년 11월 홍 회장과 협력이행 협약을 체결하고 매매예약완결권을 획득했다. 하지만 작년 3월 양측의 합의가 파국을 맞이하면서 같은 달부터 법정다툼이 시작됐다.

당초 대유위니아그룹이 유리할 것이란 전망과 달리 홍 회장이 작년 11월 1심에서 승소 판정을 받으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통상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동일한 결론을 내리면 3심으로 가기에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

그간 재판 과정에서 다뤄지지 않았거나 미비한 부분 등에 대해 치밀한 준비를 거쳐야 제시해야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을 택할 수 있다. 심리불속행은 원심에 중대한 법령 위반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경우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대법원이 별도의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다.

소송비용도 갈수록 부담이 커진다. 법조계에 따르면 민사소송에서는 소송가액에 따른 인지대를 내는데 심급에 따라 차이가 있다. 2심의 인지대는 1심의 1.5배, 3심은 2배다. 여기에 변호사비용이 추가로 지출되는 점도 있다.

◇대유위니아그룹 vs 홍원식 회장 '벼랑 끝 승부'…'3심 제기' 불가피 전망

법조계에서는 2심 판결 이후 패소한 측에서 3심 제기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법원까지 가능 경우 여러 부담이 발생하지만 대유위니아그룹과 홍 회장이 물러설 곳이 없는 벼랑 끝 승부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유위니아그룹 입장에서는 홍 회장에 지급한 계약금 명목의 320억 원을 돌려받기 위해 위약벌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에서 지면 수백억 원의 금액과 기회비용을 잃게 된다. 최근 그룹 계열사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승소하게 되면 긴요한 정상화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금전적인 부분뿐 아니라 명예회복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대유위니아그룹은 홍 회장과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분쟁을 겪던 시기 뛰어들어 새로운 인수 후보자가 됐다.

하지만 홍 회장이 분쟁을 겪으면서 M&A 수행 과정에서 거래상대방 위험(Counterparty risk)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이런 시선을 떨쳐내기 위해 2심에서 패소하더라도 대법원의 판단을 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홍 회장 역시 마찬가지다. 홍 회장은 한앤컴퍼니와 2년 넘게 M&A 법정다툼을 겪고 있다. 현재 3심을 진행 중이다. 한앤컴퍼니와의 소송에서는 연전연패한 상황이다. 대유위니아그룹과의 소송에서 지면 이중고에 처하게 된다. 한앤컴퍼니가 손해배상소송까지 제기한 상황이라 금전적인 압박이 급격하게 커질 수 있다.

다만 3심에 가면 법정다툼이 지난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대법원이 심리불속행을 하지 않는다면 3심 소송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