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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저작권 소송 나비효과]웹젠 지켜본 카카오게임즈, 대응전략 바꿀까④올해 소송전 발발, 송재경 대표 존재 변수…물밑합의 가능성도

황선중 기자공개 2023-08-30 10:17:50

[편집자주]

엔씨소프트와 웹젠의 '리니지M' 저작권 분쟁 소송 1심 결과가 나왔다. 게임 저작권을 간접적으로나마 보호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그동안 '리니지 시리즈' 시스템과 수익모델을 모방한 게임업계의 관행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란 평가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게임 저작권 분쟁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번 법원의 판단이 가져올 나비효과를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8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씨소프트·웹젠 소송 판결은 게임 저작권을 둘러싼 여타 게임업계 소송전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웹젠과 비슷한 이유로 엔씨소프트와 법적다툼을 진행 중인 카카오게임즈에 더 큰 시선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엔씨소프트가 이번에 승리를 거둔 만큼 카카오게임즈 소송전에도 자신감을 보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카카오게임즈 소송전에는 '리니지' 개발 주역인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개입된 만큼 웹젠 소송전과 양상은 다를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최근 위메이드-액토즈소프트처럼 '물밑합의'가 이뤄지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웹젠 꺾은 엔씨소프트, 다음은 카카오게임즈

엔씨소프트는 웹젠뿐 아니라 카카오게임즈와도 '리니지' 저작권 관련 법적분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게임 '아키에이지워'가 자사 게임 '리니지2M'을 모방했다며 저작권법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웹젠과의 소송전과 같은 맥락이다.

아키에이지워 개발을 맡은 엑스엘게임즈도 소송 대상에 포함됐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인 엑스엘게임즈는 '리니지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송재경 대표가 설립한 게임사다. 엔씨소프트 부사장 출신인 송 대표는 리니지 개발에 참여하며 성공 신화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사실상 '친정'으로부터 고소를 당한 셈이다.

아키에이지 워와 리니지2M을 비교하는 이용자 [사진:유튜브 '중년게이머 김실장']

카카오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는 웹젠과 비슷한 논리로 방어하고 있다. 모방이 아닌 장르적 유사성이라는 주장이다. 카카오게임즈는 피소 이후 입장문을 통해 "엔씨소프트의 주장은 동종 장르의 게임에 일반적으로 사용되어 온 게임 내 요소 및 배치 방법에 대한 것으로 관련 법률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피력했다.

다만 이번에 웹젠이 패소한 만큼 카카오게임즈도 대응전략 보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키에이지워는 지난 3월 출시 이후 주요 게임 유통 플랫폼에서 매출 순위 상위권을 유지할 정도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만약 아키이에지워가 웹젠의 'R2M'처럼 서비스 정지 명령을 받는다면 카카오게임즈로서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웹젠의 판결을 기반으로 추론해보면, 법원은 아키에이지워 전작 '아키에이지'를 기준으로 아키에이지워와 리니지2M 사이 유사성 수준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아키에이지워가 전작과 경쟁작 중 어떤 쪽과 더 닮았는지 확인해본다는 이야기다. 아키에이지는 2013년 출시된 엑스엘게임즈 흥행작이다.

◇위메이드-액토즈소프트처럼…'물밑합의' 가능성은

다만 시장에서는 '물밑합의'가 이뤄지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대형 게임사 사이 소송이 길어진다면, 양사 모두 기업 이미지 훼손이나 법률비용 증가 같은 유·무형적 손해를 입게 된다. 특히 카카오게임즈는 비슷한 상황이던 웹젠이 패소했다는 점에서 더 큰 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엔씨소프트 역시 웹젠과의 1심에서 이겼다고 카카오게임즈와의 소송전에서도 승리한다고 보장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아키에이지워를 개발한 송 대표가 리니지를 개발했다는 사실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 소송전과 웹젠 소송전의 차이점이다. 웹젠과의 항소심 역시 승부가 뒤집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미르의전설2' 저작권을 두고 20년 넘게 분쟁을 벌이던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가 맞손을 잡은 것이 대표적인 물밑합의 사례다. 미르의전설2 공동 저작권을 갖고 있는 양사는 그동안 수익 배분 문제로 소송전을 벌여 왔다. 2001년 출시된 미르의전설2는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을 개척해 지금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이다.

양사의 소송전은 올해까지 이어졌다. 갈등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양사는 오랜 물밑합의 끝에 이달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액토즈소프트는 위메이드에 매년 계약금 1000억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미르의전설2 중국 사업 독점권을 확보했다. 향후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도 이러한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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