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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월렛, 팬데믹 여파 반강제 피버팅 '전화위복' ①하늘길 막히자 외화배달·송금 '즉시 중단'…페이먼트 개발 '올인', 시리즈B 유치 성과

김진현 기자공개 2023-08-28 08:15:00

[편집자주]

지난했던 팬데믹 기간이 막을 내리고 엔데믹 시대가 도래했다. 팬데믹 장기화로 여행산업 생태계가 무너진 가운데서도 서바이벌에 성공한 스타트업은 있었다. 성수기인 휴가 시즌을 맞아 여행 관련 스타트업은 움츠렸던 날개를 펴고 새롭게 도약할 채비를 마쳤다. 더벨은 리오프닝 기대감에 부푼 여행업계 스타트업의 미래 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5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를 사업 고도화의 기간으로 삼은 스타트업이 있다. 외환 배송 서비스로 첫 발을 뗀 트래블월렛은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중단된 시기에 역으로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 시기가 '전화위복'이 됐다는 평이다. 지난한 펜데믹 기간이 종료된 지금 트래블월렛의 이용자는 300만명을 넘어섰다. 분기 매출도 1분기 기준 흑자로 돌아섰다.

◇팬데믹 터지자 외화 배송 서비스 '발길 뚝'…피벗 속도 가속화

트래블월렛을 창업한 김형우 대표는 창업 초부터 카드 결제와 관련한 B2B 설루션을 메인 사업으로 삼고자 했다. 다만 서비스 구축과 실제 고객 확보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이 자명했기에 초기에는 돈을 버는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당시 고민했던 사업 모델이 지금의 외환 결제, 송금 등을 할 수 있는 B2C 페이먼츠였다. 하지만 이 역시도 앱 환경 구축 및 카드 발급 등 시간이 많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고심 끝에 김 대표는 외화 픽업, 배달 서비스를 첫 BM(bussiness model)으로 도입했다. 돈을 벌 수 있을 만한 사업을 전개하면서 빠르게 페이먼츠 설루션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초기 트래블월렛은 환전을 신청한 고객이 환전을 하면 외화를 배달해주거나 해외 은행에서 픽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하며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기간은 길지 않았다. 2020년 초 코로나19가 점차 확산되면서 해외 여행이 뚝 끊겼다.

당연히 외화 배달, 픽업 서비스의 이용률도 함께 감소했다. 김형우 대표는 이 시기를 돌아보며 "비즈니스 모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니 접을 수 밖에 없었다"며 "비용을 줄이는 게 우선이었기에 과감하게 사업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갑작스런 펜데믹 상황으로 강제로 피버팅을 해야만 했다. 트래블월렛은 페이먼츠 개발에 속도를 냈다. 김 대표는 "부수적인 것들이 자동적으로 중단됐기 때문에 올인을 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며 "당시 해외 여행이 막히면서 해외 직구 수요가 늘어나는 걸 목격하며 서비스 개발 속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서비스 도입 이후 실제로 트래블월렛 페이먼츠를 이용해 해외 직구를 하는 이용객이 점차 증가했다. 트래블월렛의 카드를 이용하면 환전 수수료 없이 해외 직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입소문을 타면서 '해외 직구족을 위한 카드'로 알려지게 됐다.

◇이해관계 일치 비자카드, 파트너십 날개

업계에서는 트래블월렛이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코로나19 직전 비자카드와 파트너십을 맺은 게 주효했다고 평가한다. 비자카드는 당시 트래블월렛이 만들려고 하는 하나의 카드에 모든 외환을 담는다는 컨셉을 실현시키고자 하던 차였다.

트래블월렛과 비자의 만남은 극적이었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국내 카드사와 제휴를 통해 트래블월렛 카드를 발급하려고 했다. 국내에 있는 모든 카드사를 만나 논의를 했으나 번번히 무산되고 말았다.

반대로 비자카드 역시 국내 카드사들과 함께 하나의 카드에 여러 외환 결제 기능이 담긴 카드를 출시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양사는 서로 원하는 지점이 같았음에도 불구하고 네트워크가 없어 만나지 못하고 있었다.

비자카드가 국내 카드사를 통해 트래블월렛의 소문을 듣고 김 대표에게 연락해 파트너십이 성사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비자 측과 만나기 위해 회사 설립 후 처음으로 떠난 휴가를 반납하고 곧바로 업무에 복귀했다. 2019년 말 비자와 만나 2020년 초 라이선스 계약이 성사됐다. 서로 니즈가 맞아떨어졌던만큼 계약은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서비스를 고도화하면서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페이먼츠와 카드가 출시됐다. 다만 '직구족을 위한 카드'로 입소문을 난 정도로는 매출 성장률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더구나 투자 유치도 계속해서 딜레이되면서 회사도 점차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김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묵묵히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트래블월렛의 트래픽 관리가 잘 되고 있고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많다"며 "코로나19 시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자라는 생각으로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팬데믹 기간이 트래블월렛에겐 다가올 엔데믹을 위한 준비기간이었던 셈이다. 해외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트래블월렛의 트래픽은 급증했다. 당시 트래픽 관리를 위해 설루션 고도화에 집중하지 않았다면 서비스가 불안정하게 운영되거나 오류로 인해 며칠간 서비스가 중단됐을 가능성도 있다.

트래블페이가 입소문을 타면서 시리즈B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트래블월렛은 펜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10월 188억원 규모의 시리즈B 라운드 투자 유치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산업은행, 한화투자증권, 키움인베스트먼트, SK증권, 신한벤처투자, 신한캐피탈 등이 트래블월렛에 투자했다. 투자 유치를 통해 조달한 금액은 B2C 설루션 고도화 뿐 아니라 B2B 서비스 개발을 위한 자금으로도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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