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배수진' 롯데케미칼, 양극박 글로벌 거점 자금지원 미국 지주법인에 500억 출자 완료…롯데알미늄 헝가리법인 유상증자 검토
김동현 기자공개 2023-08-30 07:35:02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8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자로 성장하기 위한 롯데케미칼의 분투가 계속되고 있다. 기존에 생산하던 분리막·전해액에 올해 초 인수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옛 일진머티리얼즈)의 음극박(동박)이 더해지며 이차전지 4대 핵심소재 가운데 3가지를 확보했다.이차전지 소재 포트폴리오 완성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사업이 바로 양극박(알루미늄박)이다. 양극박은 이차전지 구성 요소 중 하나인 양극재를 코팅하는 소재로, 전자의 이동통로이자 내부 열 방출을 돕는 역할을 한다.
이미 롯데그룹 계열사 중 롯데알미늄이 양극박 시장에 진출했지만 롯데케미칼은 자금을 지원하며 양사의 시너지를 확대하고 있다. 북미 지역을 겨냥해 설립한 현지 법인과 롯데알미늄의 최대 생산능력을 자랑하는 헝가리 법인이 그 대상이다.
◇양극박 진입 주체로 뛰어든 미국 지주 LBM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6월 미국 내 전지소재 사업 확장을 목표로 현지에 롯데배터리머티리얼즈USA(Lotte Battery Materials USA·LBM)이라는 지주법인을 신설했다. 롯데케미칼USA, 롯데케미칼 알라바마, 롯데케미칼 캘리포니아 등 석유화학 법인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이차전지 사업만을 목적으로 별도의 법인을 새로 세웠다.
당시 롯데케미칼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 있었고 자연스럽게 LBM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렸다. 이차전지 시장 확대에 맞춰 일진머티리얼즈는 북미에 동박 생산시설 구축을 계획 중이었고 이 회사를 인수하려는 롯데케미칼의 LBM 역시 이차전지 북미 개척이라는 중책을 맡았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케미칼은 그해 9월 LBM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자금 2700억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초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주체가 LBM에서 롯데케미칼로 바뀌었고 롯데케미칼은 LBM의 유상감자에 참여해 지원했던 자금도 회수했다.
이차전지 소재 '빅딜'의 주체에서 한발짝 물러서긴 했지만 LBM은 여전히 미국 이차전지 소재 지주사로서 그 지위가 확고하다. 이미 롯데케미칼은 LBM 설립 직후 1400억원 규모의 출자를 약속했고 LBM은 이 자금으로 롯데알미늄과 함께 미국 켄터키주에 양극박 생산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 기계적 준공이라는 일정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출자금을 내려보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334억원을 출자한 데 이어 이달 2일 추가로 1680만달러(약 222억원) 출자를 완료해 예정했던 출자금액의 3분의 1가량을 채웠다.
LBM이 지분 70%, 롯데알미늄의 미국 자회사(Lotte Aluminium USA)가 지분 30%를 각각 보유한 롯데알미늄머티리얼즈USA(Lotte Aluminium Materials USA)의 현지 생산시설 구축이 완료되면 롯데케미칼은 3만6000톤 규모의 양극박 생산능력(2026년 기준)을 보유하게 된다. 롯데케미칼→LBM→롯데알미늄머티리얼즈USA로 이어지는 구조다.
◇롯데알미늄 헝가리에 롯데케미칼 힘 보탤까
양극박 미국 공장이 구축되지 않은 만큼 그룹 내 양극박 사업의 주체는 롯데알미늄으로 볼 수 있다. 롯데알미늄은 2020년 국내 안산공장(1만2000톤)을 시작으로 2021년 헝가리 공장(1만8000톤) 구축을 완료했다.
이중 헝가리 공장은 단일 공장 기준으로 최대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롯데알미늄은 이곳에 대한 추가 증설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이 가운데 롯데케미칼은 롯데알미늄 헝가리법인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안을 검토하며 롯데알미늄을 측면에서 지원하기 위한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
롯데케미칼 이사회 내 위원회 중 한곳인 투명경영위원회는 지난 6월 롯데알미늄 헝가리 법인 유상 증자 참여(안) 승인의 건을 가결했다. 투명경영위원회는 계열사 간 내부거래 안건을 심의·검토하는 곳으로 계열사와의 100억원 이상의 수의계약을 체결할 경우 투명경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구체적인 참여 시점이나 규모는 정해지지 않은 상황으로 이후 실제 롯데알미늄이 헝가리법인의 유상증자에 나설 경우 이사회 차원의 의사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해 사전에 투명경영위원회 승인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직접적인 지분 관계를 공유하지 않던 롯데케미칼과 롯데알미늄이 양극박을 고리로 사업 시너지를 하나둘 찾아가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알미늄의 최대주주는 호텔롯데이며 롯데케미칼의 롯데알미늄 보유 지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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