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업체 생존리포트]모나미, 신사업에 '재무건전성 악화' 대응 방안은②차입금 증가·만기 단기화 '경고등', 유형자산 처분 카드 다시 꺼내나
서지민 기자공개 2023-09-01 08:05:16
[편집자주]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 코로나19로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으로 문구업체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생존 기로에 섰다. 이러한 대내외 영업환경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이들은 모두 사업다각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를 위한 국내 주요 문구업체의 현주소와 생존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31일 0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나미는 2021년 보유자산 매각을 통해 화장품 제조 사업 진출을 위한 실탄을 마련했다. 부동산을 팔아 약 8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해 공장 설립 자금으로 사용했다. 부채비율을 낮추고 현금성 자산을 보충해 재무 구조를 개선하는 효과도 얻었다.최근 본격적으로 신사업 추진에 나서면서 개선됐던 재무건전성이 다시 악화되고 있다. 현금창출력 둔화로 차입금이 크게 늘어나고 만기 구조가 단기화되는 추세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유형자산 처분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는 전략을 다시 구사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2021년 830억 부동산 매각 '반짝' 재무 개선, 영업현금흐름 부진 '차입금 증가'
올해 6월 말 연결기준 모나미의 부채비율은 113.7%로 6개월 만에 8.8%p 상승했다. 총 차입금이 2021년 670억원에서 2022년 836억원, 올해 상반기 말 976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하며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
모나미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120% 안팎의 부채비율을 유지해왔다. 차입금의존도는 40%대, 순차입금은 500억원대 후반 수준에 머물렀다. 통상 시장에서는 차입금 의존도 30% 미만, 부채비율 200% 미만을 안정권으로 본다.
이러한 모나미의 재무 상태에 변화가 일어난 건 2021년이다. 2021년 8월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화장품 OEM 사업 추진을 위해 경기도 용인시에 약 200억원을 투입해 화장품 제조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2020년 말 기준 모나미의 단기금융자산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은 241억원으로 공장 신축을 위한 자금조달이 불가피했다. 모나미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중인 유형자산 처분에 나섰다. 경기도 내 토지와 건물을 매각해 83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단기간에 대규모 현금이 유입돼 곳간이 두둑해졌고 또 일부를 부채 상환에 활용하면서 재무건전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발생했다. 실제 2021년 현금흐름표를 살펴보면 부동산 처분으로 815억원이 유입되자 유동성차입금과 사채 상환에 150억원을 지출했다.
총차입금이 줄어들고 현금이 증가한 결과 순차입금은 2020년 569억원에서 2021년 103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부채비율은 93.7%로 전년대비 24.2%포인트 하락했다. 유형자산 처분으로 신사업 자금 마련과 재무건전성 제고 효과를 동시에 누린 셈이다.
그러나 최근 차입금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재무건전성에 다시 경고등이 켜졌다. 차입 규모가 커졌을 뿐 아니라 차입 만기구조도 단기화됐다. 총 976억원의 차입금 중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과 사채가 801억원 규모다. 매입채무와 기타채무를 더하면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부채가 전체 자산의 42.7%에 달한다.
차입 증가의 원인으로는 부진한 영업현금흐름이 꼽힌다. 2021년부터 매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해 실질적인 현금 유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부진한 영업현금흐름이 지속되자 신사업 투자 등에 따른 자금소요를 외부에서 조달해야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신사업 인프라 구축·운영비용 증가 예상, 투자부동산 '계정 대체' 매각 포석인가
모나미는 올해 1월 전문 자회사 모나미코스메틱을 출범시켰다. 송하경 모나미 회장의 동생 송하윤 대표가 직접 자회사를 이끌며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국내 30개 브랜드사와 제품 공급을 위해 협의 중이며 외국 업체에도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나미 측은 단기간 화장품 제조 인프라 시설구축 및 운영비용 등에 투자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화장품 제조 사업을 낙점한 만큼 활발한 투자 행보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2022년 6월 말 기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481억원이다. 2021년 부동산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이 아직 남아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이를 활용해 신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충당할 방침이다.
올해 들어 모나미의 현금창출력이 더욱 둔화되면서 향후 추가적인 자금 조달 필요성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모나미의 매출액은 7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52.4% 감소해 16억원을 기록했다.
신사업 역시 수익을 내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모나미코스메틱은 매출액 1억3876만원, 당기순손실 12억4359만원을 기록했다. OEM 사업은 고객사를 확보해야 수익을 낼 수 있는 만큼 단기간 내에 현금창출력을 개선하기는 어렵다.
다시 한 번 부동산 매각을 통한 자금마련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해 모나미는 37억원 규모의 토지와 건물을 유형자산에서 투자부동산 계정으로 대체해 공시했다. 투자부동산은 보유 목적이 임대수익 창출이나 투자차익 실현에 맞춰진 부동산을 뜻한다.
현재 모나미가 보유한 투자부동산 규모는 54억원이다. 재무건전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될 시 이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마련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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