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한국 스몰캡 리포트]프로텍-엘파텍 이별 준비, 오버행 가능성 '촉각'②증선위 제재 후 연결고리 삭제…최승환 대표 두 아들 보유 BW 상환·소각
성상우 기자공개 2023-09-04 08:07:18
[편집자주]
한국 자본시장을 향한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 4대 지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한국 지수를 향해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MSCI 한국 지수는 외국인 투자의 핵심 벤치마크 지수 역할을 한다. 더벨은 MSCI가 분기별 편입하는 신규 스몰캡 상장사의 사업 현황과 지배구조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1일 10: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력 사업이 순항 중이고 주가 흐름도 안정세를 찾았지만 프로텍 개인 주주들에겐 근심거리가 남아있다. 오버행에 대한 우려다. 특수관계가 종료된 엘파텍이 갖고 있는 10%대 지분이 조만간 차익실현 용도로 시장에 쏟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하반기 이후 본격적인 실적 반등이 예상되고 MSCI 글로벌 스몰캡 지수에 편입되면서 모처럼 주가 대세 상승기를 기대해 볼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상황이다. 다만 오버행 이슈가 현실화될 경우 이 모든 호재에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엘파텍은 프로텍 보통주 163만3500주를 보유 중이다. 지분율로는 14.85%다. 최대주주인 최승환 대표를 제외하면 지분율 5% 이상 주요주주는 엘파텍이 유일하다.
지난 1분기 말 기준으론 엘파텍 지분율이 19.25%였다. 지난 6월 서너차례 장내매도를 통해 30만여주를 털어내면서 상반기 말 기준 지분율은 14%대로 낮아졌다.
당시 지분 매도를 두고 시장에선 엘파텍이 본격 물량 털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매도가 집중적으로 이뤄진 6월 중순의 경우 한창 주가 급등이 진행되던 시기여서 주가 측면에서 큰 타격은 없었다. 다만 10%대의 나머지 지분이 향후 추가로 시장에 나올 경우엔 최근 4만원대까지 내려앉은 주가에 추가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시장이 엘파텍 보유 물량의 향방을 지켜보는 이유는 프로텍과의 특수관계가 올해 들어 종결됐기 때문이다. 엘파텍이 프로텍 주요주주 명단에 처음 등장한 건 2016년이다. 기존 보유하고 있던 신주인수권을 행사하면서 7%대 지분을 갖게 됐다. 과거 프로텍이 발행한 100억원 규모 제5회 신주인수권부사채(BW) 중 70억원에 해당하는 분리형 신주인수권증권(워런트)만을 따로 떼내어 엘파텍이 갖고 있었다.
엘파텍은 이후로도 지분을 서서히 늘려갔다. 신주인수권 행사로 확보한 7%대 지분에 장내매수로 확보한 지분으로 한때 지분율을 20% 수준까지 높였다.
이를 두고 당시 시장에선 프로텍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최승환 대표가 2세 승계를 위해 짜놓은 그림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최 대표의 두 아들인 최재하, 최재혁씨가 엘파텍이 발행한 BW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재하씨는 엘파텍이 2012년 발행한 4억5000만원 상당의 제1회 BW를 보유했고 최재혁씨는 5억7500만원 규모의 제2회 신주인수권부사채를 갖고 있었다.
두 아들이 BW를 신주로 교환할 경우 확보할 수 있는 물량은 엘파텍 전체 주식수의 과반이었다. 즉 이들은 별도 증여·상속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20%에 육박하는 프로텍 지분을 보유한 엘파텍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었다. 사실상의 프로텍 지배력 승계에 해당한다.
이 계획은 지난해 이뤄진 금융위원회의 제재 탓에 무산됐다.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프로텍에 대해 회계기준을 어긴 재무제표를 작성했다고 제동을 걸었다. 2013년부터 2019ᅟᅧᆫ까지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및 상호 지급보증 내역 등을 주석에 기재하지 않았다는 지적이었다. 당시 프로텍은 담당 임원 해임 권고와 과징금 부과 등의 제재를 받았다.
프로텍 관계자는 당시 받았던 처분에 대해 “당시 우리는 엘파텍과 지분관계가 생긴 시점부터의 상호 거래 내역을 기재했지만 당국의 지적 사항은 거래가 처음 시작된 시점부터 기재했어야 된다는 것이었다”면서 “현재는 감사보고서 등에 정정 기재가 완료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정 기재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프로텍은 2014년 이후 매년 엘파텍으로부터 40억~60억원치를 부품 등을 매입했다. 2017년 이후부터는 연간 매입액 규모가 100억원대로 커졌다. 2019년까지 엘파텍의 연 평균 매출볼륨은 110억~150억원 수준이다. 매출의 대부분이 프로텍으로부터 나왔다는 의미다.
제재 이후 양사는 연결고리들을 끊어내기 시작했다. 프로텍이 매입 규모를 줄이기 시작하면서 엘파텍 연매출은 1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들어선 양사간 매입·매출 거래 내역이 사라졌다. 최 대표의 두 아들이 갖고 있던 BW는 모두 상환 및 소각됐다. 엘파텍이 승계 도구로서의 역할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된 셈이다. 현재 엘파텍 대주주 중 한명인 정원한씨가 프로텍 계열사인 프로텍엘앤에이치와 피앤엠에서 임원직을 겸직하고 있다는 점 외엔 나머지 연결고리가 모두 제거된 상태다.
엘파텍이 갖고 있던 프로텍 지분도 마찬가지로 효용이 없게 됐다. 엘파텍의 선택이 자연스럽게 지분 매각으로 귀결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이뤄진 36만주 규모의 집중 매도 역시 그 일환이다.
엘파텍이 거둬들일 매각 차익은 상당할 전망이다. 최근 매각한 물량에 대해선 주당 최소 2만~3만원대의 차익을 실현된 것으로 보인다. 보유 지분 대부분이 신주인수권 행사를 통해 취득했거나 주가 급등이 있기 전인 수년 전 싼 값에 매입한 물량이기 때문이다. 최근 매도분의 주당 평균 처분 단가는 3만5000원 안팎인데 이들의 평균 취득 단가는 장내 매수 당시 주가 수준인 1만원 초반대다. 신주인수권 행사가인 8157원으로 확보한 물량도 있다.
최근 주가가 4만원대에서 형성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후 내놓는 물량의 주당 차익은 더 커질 전망이다. 엘파텍으로서는 매각 유인이 더 커진 셈이다. 반면 개인주주들로서는 이들 물량이 한꺼번에 나올 경우 주가 급락 가능성이 있어 걱정거리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소액주주 지분율은 29.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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