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성장통 속 미래 청사진]일본 잡은 카카오픽코마, 프랑스 거점 삼아 유럽 진격③외형성장세 꾸준, 수익성까지 '내실 착착'…다음 공략지는 유럽
이지혜 기자공개 2023-09-05 13:48:42
[편집자주]
성장통. 이 말보다 카카오그룹의 현 상황을 잘 짚어주는 말이 있을까. 글로벌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고사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바탕으로 카카오그룹이 '비욘드 코리아'를 실천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를 위해 카카오그룹은 대가를 치르면서 강력한 성장엔진을 장착했다. 카카오그룹의 성장엔진과 이들이 그리는 미래 청사진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1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욘드 코리아(Beyond Korea)’의 앞단에 선 계열사야 여럿 있지만 카카오픽코마(Kakao Piccoma Corp)는 단연 돋보인다. 만화의 종주국이라 불리는 일본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카카오픽코마에 도전장을 낸 기업은 있어도 카카오픽코마를 제쳤다는 기업 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그렇다고 카카오픽코마가 단순히 몸집만 키우는 것은 아니다. 꾸준히 매출이 불어나는 것은 물론 수익성도 개선하고 있다. 외형 성장과 내실 다지기를 둘다 이뤄내는 비욘드 코리아의 선봉장인 셈이다.
일본을 잡은 카카오픽코마는 이제 유럽을 바라보고 있다. 만화의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유럽, 그 중에서도 일본만화가 인기를 끌고 있는 프랑스를 공략하고 있다. 일본 독자를 사로잡은 노하우를 살리면 유럽도 제패할 수 있다며 카카오픽코마는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일본 디지털 만화 플랫폼 1위 수성 4년째 ‘아성 공고’
1일 카카오그룹에 따르면 카카오픽코마가 세계 최대 만화시장인 일본에서 1위를 수성한 지 약 4년이 됐다. 카카오픽코마는 2020년 7월부터 지금까지 디지털 만화 플랫폼으로서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한 번도 없다.
글로벌 애플리케이션(앱) 조사업체 data.ai의 ‘2022년 모바일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픽코마는 전 세계 만화(도서 및 참고자료)앱 부문에서 소비자지출이 가장 많은 앱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올 상반기도 마찬가지다. 카카오픽코마는 게임앱을 포함한 일본 전체 카테고리에서 ‘소비자 지출이 가장 많은 앱 랭킹’ 1위에 올랐으며 세계 랭킹은 15위를 기록했다.
실제로 카카오픽코마는 올 2분기 기준 월 1000만명 이상의 사용자가 이용하고 있으며 일본 앱 만화시장에서 점유율 50% 이상을 공고히 유지하고 있다. 덕분에 카카오픽코마는 올 2분기 거래액 250억엔 이상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거래액과 매출을 경신했다. 이는 우리 돈으로 2270억원에 해당한다.
카카오픽코마는 모바일 환경에서 만화를 감상할 수 있는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카오픽코마 관계자는 “카카오픽코마의 가장 큰 성공요인은 만화를 사랑하는 팬과 스낵컬쳐를 감상하는 이용자에게 ‘모바일 환경에서 만화를 감상하는 새로운 방식과 즐거움’을 제공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상 2011년 7월 카카오가 카카오재팬을 설립하고 2016년 글로벌 만화 플랫폼 ‘픽코마’를 론칭할 때만 해도 카카오픽코마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이미 일본에는 디지털 만화와 웹툰을 제공하는 플랫폼이 다수 존재했다.
카카오픽코마는 기존의 플랫폼과 차별화하기 위해 잠재된 이용자 층을 겨냥했다. 먼저 만화팬을 위해 일본 유수의 출판사와 협력해 다양한 인기만화를 전자책 형식으로 제공했다. 또 모바일에 최적화한 웹툰을 언제든지 즐길 수 있도록 이용환경을 조성했다.
동시에 오리지널 IP를 비롯한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했고 추천 알고리즘 등 서비스를 고도화해 이용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카카오픽코마 관계자는 “일본 대다수의 만화 플랫폼이 카카오픽코마와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과 운영방식을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실까지 잡았다’ 실적 성장세 견조…다음 목표는 유럽
카카오픽코마의 성장은 실적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카카오픽코마의 부문 매출은 2972억원, 부문 순이익은 78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매출은 10%, 순이익은 194% 증가했다.
이 기세라면 카카오픽코마가 지난해 실적 감소를 만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카카오픽코마는 지난해 매출 5312억원, 순이익 336억원을 냈다. 2021년과 비교해 매출은 18%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35% 감소했다. 카카오픽코마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났지만 세금 공제 이연 혜택이 사라지면서 일시적으로 순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픽코마의 외형 성장은 그룹에 있어서도 중요하다. 카카오그룹은 2025년까지 해외매출 비중 30%를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올 상반기 카카오가 해외에서 거둔 매출은 전체 19% 정도다. 이 가운데 아시아에서 거둔 매출이 4386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카카오픽코마의 비중이 상당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일본을 잡은 카카오픽코마의 다음 목표는 유럽이다. 첫 공략지는 프랑스다. 카카오픽코마는 글로벌 무대를 공략하겠다는 청사진 아래 2021년 9월 프랑스 파리에 유럽법인 픽코마유럽을 설립하고 그해 11월 사명을 종전 카카오재팬에서 카카오픽코마로 바꿨다.
카카오픽코마가 프랑스부터 공략하는 이유는 프랑스가 유럽 콘텐츠 시장의 중심지로 전세계 플랫폼 기업이 주목하고 있어서다. 더욱이 유럽의 출판만화 시장 역시 디지털만화로 전환되는 추세라는 데 착안했다.
카카오픽코마는 프랑스에 진입하기까지 치열한 분석작업을 벌였다. 카카오픽코마는 유럽 법인을 설립하고 정식 서비스를 출시하기까지 약 반 년간 프랑스의 문화, 콘텐츠 이용방식, 라이프스타일 등을 분석해 전략을 짰다. 그리고 2022년 3월 픽코마를 프랑스에서 출시했다.
카카오픽코마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픽코마 플랫폼을 널리 알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프랑스 최대 문화 축제인 ‘재팬엑스포’의 공식파트너로 참여해 부스를 마련하는 한편 메인스테이지에서 각종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카카오픽코마가 프랑스 등 유럽에 진출한 이후 이용자 지표가 꾸준히 상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카카오픽코마가 일본에서의 성공을 프랑스에서도 재현한다면 글로벌 매출 비중 확대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올 상반기 카카오그룹이 유럽에서 거둔 매출은 663억원으로 전체의 2%에도 못 미친다.
카카오픽코마 관계자는 “일본에서 쌓은 작품 퍼블리싱 노하우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일본의 인기 작품을 프랑스 이용자에게 선보일 것”이라며 “모바일 환경에서 콘텐츠 감상환경이 확산되고 일본 만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카카오픽코마의 강점을 살릴 기회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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