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경영 리뷰]'넷제로' 순항 LG그룹, 화학·디스플레이에 달린 추진 속도온실가스 배출량, 감소세로 전환...LG화학 CCU 설비 확대에 기대
정명섭 기자공개 2023-09-04 07:17:08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1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은 2025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하는 탄소중립(넷제로) 로드맵을 수립했다. 기준연도인 2018년 대비 국내외 주요 사업장의 온실가스 직·간접 배출량을 2030년까지 27%, 2040년 62% 줄인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세웠다.현재까지 진행 상황은 꽤 순조롭다. 지난 2년 사이 공정 효율화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었다. 그룹 온실가스 배출량의 30%가량을 차지하는 LG디스플레이가 친환경 설비를 도입한 영향이 컸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높은 LG화학의 탄소 포집·활용(CCU) 설비 구축과 바이오 연료 전환 효과 등이 더해지면 넷제로 추진 속도가 더 빨라질 전망이다.
◇ 온실가스 배출량 1년 만에 감소 전환...LG디스플레이 친환경 설비 덕
LG그룹이 1일 발간한 ESG 보고서에 따르면 그룹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0년 2060만8000톤에서 2021년 2175만4000톤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1936만5000톤으로 감소했다. LG그룹 탄소중립 로드맵 수립에 참여하고 있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등 7개사의 직·간접 배출량을 통합한 수치다.
그룹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32%(2018년 기준)를 차지하는 LG디스플레이가 파주 공장에 불소가스 감축 설비를 설치한 것이 주효했다. 이는 제거 효율이 90% 이상으로 높은 설비다. 이를 통해 작년 한 해 감소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152만톤이다. 그룹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분(238만9000톤)의 63%에 달하는 양이다. LG디스플레이는 감축량을 확대하기 위해 설비 제조사와 촉매를 이용한 고효율 배출 저감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 LG화학의 CCU 기술 성과와 수소 생산 등의 성과가 더해지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더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석유화학 업종 특성상 그룹 온실가스 배출의 절반가량(약 47%)을 차지한다. 그만큼 넷제로 달성을 위해 가장 많은 변화를 추구해야만 하는 입장이다.
LG화학이 지난해 11월 공장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와 부생가스인 메탄을 사용해 플라스틱을 만드는 '메탄건식개질(DRM)' 설비를 국내 최초로 도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DRM은 CCU 기술의 한 종류다. DRM 설비는 기존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0% 이상 저감하면서 주요 플라스틱 원료를 생산할 수 있다. LG화학이 독자 개발한 촉매 전환 기술이 적용됐다.
LG화학 관계자는 "CCU 기술은 기술적 난이도가 높고 생산 단가가 높아 연구개발 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는 분야"라며 "그러나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적인 기술이기에 기술개발과 연구, 투자를 지속해왔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이 짓고 있는 수소 생산 공장도 내년 2분기에 완공되면 탄소 배출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이 수소 생산 공장은 나프타분해설비(NCC) 공정상 발생한 부생 메탄을 원료로 활용한다. 생산된 수소는 다시 NCC 열분해를 거쳐 연료로 사용된다. LG화학은 이를 통해 연간 약 14만톤 수준의 탄소배출 저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LG화학은 바이오 연료 도입·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6년에 가동될 여수 LG화학 화치공장에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구축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 발전소는 폐목재를 우드칩 형태로 만들어 원료로 사용해 증기와 전기를 화치공장에 공급한다. 발전소 가동 시 탄소배출 저감 효과는 연간 40만톤 규모다. 이는 소나무 280만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다.
◇ 꾸준히 증가하는 재생에너지 사용량, 2년 새 149배 점프
LG그룹은 동시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크게 늘렸다. 2020년 26GWh에 불과했던 재생전력 사용량은 2021년 1654GWh, 2022년 3894GWh로 2년 사이에 149배나 늘었다. 재생전력 전환율(전력 사용량 대비 재생전력 비중)로 환산하면 2020년 0.1%, 2021년 5.1%, 2022년 15.4%다.
LG그룹은 국내에서 녹색 프리미엄, REC 구매를 통해 재생에너지를 조달했고 해외에선 REC 구매와 PPA(전력구매계약) 추진을 통해 재생에너지 전환율 15%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녹색 프리미엄이란 한국전력공사에 별도의 요금을 납부하고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구매하는 제도다.
LG그룹은 PPA를 확대하고 자가 발전 투자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 전환율을 지속해서 높일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공급망 차원의 RE100 추진을 위해 1차 협력회사 대상으로도 재생에너지 전환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ESG 보고서에서 주목할 또 다른 포인트는 ESG IT 플랫폼 구축이다. 이는 LG그룹 10개사를 대상으로 한 ESG 데이터 플랫폼이다. ESG 데이터 현황과 변동 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 LG그룹은 국내외 사업장과 R&D, 판매, 물류 부문의 ESG 데이터도 수집해 ESG 성과와 정보를 외부와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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