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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독도 '발암물질 의심' 발사르탄 제제 손절 선택 10년 이어 온 고혈압 복합제 메가포지 역사 속으로… 사건은 내달 2심 결론

최은수 기자공개 2023-09-06 08:46:17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4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독이 발암물질 N메틸D아스파르트산(N-Methyl-D-aspartic acid, NMDA) 검출로 판매중지된 발사르틴 계열 의약품의 품목허가를 자진 취하했다.

해당 계열 의약품은 2018년 불순물 이슈로 175개의 제품이 대거 판매 중지 처분을 받았다. 이르면 내달께인 해당 불순물 함유를 둔 건보재정 구상권 청구 소송 2심 판결을 앞두고 결국 손절을 택한 모습이다.

◇2013년 출시→한해 10억 이상 생산하던 고혈압 2제 복합제 '역사 속으로'

한독은 지난달 29일 혈압 강하 목적의 고혈압 치료 복합제인 메가포지정 라인업 일체의 품목허가를 자진 취하했다. 2013년 8월 관련 품목허가를 획득한 지 꼭 10년 만인데 메가포지의 암로디핀이나 발사르탄 단독요법으로 혈압이 적절히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에게 처방하는 치료제다. 유효성분은 발사르탄과 암로디핀베실산염이다.


한독이 메가포지 품목허가 자진 취하에 나선 것은 발사르탄 계열 의약품에서 NMDA가 검출된 것과 관련이 있다. 앞서 발사르탄 계열 의약품은 NMDA 이슈가 제기된 2018년, 식약처로부터 대거 회수 및 판매중지 처분을 받았다. 2017년 988원의 보험급여를 적용받았지만 이듬해 7월 급여가 정지됐다가 작년 11월엔 완전히 삭제됐다.

이 여파에 한독의 메가포지 또한 시장에서 사실상 사장됐다. 대표품목이었던 메가포지정5/80밀리그램의 경우 2018년에 12억원의 생산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해당 이슈가 본격화한 2019년부터 규모가 반토막나기 시작해 2020년부턴 생산기록이 전무하다.

한독 관계자는 "업 및 판매 전략, 시장 추이 등을 고려해 이번 품목허가 취하 처분을 결정했으며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발암의심' NMDA로 공방전 촉발… 정부 측 승기 잡으며 업계 연대에도 균열

한독은 진행된 고혈압 치료제 발사르탄 내 불순물 함유로 인한 건보재정 구상권 청구 2심을 앞두고 돌연 '제품 손절'에 들어선 모습이다. 당초 정부 및 국민보험공단의 구상 작업에 반발한 제약사들은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으로 대응에 나섰다. 다만 법원은 1심에서 정부 측의 손을 들어줬고 제약사들은 항소한 상태다.

정부 측은 식약처의 사실조회 회신을 통해 회사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것이 맞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건보공단 측은 "식약처 사실조회내용 상 발사르탄 내 NMDA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결과, 위험물질 검출량 기준치 이상을 넘어서기에 충분했다"며 제약업계 측을 압박했다.

대원제약 등 33개 제약사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은 2심 막바지 작업에 들어섰다. 현재로선 1심 판결을 뒤집을 만한 확실한 반전 또는 새로운 정황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면 건보재정 구상권 청구를 두고 벌어진 2심은 이르면 오는 10월 끝날 예정이다.

합심해 소송전을 진행하던 제약사 가운데서 조금씩 자진취하를 비롯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한 배경이다. 가장 앞서 LG화학은 2019년 관련 제품(노바스크브이) 품목허가를 자진 취하했다. 이후 소송이 한창 벌어지던 과정에선 이같은 행보가 끊어졌었다. 작년 부광약품, 올해 한독을 포함해 자진 취하 행보가 다시 재개되는 모습이다.

한편 발암유발물질인 NMDA는 2018년 8월 중국 제지앙화하이가 제조한 발사르탄 및 살탄계열 원료의약품에서 처음 검출되며 세계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당시 식약처에선 제지앙화하이의 살탄계 원료의약품에서 NMDA가 검출된 것을 계기로 국내 유통 의약품에 대한 전수조사와 위험분석에 나선 뒤 결과적으로 급여 삭제와 구상 결과를 내놨다.

국내 고혈압 치료제 시장에서 발사르탄의 빈자리는 고혈압과 주요 만성질환을 함께 타깃하는 혼합(복합)제가 빠르게 메우고 있다. 특히 올해 출시된 고혈압 혼합 고지혈증 타깃복합제(에제미티브-페노피브레이트 2제)는 고혈압 치료제 중 고가에 해당하는 1057원의 보험수가를 인정받으면서 시장 장악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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