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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그룹을 움직이는 사람들]이성진 본아이에프 대표, '지주 체계 완성' 그룹 도약 총대"지주 역할은 사업부문의 전략적 파트너"…매출 1조 목표 신사업 발굴 총력

서지민 기자공개 2023-09-07 07:17:36

[편집자주]

본아이에프는 2002년 대학로의 작은 본죽 매장에서 시작해 국내 대표 한식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0년간 급식업, 간편식 제조업, 식자재 유통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온 본그룹은 지난해 지주부문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그룹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해가고 있다. 지식 프랜차이즈 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해 뛰고 있는 본그룹 주요 인물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4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2년 대학로에 문을 연 본죽 1호점에서 출발한 본아이에프는 20년 만에 매출액 4000억원대의 그룹으로 성장했다. 본그룹의 경영 체제를 구축한 일등 공신은 2008년부터 본아이에프 경영일선을 지켜 온 이성진 본아이에프 지주부문 대표다. 이 대표가 처음 본그룹에 발을 들일 당시 148억원에 불과했던 자산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428억원으로 불어났다.

1977년생인 이 대표는 성균관대 경영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2002년부터 5년 가량 이랜드그룹에 몸담았다. 이랜드그룹이 호텔과 콘도 등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던 시기 지주사에서 호텔레저 부문 재무팀장, 기획실장을 맡으며 투자를 통해 사업을 빠르게 확장시키는 경험을 쌓았다.

이 대표는 이랜드그룹의 DNA를 본그룹에 이식하면서 '본스피릿'으로 불리는 경영이념을 정립하고 조직 구조·인재 시스템을 설계했다. 지난해 본아이에프 지주부문 대표로 선임된 그의 목표는 신성장동력 발굴을 통한 그룹 매출 1조원 달성이다.

◇첫 비상경영체제 후 공고해진 3대 사업축

이 대표가 본아이에프에 입사한 2008년 본아이에프는 안정궤도에 오른 본죽 가맹사업을 바탕으로 새로운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신사업에 눈길을 돌리고 있었다. 그는 경영기획실을 이끌며 본도시락 브랜드 론칭, 고메푸드 인수, 순수본 1공장 설립 등 주요 의사결정을 책임졌다.

그는 우선 '본죽&비빔밥', '본도시락' 등 한식 브랜드를 바탕으로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후 2014년부터 본격적인 사업 다각화 작업에 나섰다. 위탁급식 전문업체 고매푸드를 인수해 본푸드서비스로 사명을 바꾸고 유동식 전문 자회사 순수본을 설립했다.

외식업을 넘어 급식업, 가정간편식 제조업, 식자재 유통사업으로 '본' 브랜드를 확장시키겠다는 포부였다. 제조 역량 확보를 위해 전북 익산에 약 3000평 규모의 유동식 제조 공장을 신설하고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냈다.

외연 확장 과정에서 겪은 경영위기는 사업방향을 더욱 공고하게 다지는 계기가 됐다. 2019년 본아이에프는 창립 이래 처음으로 연결기준 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이 대표는 이를 두고 "작은 문제들이 겹치고 쌓여 그룹 관점에서는 경영의 위기, 현금유동성의 위기까지 초래한 이슈"였다고 회상했다.

이유식 사업을 하던 순수본은 공장을 설립했지만 제조 원가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본푸드서비스의 급식 사업 역시 적자를 면치 못했다. 유일한 캐시카우인 본죽은 특별한 메뉴가 아닌 일상식으로 죽에 대한 인식을 전환해보고자 했던 마케팅이 실패로 돌아갔다.

그는 "광고비 등 판관비 과다 지출뿐 아니라 선제적으로 재고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그룹의 현금유동성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사업부문 단위의 체질 개선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각 부문별 문제점을 발굴하고 개선된 사항을 그룹 경영회의체인 경영피드백 워크샵을 통해 공유했다. 1년 간의 전사적 노력 끝에 2020년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었다.

각 사업부문의 주도성과 자율성을 높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지주부문 체계를 갖추게 됐다. 그는 "사업의 종류가 많아지고 다양해질수록 중앙집권적인 마인드와 구조로 경영하면 고객과 시장의 변화를 따라가기 어렵다"며 "각 사업부문이 핵심역량 강화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지주부문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지향하는 지주부문의 역할은 '상급 전문가 서비스 조직'이다. 그는 "하급 전문가는 해달라는 대로, 중급 전문가는 해달라는 것보다 조금 개선해서 해준다면 상급 전문가는 고객이 부탁하기 전에 미처 생각지 못한 걸 한다"며 "지주부문은 사업부문에게 최고의 전략적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본아이에프 지주부문은 기존 대표 직속부서였던 경영기획실, 전략재무실, 법무실, 인재개발실 등을 묶어 구성했다. 각각 전문적 지원을 하는 것은 물론 연계를 통한 전략적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본아이에프 지주부문 조직도

◇'지속성장' 초점 신사업 발굴 모색

이 대표는 본그룹의 3대 사업부문이 현재보다 2배 이상 성장하도록 지원한다는 목표다. 가맹·직영·식품 등 그룹의 3개 핵심역량만으로 도전할 수 있는 사업이 많다는 판단이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FC부문은 21년간 쌓아온 가맹 역량을 바탕으로 비한식·비외식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급식과 컨세션 사업을 하는 FS부문은 외식 직영을 넘어 서비스 직영으로, 유동식 생산 및 유통을 하는 FP부문은 이유식을 넘어 양산형 간편식과 맞춤형 케어식으로 나아갈 예정이다.

또한 본그룹은 그룹의 지속성장을 위해 기존 3대 사업영역의 성장과 동시에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투 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는 "2021년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전담부서 신사업발굴팀을 신설했다"며 "외식, 플랫폼, 서비스 등 다방면에서 사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신사업 검토 시 일반적인 사업 타당성 검토와 더불어 본그룹의 특성을 고려한 질문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 중 하나는 인구구조 변화다. '고령화'를 미래 소비 시장의 주요 키워드로 보고 이에 맞는 사업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신사업발굴팀은 지난해 6월 일본 라멘 전문점 '멘지'를 인수했다. 본아이에프의 첫 비한식 브랜드로 기존 본 브랜드의 고객들과 다른 1020 세대의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했다. 멘지 가맹사업을 시작해 한식을 넘은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그는 "20년 간 한식업 위주로 사업을 전개해 온 본그룹이 사업 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여 그룹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다"라며 "신성장동력을 발굴해서 그룹 매출 1조를 달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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