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코닝 패스트&퓨처] '발전적 협력'의 증표, 삼성의 2대주주 등극②코닝정밀소재, 2014년 단일주주 체제 구축…삼성디스플레이, 코닝 지분 9%대 보유
김경태 기자공개 2023-09-07 13:04:03
[편집자주]
코닝은 17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글로벌 기업이다. 한국에도 일찌감치 진출했다. 고 호암 이병철창업회장이 이끌던 삼성전자와 1973년 의기투합했다. 합작사를 세우며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해 생산 거점으로도 활용했다. 호암부터 고 이건희 회장, 이재용 회장까지 3대에 걸친 삼성과의 협력은 발전적으로 심화했다. 한국 진출 50주년을 맞이한 코닝의 사업 현황과 향후 전망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5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50년 동안 유지된 삼성전자와 코닝의 협력이 윈윈(Win-Win)이라는 점은 지분구조의 변화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1973년 기술과 자본이 필요한 개발도상국 기업이었고 코닝은 글로벌 기업이었다. 협력이기는 했지만 당시 글로벌 시장에서 보유한 존재감의 격차는 컸다.하지만 그 후 삼성전자는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빠른 속도로 도약했다. 그 결과 역으로 삼성이 코닝에 투자해 주주로 올라섰다. 코닝 측은 2013년 삼성 측이 보유한 코닝정밀소재 지분을 전부 인수해 단일 지배구도를 만들었다. 이런 지분구조는 양측의 협력을 더 공고히 하면서 코닝이 한국 시장에서 더 적극적으로 사업을 펼치는 동력이 되고 있다.
◇10년 전 코닝정밀소재 지분 정리,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 합작 유지
삼성전자와 코닝이 국내에 처음으로 만든 법인은 1973년 설립된 삼성코닝이다. 당시 '50대50' 비율로 합작했다. 삼성코닝은 양사의 협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다 1995년 삼성코닝정밀유리가 설립되면서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삼성코닝정밀유리는 퓨전공법이라 불리는 LCD 기판유리 제조공법 개발을 위해 삼성코닝, 미국 코닝, 보광그룹(현 BGF그룹) 측에서 만든 합작사다. 삼성코닝정밀유리는 2007년 12월 삼성코닝을 '1대0.0286915' 비율로 흡수합병했다. 삼성코닝이 새롭게 탄생한 합작사에 역으로 흡수되면서 사라진 셈이다.
그 후 2010년대에 삼성코닝정밀유리는 주주 구성에 큰 변동을 겪었다. 우선 2012년 4월 삼성전자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물적분할해 신설됐다. 코닝정밀소재 지분 42.6%가 삼성디스플레이로 이전됐다.
이듬해 11월 코닝이 삼성코닝정밀유리의 단일 최대주주가 되는 방안이 발표됐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가진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 42.54%, 홍석현 중앙그룹 회장이 가진 7.4% 전량을 미국 코닝에 넘기기로 했다. 아울러 삼성디스플레이는 코닝의 전환우선주를 취득하기로 했다.
삼성코닝정밀소재는 2014년 1월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한 지분 42.54%를 2조135억원에 매입했다. 삼성코닝정밀소재가 돈을 들여 자사주를 확보하는 형태로 거래하면서 미국 본사의 자금 소요가 사실상 발생하지 않는 구조였다.
삼성코닝정밀소재는 같은 해 자사주를 전량 유상 감자(자본감소)해 자금을 회수했다. 상호도 삼성을 떼고 코닝정밀소재로 변경했다. 현재 'Corning Hungary Data Services LLC'가 지분 100%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다.
코닝이 한국에 만든 법인 중 가장 큰 코닝정밀소재는 단일 주주 체제를 갖추게 됐지만 아직 국내에는 삼성과 코닝이 합작한 국내 법인이 남아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코닝 일본법인(Corning Japan K.K)은 2012년 4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유리의 제조를 위해 '50대50' 비율로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 유한회사를 설립했다. 현재도 지분율이 유지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코닝 2대주주 등극…올 6월말 지분가치 3조7000억 육박
삼성과 코닝의 2013년 지분 거래 결정에서 가장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코닝 우선주 인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우선주 확보를 통해 코닝의 2대 주주로 올라서는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3년 삼성코닝정밀유리 지분을 정리하면서 당시 미국 코닝 지분 7.4%에 해당하는 전환우선주 2300주를 주당 100만 달러(약 10억 원)에 취득하기로 합의했다. 2300주 중 1900주는 코닝 룩셈부르크 법인이 보유하던 구주다. 400주는 코닝이 직접 발행한 신주다. 40년 전 자본을 필요로 하던 개발도상국 기업이 합작 상대방의 본진에 역으로 투자하면서 영향력 있는 대주주로 올라선 특별한 사례인 셈이다.
2013년 당시 삼성디스플레이는 7년 뒤에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졌다. 확보한 전환우선주를 보통주로 바꾸면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1년 보통주 전환에 나섰고 보통주 1억1500만주(약 13%)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 중 코닝이 3500만주(약 4%)를 다시 매입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코닝 지분율은 9%대를 나타냈다.
보통주 전환 이후 삼성디스플레이는 코닝의 2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1대 주주는 미국 자산운용사 뱅가드그룹이다. 지분율은 약 11.4% 수준으로 삼성디스플레이와 격차가 크지 않다. 3대 주주는 블랙록으로 작년 말 기준 6%대 지분율을 나타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코닝 지분 보유는 최소 5년 더 유지된다. 2021년 보통주 전환 당시 코닝과 2028년까지 보유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향후 코닝이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할수록 주주인 삼성디스플레이에 이득이 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6월말 기준 코닝의 주식 8000만주(9.4%)의 장부가를 3조68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뿐 아니라 모회사인 삼성전자가 연결 기준으로 보유한 국내외 상장 주식 중 규모가 가장 크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김경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현신균 LG CNS 사장 승진, 'IPO 완수' 중책
- [2024 이사회 평가]'호황 수혜' 일진전기, 부진 속 희망 '경영성과'
- [2024 이사회 평가]'행동주의 타깃' DB하이텍, 선방 항목 수두룩
- LG전자, 달라진 인사코드 '최소 승진·대폭 재편'
- '침묵 길어진' 이재용 회장, 최후진술에 쏠린 눈
- [조주완의 밸류업 승부수]기업가치 상승 키워드 '신사업·주주환원·인도'
- [조주완의 밸류업 승부수]저평가 극복 시급한데…'EV 캐즘·중국 LCD 공습' 고심
- 물적분할·유증 넘치는 국장, 삼성전자가 보여준 '격'
- [Company Watch]'M&A 대어' HPSP, 호실적·고객사 다변화 잰걸음
- '삼성전자 이어 물산까지' 주담대 초유의 압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