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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각형 배터리' 개발이 유독 주목받는 이유는 각형 비율 80% 선언 폭스바겐·볼보 협력 확대 가능성

정명섭 기자공개 2023-09-11 07:43:20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7일 08: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기차 이차전지 형태는 파우치형과 각형, 원통형 등 세 가지로 구분된다. 폼팩터별로 장·단점이 명확해 완성차업체마다 채택하는 형태도 제각각이다. 때로는 각각의 성능과 생산효율의 우월성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차전지 셀 제조사 입장에선 고객사의 요청에 맞는 폼팩터를 채택할 수밖에 없다. 때로는 어떤 기업과 협력을 확대할 것인지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되기도 한다. SK온의 각형 개발은 그런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연내 각형 이차전지 시제품 생산에 돌입한다. 개발은 올해 상반기 중에 완료했다. 현재 대전 중앙연구소 내에 파일럿 생산라인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제품은 주요 고객사에 전달된다.

SK온의 주력은 파우치형이다. 각형을 생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쟁사 중에선 삼성SDI가 각형을 주력으로 한다. 해외 기업 중에선 중국 CATL과 스웨덴 노스볼트, 프랑스 ACC 등이 각형을 생산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파우치형을 주로 생산한다.


각형은 사각형의 알루미늄 캔으로 둘러싸여 외부 충격에 강하다. 캔 안에는 양극재와 음극재, 분리막 등 핵심 소재를 쌓고 돌돌 말아 만든 '젤리롤'과 전해액이 들어간다. 이같은 제조 방식은 파우치형에 비해 공정 단계가 적어 대량생산에 유리하다.

단점은 무겁고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것이다. 에너지 밀도는 전기차 주행거리와 관련이 있다. 또한 열 방출이 어려워 별도 냉각 장치가 필요하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이차전지 폼팩터별 점유율은 각형이 65%로 가장 높고 파우치형 20%, 원통형 14%다. 각형은 폭스바겐과 BMW, 스텔란티스, 볼보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사용 중이다. SK온의 각형 개발이 주목받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고객 다변화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SK온이 폭스바겐과 협력 확대를 염두하고 있다고 본다.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각형 이차전지를 탑재한 전기차 비중을 80%까지 높이는 '신규 통합형 배터리셀' 계획을 2021년에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현재 미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 ID4에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이차전지를 사용하고 있다. SK온이 각형 양산에 성공하면 폭스바겐향 물량이 대폭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폭스바겐과 별도로 볼보와의 협력 관계도 기대된다. 볼보는 현재 전기차 라인업에 각형 이차전지만 쓰고 있다. 볼보는 2030년부터 모든 차종을 전기차로 바꿀 계획이다. 고객 다변화 원하는 SK온 입장에선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실제로 지난 3월 최재원 SK그룹 겸 SK온 수석부회장이 방한한 짐 로완 볼보 최고경영자(CEO)와 회동해 양사의 각형 협력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차전지 업계 관계자는 "SK온은 그동안 각형 기술을 충분히 쌓아왔기 때문에 수요만 있다면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온 각형 배터리 시제품 <출처=SK온>

각형 라인업 확보는 실적 개선 속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SK온은 '2024년 영업이익 흑자전환'를 가이던스로 제시했다. 올해부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첨단제조세액공제(AMPC)를 영업이익에 반영하면서 '2023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는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온은 올해 2분기 실적에 1670억원 규모의 AMPC를 이익에 반영해 전분기 대비 적자 폭을 2100억원이나 줄일 수 있었다.

SK온은 각형 외에도 리튬인산철(LFP) 전지도 개발 중이다. LFP 전지는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주행거리는 짧지만 생산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CATL과 비야디(BYD), 궈쉬안하이테크 등 중국 기업들이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SK온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고객사의 요구에 부응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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